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오는 7월, 극작가 배삼식의 신작 '1945'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하얀 앵두', '3월의 눈', '먼 데서 오는 여자' 등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여 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1945년 만주를 배경으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시대를 살아낸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흔히 시대극은 역사 속에 이름이 남은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배삼식 작가는 민초들의 삶에 주목한다. 국립극단 관계자는 이번 작품에 대해 "생존에 대한 강한 욕망으로부터 발생하는 인물 간의 갈등과,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애가 뒤섞여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라 소개했다. 

배삼식 작가는 "'먼 데서 오는 여자'가 고단한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기억과 망각에 대한 저항의 이야기였다면, '1945'는 조금 더 멀리 간 해방 원년을 배경으로,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는 역사의 공백을 새로운 관점에서 복원하고자 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1945년 해방 직후, 죽을 고비를 함께 넘기며 위안소를 탈출한 '명숙'과 '미즈코'를 비롯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조선행 기차를 타기 위해 전재민(戰災民) 구제소에 오게 된 인물들이 작품을 끌고 나간다. 

지난 해 '12인의 성난 사람들'의 연출을 맡았던 류주연 연출가가 이번 공연으로 명동예술극장에 데뷔한다. 그는 첫 연습에서 "그간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민초들을 다뤘다는 점에서 바로 작품을 연출하기로 결심했다. 각각의 인물들이 정말 잘 그려졌다. 배우들 역시 희곡을 읽으며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김정민, 박상종, 박윤희, 김정은, 백익남, 주인영, 이봉련 등 연극계 대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국립극단 김윤철 예술감독은 "배삼식 작가는 그간 지속적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 왔으며, 그의 작품에서는 인물에 대한 깊은 애정이 매번 강하게 드러난다. 증오가 만연한 이 시대에 귀한 작가"라고 말했다.

다음 달 5일부터 30일까지 공연되며, 영어자막은 매주 목, 일요일 공연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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