[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25일 '노래하지 않는 뮤지컬' 댄스시어터 '컨택트'가 연습실 현장을 공개했다.

토메 커즌이 안무와 연출을 맡고 오디컴퍼니 대표인 신춘수 프로듀서가 제작을 맡은 댄스시어터 '컨택트'는 미국에서는 브로드웨이 링컨센터 개장 이래 최장기 연속 공연 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며 '노래가 없는데 뮤지컬이 맞는지' 논쟁을 불러일으켰는데도 2000년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 안무상, 남녀주연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 2017년 프로덕션은 배우와 댄서가 '컨택트'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국내 최정상의 발레리나 김주원부터 '댄싱 위드 더 스타'로 춤 솜씨를 뽐낸 김규리, 매체와 무대를 오가는 경계 없는 배우 배수빈과 황만익, 뮤지컬 협력안무로도 활약한 노지현, 국내에 춤 열풍을 불러온 '댄싱9'의 스타 댄서 한선천 외에도 용기, 최예원, 강동주, 손병현 등이 출연한다.

전통적인 뮤지컬 요소를 걷어내고 춤에 집중한 독특한 형식으로 무용과 뮤지컬이 융합된 장르로 볼 수 있는 댄스시어터 장르는 국내에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으로 조금 가까워졌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대중들에게 생소한 장르이며 신춘수 프로듀서 역시 그 부분에 있어 "현대 예술에서 다양한 많은 시도가 있었는데 이런 시도가 뮤지컬에선 한정적인 이유가 뭘까 생각했다. 이런 장르가 관객의 저변을 확대하고 좋은 만남이 됐으면 한다"고 밝히며 상업적인 면을 떠나서 관객들이 더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며 밝혔다.

실제로 2010년에 처음 선보인 '컨택트'는 당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러한 의도가 있었기에 다시 한번 이 작품을 올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오디컴퍼니를 보고 일각에서는 '새로운 작품보다는 라이선스와 내한 공연 위주의 라인업을 짠다. 국내 창작 뮤지컬 육성에 소홀하다'며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이날 공개된 '컨택트'의 연습 장면을 본다면 그런 걱정은 접어도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춘수 프로듀서가 거듭 강조한 '저변 확대'와 '시도'라는 의의와 함께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접촉'의 의미가 충분히 느껴지는 연습 현장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3 '컨택트'의 'Put a Lid On It', 'Beyond the Sea', 'Simply Irresistable'과 에피소드 2의 'Anitra'는 배우들의 화려한 군무와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연기가 인상적이었으며 자이브, 스윙, 현대무용, 발레 등을 아우르는 폭넓은 춤과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해온 댄서, 배우들의 만남은 신선한 충격을 전했다.

이들은 다들 '컨택트'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하며 또 '소통'이란 단어를 입에 올렸다.

▲ 김주원

국내 초연 때도 '노란드레스' 역으로 신인여우상을 받았던 김주원은 한 달 반전에 디스크가 터져 재활훈련 후 합류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7년 전에 보여드리지 못한 성숙하고 깊이있는 진정한 소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고 배수빈은 "작년부터 키워드가 '소통'이지 않나. 컨택트(접촉)이 곧 소통인데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겠고 이런 작품이 계속 기획되고 올라오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예원 역시 "저희가 소통하는 만큼 관객에게도 전해질 거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작품의 컨셉트가 곧 배우들에게 구체화했다는 느낌을 전했다.

 

한편, 새로운 소통이 새로운 결과를 불러온 점도 눈에 띄었다.

한선천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춤이나 연기가 아니라 파트너와 호흡이 중요한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안무가, 연출가로서 영감을 받은듯한 메시지를 전했다.

또 자이브, 스윙 등의 커플 댄스를 처음 접했다며 "보기에는 저도 할 수 있을거 같았는데 실제 해보니까 상대를 모르면 안 되더라. 나 혼자만이 아니라 상대의 감정, 오늘 낼 수 있는 에너지가 어느정도인지 제가 직감해야 하고 그래야 같이 호흡할 수 있어서 어려웠다. 먼저 배려해야하고 상대를 생각해야하는 게 저를 성숙하게 할 수 있는 기회였던 거 같다"며 새로운 장르와 소통한 소감을 남겼다.

▲ 좌측부터 배수빈, 황만익, 김규리

처음 무대 공연에 도전하는 '댄싱 위드 더 스타' 김규리는 어려운 점이 없었는지 묻자 "계속 어렵다"며 웃었다.

그리고 "예전엔 제 실력 이상으로 카메라워크나 파트너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김)주원 언니를 목표로 하고 있어서 갈 길이 멀기만 하다. 3분 20초 이상 춤을 춰본 적이 없는데 40분 이상 춤을 추는 '컨택트'가 어떨지 두렵고 설렌다. 이 작품이 끝나면 여러 면에서 성장하고 확장될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고 부담감과 기쁨이 교차하는 소감을 남겼다.

 

황만익도 역시 어려운 점을 묻자 "앙상블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춤을 췄지만 나이 먹어서 몸이 많이 망가졌다. 그래도 계속 춤추는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카운트나 음악을 외워야 해서 고민이 크다"고 했다.

최근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미녀와 야수' 영화 더빙 등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친 그는 가족의 힘이 자신을 움직인다고 말하며 "유일하게 이 작품에서 노래를 한다. 녹음도 하고 모든 걸 한다. 기대해주셔도 좋다"며 궁금증을 자아냈고 "왜 열흘 밖에 안하는지 아쉬워하시게 될 거다"라는 마무리 멘트로 자신감을 표현했다.

▲ 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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