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102번째 봄'의 마지막 이야기
8일 오전 7시 50분 방영

[문화뉴스 이준 기자] KBS1 '인간극장'이 8일 오전 7시 50분 '엄마의 102번째 봄' 다섯 번째 이야기를 전한다.

서울에서 제주로, 그리고 다시 미국까지, 세계 곳곳을 누비며 각자의 삶을 살아온 모녀가 있다. 제주 섶섬이 보이는 보목마을에서 사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 김성춘(102) 씨와 그녀를 전담 보호하는 딸 허정옥(64) 씨 이야기이다. 

어머니 김성춘 씨는 억척스럽게 물질하며 2남 7녀를 키웠다. 덕분에 딸 허정옥 씨는 대학 졸업 후 은행에서 일하며, 미국 유학과 박사 학위 취득 기회까지 얻었다.

그러다 6년 전, 성춘 씨는 전에는 하지 않던 혼잣말을 늘여놓고, '오늘이 며칠이냐?'며 묻던 어머니는 치매 4급 진단을 받았다. 어느 날은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 119에 전화한 적도 있었다.

은퇴를 앞두고 있던 정옥 씨는 어머니의 치매 증상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자, 어머니를 집에서 모시기 시작했다. "요양원 보내지 말아 달라"는 어머니의 소원을 지킨 것이다.

정옥 씨는 해녀였던 어머니에게 바다가 좋은 추억을 선사하고,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 서귀포 시내에 살다 섶섬이 보이는 집에 이사를 왔다.

정옥 씨는 문득 '이 시간이 다시 올까, 마지막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 이후 정옥 씨는 매일 한 번씩, 어머니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카메라만 보면 고운 미소를 짓는 어머니 덕분에 어머니로 가득찬 사진첩은 귀한 재산이 됐다.

어머니 성춘 씨는 2남 7녀를 키우기 위해 밤낮없이 해루질을 했다. 여름이면 오름을 오르며 고사리를 캐기도 했다.

덕분에 정옥 씨는 그 시절로서는 드물게 뭍으로 나가 대학도 졸업하고, 박사 학위까지 취득할 기회를 얻었다.

이제 자식들을 다 키운 줄 알았던 성춘 씨는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싶어하는 아들'을 위해 환갑을 넘긴 나이에 미국 이민을 선택했다.

그녀는 미국에서도 17년간 어린 손주들을 돌보며 타지 생활을 했다.

정옥 씨는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남편 김수운(72) 씨를 만나 결혼을 했고, 서귀포에 한 대학이 생기자 정옥씨는 이곳 교수로 임용받아 교육원장과 대학원장을 역임하며 열심히 일했다.

그 무렵 미국에 계신 아버지의 부고 소식에 정옥 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남편과 함께 어머니를 모신 지 10년이 됐을까, 어머니는 혼자 자기 무섭다며 정옥 씨 부부를 찾아왔다.

수운 씨는 늘 모녀에게 방을 내어주고, 정옥 씨에게 일이 생겨 집을 비우면 어머니께 밥을 차려드리며, 말벗이 돼드리는 사위다.

정옥 씨는 100세의 어머니를 모시며 자연스레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어머니의 하루를 더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그녀의 마음은 요양보호사 자격증과 사회복지사 자격증 준비로 이어졌다.

최근, 그녀는 노인 복지를 위해 힘쓰며, 혼자 사는 노인들 집에 방문해 말벗이 돼드리고 있다. 어머니를 모시기 시작하면서 근처 사는 자매들과도 자주 교류를 했다. 어느 날은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음식을 갖고 오는 다섯째 딸 허정심(66) 씨와 함께 배추를 심었다.

어머니가 심심하지 않을까 밤낮으로 어머니 생각만 하는 자매들이 있기에 정옥 씨는 든든하다.

이어, 5편으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는 8일 마무리를 짓는다.

이 날 방송에서는 어머니를 처음 업어드리는 정옥씨, 해녀 시절 물질로 1, 2위를 다퉜던 창수 각시를 만나는 이야기와, 예쁘게 화장하며 외출을 나서는 어머니의 내용까지 전한다.

오전 7시 50분에서 오전 8시 25분까지 이어지는 정옥 씨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해서 알아보자.

문화뉴스 / 이준 기자 press@mhns.co.kr

[사진 = KBS1-TV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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