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규동이 민관식에게 보낸 편지_앞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1884년 10월 26일, 한규동은 고산현감인 민관식에게 갑신정변이 일어난 3일 동안의 상황을 시간 순서에 따라 편지지 앞뒤로 빼곡하게 적었다.

"서울에 전에 없는 변괴(갑신정변)가 일어났습니다. (중략) 17일 밤에 각영 장신들이 전의감에 모여 있었는데, 갑자기 별궁에 화재가 났다는 보고를 받고 운미영감(민영익)이 살피러 나갔는데 갑자기 어떤 흉인들이 견갑과 귀 뒤를 칼로 쳐서 다시 전의감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중략) 18일 경우궁으로 파천했던 임금이 환궁하였고, (중략) 19일 밤에 원세개가 군대를 이끌고 들어온 후 일인이 물러갔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 소장된 조선 말기 역사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는 희귀 고문서 '여흥민씨 민관식가 고문서'를 디지털화하고 이에 대한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학술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행사에선 국외 소재 한국 고문헌 조사와 활용방안을 주제로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소장 여흥민씨 민관식가 간찰 자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발표는 '여흥민씨 민관식가 간찰의 자료적 특징', '캐나다 도서관의 첫 한국 고문서 : 여흥민씨 민관식가 고문서의 수집과 활용'과 함께 '지방관의 칭념 서간을 통해 본 조선 말기 사회상', '갑신정변 전후 여흥민씨의 동향' 논문을 소개한다.

▲ 한규동이 민관식에게 보낸 편지_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 소장된 여흥민씨 고문서는 모두 333건이며 이 중 293건이 간찰(편지)이다. 간찰의 수신자는 모두 민관식으로 고산현감과 공주판관으로 재직하고 있던 시기인 1884년과 1885년 두 해에 걸쳐 집중돼 있다.

조선 말기 한 지방관을 지낸 민관식의 편지로 과거와 벼슬의 청탁 등 당시 사회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아울러 민관식은 여흥민씨 척족세도의 또 하나의 중심 역할을 했던 민병석의 생부로서, 그의 편지는 여흥민씨 척족정치의 실상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 자료들은 2012년 해외 한국 고문헌 조사를 통해 소장 사실을 알게 돼 그다음 해인 2013년부터 디지털화 및 서지 목록 작성, 해제작업, 연구 등을 거쳐 그 결과를 이번에 발표하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이 고문서의 원문과 해제는 국립중앙도서관 한국고전적종합목록시스템(www.nl.go.kr/korcis)을 통해 볼 수 있다.

한편 학술행사는 오는 5일 오후 2시부터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http://www.nl.go.kr/)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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