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땀에 부합하는 보상을!" 직원들 1인 시위 돌입
김동명 사장, "총보상 높여 경쟁사보다 나은 대우 노력할 것"
AMPC, 경쟁사 비교 등 성과급 삭감 요인 복합적으로 작용

LG에너지솔루션, 최대 실적에도 성과급 대폭 삭감… 직원들 들고 일어나 / 사진 =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최대 실적에도 성과급 대폭 삭감… 직원들 들고 일어나 / 사진 = LG에너지솔루션 제공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글로벌 2위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에서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성과급을 대폭 줄여 논란이 일고 있다. 직원들은 최대 실적 달성에 따른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며, 성과급 책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반해, 회사 측은 최대 실적은 정책 보조금 등으로 인한 '착시 효과'일 뿐 실제로는 경영 목표에 미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성과급을 기본급의 340~380%, 전체 평균으로는 362%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기본급의 870%였던 성과급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직원 1700여 명은 익명 모금을 통해 오는 29일까지 서울 여의도에서 3.5t 트럭 및 스피커를 이용한 1인 시위를 개최하고 있다. 트럭에는 '경영 목표 명확하게 성과 보상 공정하게', '피와 땀에 부합하는 성과체계 공개하라'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LG에너지솔루션, 최대 실적에도 성과급 대폭 삭감… 직원들 들고 일어나 / 사진 = 문화뉴스 DB
LG에너지솔루션, 최대 실적에도 성과급 대폭 삭감… 직원들 들고 일어나 / 사진 = 문화뉴스 DB

김동명 사장은 직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성과급에 관해 설명했지만, 직원들의 불만이 가중되자 지난 2일 직원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여 대화를 시도했다.

김 사장뿐 아니라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 김기수 최고인사책임자(CHO·전무), 강창범 최고전략책임자(CSO·전무) 등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김 사장은 이날 “직원들이 느끼는 바를 충분히 공감한다”며 “총보상을 높여 경쟁사보다 나은 대우를 받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내 성과급 개선안을 마련해 3월 초 타운홀 미팅 때 구체적으로 공유하겠다”며 “내년 성과급에 대해선 외부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명 사장 / 사진 =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김동명 사장 / 사진 =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김 사장이 말한 외부 변동성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AMPC(첨단제조 세액공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 1,632억 원을 기록했지만 여기서 AMPC를 제외하면 23년도 회계이익은 1조 5,000억 원가량으로 낮아진다.

성과급은 회사의 매출, 영업이익의 재무성과와 경쟁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되는데, APMC는 회사의 회계이익에는 집계가 됐지만 변동성이 크고 일시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당초 목표수립 때부터 성과지표에는 반영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 측의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AMPC 세제 혜택이 회계상으로 영업이익에 잡히긴 했지만, 지급 규모와 방식 등 정책 불확실성이 커서 경영 목표에 포함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성과급을 측정하는 항목 중에 경쟁사 실적 대비 성과도 반영하는데, 비교군을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의 CATL로 설정한 점도 성과급이 줄어든 요인이다.

CATL의 지난해 순이익 잠정치는 425억~455억 위안(약 7조 8,700억~8조 4,200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8%가량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SDI와 SK온의 점유율과 실적이 자사에 미치지 못하다는 이유로 CATL을 비교군으로 본 것으로 설명했다.

이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지난해 870%라는 역대 최고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했던 것은 기준이 되는 22년도 재무성과를 목표 대비 높은 수준으로 달성했기 때문이며, 회사의 사업목표는 임의 설정이 아니며 자사 역량 및 수주 현황, 외부 환경에 대한 예측치 등을 기반으로 각 사업분약별 철저한 준비를 통해 수립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동명 사장은 올해 8월 차세대 배터리인 4680배터리의 양산 계획을 밝히며 기술개발 의지를 피력했다. 

46시리즈는 지름 46mm·길이 80mm의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2170(지름 21㎜, 높이 70㎜)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가량 개선된 차세대 배터리다. 크기와 용량을 키워 주행거리는 늘리고, 생산비용은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4680배터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히고 있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당장 4680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이 없지만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 여러 배터리 제조업체가 개발에 뛰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80 양산이 경쟁사 대비 빠를 경우 고객사 확보에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매출 성장에 따른 이익으로 우선 충당하고,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차입을 활용해 추가적인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회사채 단일 발행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6,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1조 2,800억 원은 합작법인 투자에, 3,200억 원은 양극재 구매에 각각 사용할 예정이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