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서울시가 2012년 사업이 보류돼 현재 텃밭으로 임시 활용 중인 노들섬에 전체적인 공간 기획과 운영 방안을 수립하고 그에 최적화된 시설을 단계적으로 유치하는 新 도시재생 프로세스를 적용, 문화명소 '노들꿈섬'을 조성한다.

이번 공모는 이달 운영구상 공모, 9월 운영계획·시설구상 공모, 2016년 1월 공간·시설 조성 공모, 이렇게 3단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운영자에게 공간 및 시설 계획부터 운영까지 맡기고 공공은 이에 따른 시설 설치를 맡는 방식이다. 기존 현상설계공모를 통해 건축적으로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운영프로그램과 콘텐츠 등을 선정 후 이에 맞는 시설계획을 통해 운영자가 운영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대규모 공공 공간의 기획과 운영을 제안한 운영자가 책임지고 맡는 것은 전국 최초 시도로, 서울시는 일시적으로 대규모 시설을 개발한 기존 방식을 벗어나 과정에 대한 존중 속에 꼭 필요한 시설을 점진적으로 완성해 나감으로써 기존의 걸림돌이었던 과도한 재정 부담 문제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엔 공공에서 미리 시설용도를 결정하고, 시설 설계 및 조성 이후 운영자를 선정해 프로그램 운영 및 운영비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시행돼 지속적인 예산지원 등이 필요했다.

노들섬 부지 일부에 마중물이 될 핵심 거점을 먼저 설치해 문화적 토양을 다지고 이후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더해가면서 섬 전체가 확장되고 진화하는 방식으로 노들섬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설 조성 후에도 공공의 운영비 보조 없이 자체 수익으로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도 방점을 둔다. 안전유지 및 기반시설 관리에 필요한 최소 비용은 서울시 재원 투입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지속할 수 있는 도시재생이라는 차원에서 일시에 대규모 개발보다도 사회적 합의와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의 과정 등을 통해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획·운영을 우선한 사업방식으로 획기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노들섬은 2005년 노들섬문화단지 조성이 계획됐으나, 설계비 과다 요구 등으로 무산됐고, 이어 2008년 한강예술섬 사업이 재추진됐으나 과다한 사업비 소요 등으로 찬·반 논란이 지속돼다 2012년 사업이 최종 보류된 바 있다. 시의회에선 2009년 '노들섬예술센터 건립기금' 조례(2005년 제정)를 폐지하고, 2010년 8월 '한강예술섬 설립·운영 조례'(2010년 7월 제정)마저도 폐지하면서 사실상 사업추진 동력을 잃게 됐다.

이에 서울시는 '노들섬 포럼'(2013 8월), '시민토론회', '워크숍' 등 시민, 전문가들과 2년여간의 다양한 논의를 거쳐 2가지 기본방향 수립 및 3가지 비전, 7개 조성원칙을 마련했다. 노들섬 포럼은 도시·건축, 생태·환경, 역사·문화, 시민참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23명으로 구성, 2년여에 걸쳐 노들섬 활용방안 논의를 진행하고 현재는 자문단으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사진공모전, 학생디자인캠프, 온라인 시민 투표, 전문가아이디어 스케치, 시민아이디어공모전 등의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노들섬의 새로운 활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전문가들로 구성된 포럼에서는 한강예술섬 사업 중단으로 인한 실시설계비 등이 포함된 277억 원의 매몰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들섬 활용방안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10일 시작하는 1차 운영구상 공모는 '함께 만들어가는 노들꿈섬'을 주제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운영구상(콘텐츠, 프로그램 등)과 단계별 개발방향을 제안받게 된다. 특히, 다양하고 창의적인 운영기획안을 뽑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노들꿈섬이 어떤 모습으로 실현될지를 제시하면 된다. 공모 기간은 10일부터 8월 14일까지로 노들섬 공모홈페이지(nodeul.org)와 내손안의 서울, 서울시 홈페이지 배너 등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1차 운영구상 공모에서는 10개 내외 작품을 선정하게 되며, 당선자는 '2차 운영계획·시설구상공모'에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2차 운영계획·시설구상 공모는 1차공모 당선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실현 가능한 운영계획과 이를 운영할 운영자를 선정한다. 2차 공모 기간은 9월 중순 공모공고, 11월 중순 심사를 거쳐 당선작을 발표하고, 1등 당선자에겐 5천만 원 시상금과 운영권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부여한다. 3차 공간·시설조성 공모는 2차공모 당선(운영계획)안을 실현하는 구체적 공간·시설설계로 수준 높은 작품선정을 위해 국제현상설계공모로 진행한다. 3차 공모 기간은 2016년 1월 말 공모공고, 2016년 4월 말 심사를 거쳐 당선작을 발표하고, 1등 당선자에겐 공간·시설에 대한 설계권이 부여한다.

   
▲ 노들섬 전경

이후 서울시는 1단계 사업으로 2016년 하반기 기본 및 실시설계, 2017년 상반기 착공, 2018년 상반기 중에 핵심거점과 노들섬 전체 기반시설 조성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1단계 사업완료 후, 섬이 활성화되면 수요에 따라 추가시설을 조성하고, 섬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주변 지역과의 연계할 수 있도록 단계적·점진적으로 계획해 완성하게 된다.

한편 서울시는 노들섬문화단지 조성을 위해 2005년 6월 건영으로부터 노들섬 상단부를 274억 원에 매입, 노들섬예술센터 건립기금 조례를 제정해 2006년 '노들섬 예술센터 국제 지명초청 설계경기'를 통해 장누벨(프랑스) 설계안이 당선됐으나, 설계비 과다요구(130억 원에서 354억 원으로 증액 요구) 등으로 계약을 파기했다. 또한, 2008년 '노들섬 예술센터 2차 국제 지명초청 설계경기'를 통해 박승홍의 '춤'이 당선됐고, 한강예술섬 사업으로 추진됐으나 기존 추정사업비 2,866억 원에서 최종 설계용역 통해 5,909억 원으로 증액되며 과다 예산 소요 등의 문제로 사업추진의 찬·반 논란이 있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지난 10년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대규모 문화시설을 조성하려다 사업이 보류된 만큼 이번엔 시민참여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차근차근 완성되어 가는 노들꿈섬을 조성하고자 한다"며,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시민참여와 과정중심의 새로운 도시재생 프로세스가 이를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한강과 노들섬이 갖는 장소적 의미와 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미래의 가치를 꿈으로 설정하고, 그 꿈을 노들섬에 실현하고자 이름을 '노들꿈섬'으로 명명했다.

문화뉴스 이밀란 기자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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