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국 전 우리은행 부문장, 우리PE자산운용 대표이사 후보 최종 추천
지난해 말 파생상품 손실 사고 책임으로 견책 후 퇴임
변수 데이터 입력 오류로 962억원 손실 발생
이문석 전 부행장 역시 우리은행 관계사 대표로 내정
"신상필벌을 가장한 전관예우"라는 비판 제기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파생상품 손실사고로 징계를 받았던 우리은행 임원진들이 퇴임한지 3개월만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5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5개 자회사의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이 중 '우리PE자산운용'에는 강신국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을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강신국 전 부문장은 여의도중앙금융융센터장, 종로기업영업본부장, 투자은행(IB)그룹 상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 등 주요 보직을 담당하며 엘리트로 평가 받았지만, 지난해 말 발생한 파생상품 손실 사고로 인해 징계를 받고 우리은행을 떠난 인물이다.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후보 / 사진 = 우리금융그룹 제공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후보 / 사진 = 우리금융그룹 제공

해당 사고는 우리은행이 헤지에 사용되는 변수 데이터(헤지포지션)를 잘못 입력하여 발생했다. 증권사들은 ELS(주가연계증권)를 발행하여 고객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손실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헤지 작업을 수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변수 데이터를 잘못 입력한 것이 손실의 원인이 됐다.

우리은행은 자체 리스크 관리 실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를 뒤늦게 인식하고 지난해 6월 962억원의 평가손실을 반영했다.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변수를 입력하는 것은 델타헤지(현물가격과 선물가격 변동간의 비율을 이용해 위험을 회피)의 기본"이라며, "파생 사업을 하는 금융사가 기본 역량도 갖추지 못해 손실을 본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손실을 인식한 6월 당시 자금시장그룹을 이끌었던 이는 이문석 부행장이었으나, 손실의 주요 원인은 그의 전임자인 강신국 부문장이 재임 시기에 발생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해 11월, 강신국 부문장에게는 "견책" 처분이, 이문석 부행장에게는 "주의" 처분이 내려졌다.

우리은행은 임원 제재를 '주의-주의적 경고-견책 경고-직무 정지-해임 권고'로 구분하며, 견책부터 중징계로 분류한다.

이후 강신국 전 부문장과 이문석 전 부행장은 임기가 만료되며 연임되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우리은행을 떠났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사에서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며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과 조직 개편을 경영의 최우선 방향으로 제시했다. 

파생상품 손실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인사들이 지난해 말 물러나면서, 임종룡 회장의 강도 높은 쇄신과 신상필벌에 대한 의지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강신국 전 부문장이 퇴임 3개월 만에 자회사 대표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문석 전 부행장 역시 우리은행 관계사 대표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우리은행 인사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신상필벌을 가장한 전관예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강신국 전 부문장은 오는 3월 말 예정된 각 자회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우리은행, 1000억원대 손실 사고 책임자 강신국 부문장 3개월 만에 복귀?/ 사진 =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은행, 1000억원대 손실 사고 책임자 강신국 부문장 3개월 만에 복귀?/ 사진 = 우리금융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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