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이경민 기자] 클린스만이 이끄는 아시안컵 한국팀이 요르단에게 충격패하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기회가 사라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현지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한국은 '아시아 최강'이란 타이틀을 거머쥠에도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뒤로는 한 번도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번 한국 라인업에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뮌헨) 등 유럽 빅리거들이 대표팀으로 참여해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아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64년 만의 우승 도전은 결국 실패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총 10골을 내줄 정도로 수비 조직력에 허점이 보였다. 한국은 준우승한 2015년 호주 대회와 8강까지 간 2019 아랍에미리트 대회를 합쳐 모두 4골을 내줬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 두 배를 넘는 실점을 기록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9월 웨일스와 평가전부터 이어온 무패 행진을 12경기(8승 4무)에서 마감했다. 한국과 요르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각 23위, 87위로 64위 차이가 난다.

요르단과 상대 전적에서 3승 3무를 기록 중이던 한국은 이날 사상 첫 패배를 기록했다. 한국은 요르단과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역전했다가 겨우 상대 자책골로 2-2 무승부를 만들었지만, 이날은 지난 경기에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완패했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유효슈팅을 하나도(요르단 7개) 시도하지 못 했고, 요르단과 슈팅 수에서 7대 17로 밀렸다.

특히 두 실점 모두 한국 선수의 실수에서 이어진 점이 뼈아프다.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주인공이 된 요르단은 이란-카타르 경기 승자와 오는 11일 오전 0시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클린스만호는 손흥민 최전방 포지션과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이 좌우 공격을 맡는 삼각편대를 편성했다. 황인범(즈베즈다)과 이재성(마인츠), 박용우(알아인)가 중원에 포진했다.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는 김민재 대신 김영권과 정승현(이상 울산)이 중앙수비를 맡았고, 좌우 측면 수비는 설영우(울산), 김태환(전북)이 골키퍼는 조현우(울산)가 섰다.

한국은 전반 18분 누라 알라와브데가 역습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 전반 42분 드리블 능력이 좋은 야잔 알나이마트가 수비진을 제치고 골 지역 정면까지 돌파해 왼발로 때린 슈팅을 모두 조현우가 선방했다. 전반 32분 황인범의 크로스에 이은 이재성의 헤더가 오른쪽 골대를 맞은 게 이번 경기 득점에 가까운 장면이었다.

앞서 전반 29분에 설영우가 야잔 알아랍의 파울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내는가 싶었지만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알아랍의 파울은 무효가 되었다. 중계 화면으로는 오히려 설영우가 알아랍의 발을 밟은 것으로 보였다.

결국 선제골은 요르단 쪽으로 넘어갔다. 요르단의 에이스 무사 알타마리와 가장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인 알나이마트가 첫 골을 만들었다. 후반 8분 박용우의 패스미스로 알타마리가 침투 패스를 찔러주자 알나이마트가 조현우를 넘기는 칩슛으로 득점했다.

선제골에 더욱 기세를 올린 요르단은 지속해서 한국 진영을 몰아쳤고, 후반 21분 황인범이 센터서클 부근에서 어설프게 공을 가지고 있다가 뺏긴 후 이를 가로챈 알타마리가 50여m를 홀로 드리블하더니 왼발 슈팅으로 득점했다.

한국은 후반 43분 문전으로 돌파해 들어간 조규성(미트윌란)이 바라 마리의 발에 걸려 페널티킥을 얻어내는가 싶었으나 심판은 조규성의 할리우드 액션에 시뮬레이션 파울을 선언하며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문화뉴스 / 이경민 기자 press@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