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오경택 연출, 이범재 음악감독, 김보강, 김경선, 송유택, 양지원 배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결혼과 이혼이라는 상반된 인간관계의 시작과 끝을 하루 앞둔 두 커플의 이야기가 대학로 무대에 올려진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 에비스타운에서 '투모로우 모닝'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30일부터 6월 25일까지 열리는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에서는 결혼을 앞둔 커플 '존'과 '캣'이 설렘과 불안 속에서 싱글로 마지막 밤을 보내며 '이 사람이 정말 나의 운명일까?'를 고민한다. 또한, 이혼을 하루 앞둔 커플인 '잭'과 '캐서린'은 후회와 추억 속에서 '과연 이게 제일 나은 선택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은 뮤지컬 '미드나잇'을 작곡한 영국의 로렌스 마크 워스의 작품이다. 지난 2006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한 이후, 2009년 시카고 조셉 제퍼슨 어워드에서 베스트 뮤지컬상을, 2011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토호, 미국 시카고와 인디애나, 호주 멜버른, 오스트리아 비엔나, 포르투갈 리스본, 독일 등 다양한 국가에서 공연되어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3년 초연된 바 있다.

하이라이트 시연 이후 열린 질의응답 시간엔 오경택 연출, 이범재 음악감독을 비롯해 성공한 아내에 대한 열등의식과 삶의 매너리즘에 빠진 애잔한 가장인 광고 카피라이터 '잭' 역의 김보강, 자신의 일에 성취를 이룬 30대 편집장이지만, 마음의 허전함을 숨길 수 없는 '캐서린' 역의 김경선, 꿈에 대한 열정과 위트와 매력이 넘친 영화감독 지망생인 새신랑 '존' 역의 송유택, 출판사 어시스턴트로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찬 '캣' 역의 양지원 배우가 참석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왼쪽부터) 김보강, 김경선 배우가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공연을 올리는 소감을 말해 달라.
ㄴ 오경택 : 처음 대본을 받고 나서 음악을 듣는데, 노래 자체가 너무나 좋았다. 경쾌하고, 서정적이고, 발랄한 음악이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

이범재 : 나도 역시 작품을 알게 된 후, 음악을 듣자마자 내가 하고 싶다고 했다. 그만큼 음악이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하고 감동적이다. 많은 사랑을 부탁드린다.

김보강 : '잭' 역을 맡았다. 여러 가지 작품을 했지만, 이런 캐릭터도 내가 소화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가지고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아주 열심히 작품에 녹아들려고 노력 중이다. 참 매력 있는 캐릭터라서 더 끌리게 됐고, 사랑스러운 작품이라 더 끌리게 됐다.

김경선 : 처음에 '투모로우 모닝'의 곡을 들었을 때, 너무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경택 연출, 이범재 음악감독님과 마찬가지로 했다. 평소 센 역할, 나이가 많은 역할을 많이 해서 드디어 '내가 내 나이를 찾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캐스팅 제의에 반가웠다. 조연으로 튀는 역할을 하다가, 처음부터 하나의 캐릭터, 한 호흡으로 쭉 끌어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배우들이 열심히 준비했으니, "도대체 노래가 얼마나 좋길래"라는 말을 한 번 객석에서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다.

송유택 : 다들 앞서 말했지만, 작품이나 음악이 너무 좋았다. 요즈음 나름 바쁘게 살면서, 사랑이라는 존재를 잊고 살았다. 이 기회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자 했다. 사랑의 존재를 찾아가며, 공부하는 느낌으로 준비하면서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낸 작품을 관객이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양지원 : 나 역시 노래에 너무나 반했다. 연습하면서, 배우의 하모니가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다. 이번이 데뷔 후 두 번째 작품이다. 애송이인데(웃음), 좋은 선배님한테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서 큰 공부가 된 작품이다.

▲ (왼쪽부터) 송유택, 양지원 배우가 한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가사의 로컬라이징이 잘 된 느낌을 받았다. '라면 젓가락 장면' 등 감각 있게 가사가 만들어졌다. 가사가 만들어진 과정에 대해서 포인트가 된 부분이 있다면?

ㄴ 오경택 : 영국 로렌스 마크 위스의 작품인데, 원작자가 작곡하시는 분이셨다. 유추하건대, 본인의 실제 경험담을 작품에 녹아낸 것 같이 이야기가 너무나 많으셨다. 가사처럼 붙여주셨는데, 뮤지컬 작품도 그렇지만 이 작품은 가사에 드라마가 많이 들어가 있다. 감정이나 심정적 부분에서 이 드라마가 많이 녹아 있다. 번역 및 각색을 하면서, 이 자리엔 안 계시지만 한지안 작가님이 손을 봐주셨다. 굉장히 민감하고 섬세하게 접근한 것 같다.

한지안 작가님이 내용을 써주면, 바로 컨펌하고 넘기는 것이 아니었다. 이범재 음악감독님과 토씨 하나하나 비교하며, 음가에 붙여가는 작업을 몇 달 동안 했다. 라이센스 공연이 어려운 지점이나 어떤 정서적인 것이 있다. 서구적인 정서를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오게 할 것인지 우리 상황에 맞게 순화한 장면이 있다. 라면도 우리식으로 일종의 번안을 하며 신경을 썼다. 작가님, 음악감독님의 공이 큰 것 같다.

작품 캐릭터를 통해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ㄴ 김보강 : 사실 나보다 '잭'이 연령도 많다. 나는 결혼하지 않았지만, 이 작품에선 결혼한 상황이다. 결혼한 상황에서 실수한다. 사실 그 문제를 일으킨 것이 공감되지는 않는다. 그 부분이 공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소한 것들로 인해 점점 감정이 서로 쌓여간다. 그런 것들에 서로가 대화로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자기방어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은 굉장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꼬투리를 잡는 것이 캐릭터의 결혼 생활에도 컸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런 것을 느껴서, 공감보다는 더 느낀 점이라고 해야 할까? 앞으로 계획하고 결혼하게 될 때, 이 작품이 굉장히 예행연습이 되는 것 같다. 결혼을 한번 잘 해보고 싶다. (웃음) 결혼을 잘하는 게 아니라, 결혼 생활을 이 작품에서 많이 배웠다. 여자들에게 항상 남자가 져줄 줄 알아야 하는 것을 작품에서 많이 느꼈는데, 반성을 하고 있다. (웃음)

▲ 김보강 배우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선 : '캐서린'은 30대 편집장 역할인데, 상대방이 외도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고, '새 인생을 시작할 거야' 하면서 쓸쓸해 하는 캐릭터다. 결혼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연애 중 그런 감정이 있을 수 있다. 내가 잘 나가지만, 한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지만, 사랑받지 못할 때의 초라함을 많이 잡아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조금은 그간 했던 캐릭터보다 순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해봤다. 어쨌든 아이 문제도 처음엔 와닿지 않았지만, 안무 감독, 연출님과 테이블 작업 과정 중에 본인 경험담도 털어주시며 크게 계기가 된 것 같다. 작품에 그래서 잘 전달될 것 같다.

송유택 : 공감했던 것이라면,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크기가 작든 크든 고민을 많이 한다. 미래에 일어나지 않은 일에 고민한다. 혼란스러움에 공감을 많이 한 것 같다. '존'한테 결혼은 "앞으로 나도 누군가와 함께할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선택이 된다. 그 무게감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다. 앞서 김경선 누나가 말씀하신 것처럼 연출님의 테이블 작업과 함께 부모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부모님이 아직도 예쁘게 사시는데, 그것에 공감을 받았다. 그 이야기로 관객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지원 : '캣'이 워커홀릭인 것에 많이 공감이 갔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캐서린'을 떠났고, 남겨져 혼자 살고 있다. 그런 배경에 남자를 믿지 못하고, 혼자 살아가야 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살고 싶어 하는 '캣'의 마음이 너무나 공감 갔다. 나도 열심히 일하려고 하는 30대다. 물론 '캣'은 20대이지만, 그것이 공감 갔다. 그런데도 '존'이라는 남자에게 빠져 있는데,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참 '존'한테 서운한 부분에 공감이 갔다. 

[문화 生]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 김경선 "간만에 대학로 소극장, 떨리네요" ② 에서 계속됩니다.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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