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광주진흥고-안산공고 32강행 '신고'

▲ 전날 우천 순연된 시점에서 방수포를 덮는 일을 돕는 동산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2회 청룡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겸 2017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청룡기 선수권)에서 동산고, 광주진흥고, 안산공고가 각각 승리했다.

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선수권 이틀 째 경기에서 동산고가 전날 서스펜디드로 선언된 이후 이어진 경기에서 공주고에 승리했고, 진흥고가 송탄제일고에, 안산공고가 '복병' 마산고에 승리하며, 각각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제1경기(서스펜디드 속개) : 인천 동산고등학교 9-8 충남 공주고등학교(10회 연장)

전날 폭우로 서스펜디드 선언된 동산고와 공주고의 경기에서는 동산고가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공주고에 재역전승하며, 32강에 턱걸이했다. 동산고는 2회 말, 4번 김정우에 이은 5번 이대한의 연속 안타로 김정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바로 여기에서 서스펜디드가 선언됐고, 경기는 익일 2사 만루 상황에서 계속됐다. 이 상황에서 장두성의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3루 주자 이대한이 홈을 밟았고, 2번 황성호는 주자 두 명을 불러들이는 좌중간 적시타를 기록하며 점수 차이를 벌렸다. 그러나 공주고도 3회 초 반격서 타자 일순하며 단숨에 4득점,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에 동산고는 3회 말 공격서 7번 황수려의 좌전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뽑아내며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공주고는 4회 초 공격서 6번 신희룡의 땅볼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7번 조효원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기록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대회 1호 홈런. 이어 9회 초 공격에서도 상대 와일드피치로 한 점을 더 추가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 코치 시절의 강귀태 감독 대행(79번).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두었다. 사진ⓒ김현희 기자

패색이 짙던 동산고는 9회 말 원 아웃 상황에서 상대 투수 교체 순간에 드라마를 만들었다. 장두성, 황성호가 연속 안타로 출루한 데 이어 3번 한경빈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로 주자 두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등장한 김정우가 볼넷으로 걸어 나가자 5번 이대한이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기록, 기어이 경기를 동점으로 만들었다. 이후 공주고의 10회 초 공격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은 동산고는 10회 말 승부치기서 9번 최윤호가 우익수 희생 플라이를 쳐 경기를 마무리했다. 마운드에서는 4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가 10회 초에 마운드에 오른 김정우가 1이닝 무실점투로 상대 승부치기 공격을 틀어막으며, 첫 승을 신고했다. 아울러 전임 금광옥 감독에 이어 감독 대행으로 이번 청룡기 선수권에 참가한 강귀태 감독 대행은 데뷔전 승리라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공주고 역시 객관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2학년 에이스 백종걸의 역투, 팀의 대들보 조효원의 대회 1호 홈런, 3번 타자로 전격 승격된 김신혁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등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했다.

제2경기 : 광주 진흥고등학교 4-1 송탄 제일고등학교

단 한 번 찾아 온 공격 찬스를 효과적으로 살린 진흥고가 송탄제일고에 완승하며, 32강에 올랐다. 진흥고는 2회 초 공격서 상대 선발 정세진의 4연속 몸에 맞는 볼이라는 진기록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톱타자 이용진이 2사 2, 3루 찬스서 좌전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결승점을 만들었다. 사실상 경기가 여기에서 끝난 셈이었다. 진흥고는 4회 초 공격에서도 6번 김동휘의 3루타에 이은 7번 임준형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추가점을 냈다. 반면 송탄제일고는 2회 말 반격서 상대 수비 에러로 한 점을 만회, 영패를 면하는 데에 만족해야 했다. 마운드에서는 진흥고 에이스 이정오가 7과 2/3이닝 1실점(무자책) 호투로 첫 승에 성공, 황금사자기에서의 부진을 200% 만회했다.

제3경기 : 경기 안산공업고등학교 9-3 경남 마산고등학교

투-타에서 우위를 선보인 안산공고가 마산고에 재역전승하며, 32강에 올랐다. 안산공고는 1회 초 공격에 들어서자마자 5번 박영준의 적시타와 7번 이제안의 밀어내기 볼넷을 묶어 2득점,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자 마산고는 4회 말 반격서 5번 심주형과 7번 강동수의 연속 적시타로 단숨에 3득점,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그러자 안산공고는 5회 초 반격서 7번 이제안의 좌전 적시타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고, 8번 전유선이 경기를 뒤집는 2타점 3루타를 기록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6회와 7회에도 각각 두 점을 추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마운드에서는 안산공고의 '꽃미남 야구돌(야구+아이돌)' 정철원에 이어 등판한 장신 에이스 김도규가 4와 2/3이닝 무실점투를 선보이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2학년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추진호는 4안타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 청룡기 선수권 주요 히어로(MVP)

동산고/공주고 선수 전원 : 물론 승리는 동산고의 몫이었다. 연고팀 SK 와이번스의 우선 지명을 받은 4번 타자겸 에이스 김정우도 타석에서는 4타수 3안타, 마운드에서는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특별한 활약을 펼친 선수에 대한 박수는 쳐 줘야 마땅하지만, 사실 대회 이틀 째 첫 경기의 수훈선수는 양 교 선수 '전원'이라 이야기해도 무방하다. 1박 2일 승부도 모자라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대회 1호 홈런도 나왔기 때문. 양 교 합쳐 17득점, 24안타, 14사사구가 나왔고, 무려 7명의 선수가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6명의 투수가 370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동산고 선수단은 전날 경기 서스펜디드 선언 후 인천을 오가야 했으며, 공주고 선수단은 예상치 못한 숙박비를 지불하며 서울에서 1박을 해야 했다. 9시 서스펜디드 선언 이후에도 운동장 정비에 무려 3시간이 소요되면서 양 팀 선수단은 기다림과의 싸움도 계속해야 했다.

진흥고 투수 이정오, 외야수 이용진 듀오 : 두 유망주가 모교 진흥고의 1회전 승리를 이끌었다. 주말리그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에이스 역할을 했던 이정오는 선발로 등판, 8회 투 아웃까지 송탄제일고 타선을 단 1안타로 틀어막으며, 첫 승을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삼진도 무려 7개나 솎아내면서 황금사자기에서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진흥고 윤현필 감독도 "우리 팀 마운드의 키는 (이)정오가 쥐고 있다. 정오가 해 줘야 승리도 할 수 있다."라며, 마운드에서 이정오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톱타자로 나선 이용진은 첫 타석 삼진 이후 2회 2사 이후 좌전 적시타로 2타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 날 진흥고 타선의 유일한 멀티 타점. 전체적으로 양 팀 합쳐 6안타밖에 나오지 않은 탓에 이용진이 기록한 1안타 2타점이 상당히 임펙트있게 다가왔다. 발 빠르고, 주루 센스도 준수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동문 선배인 김성욱(NC)을 닮고 싶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도 '리틀 김성욱'이다.

▲ 선발 출장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안산공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안산공고 타자 전원 : 수훈 선수를 딱 한 명 정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만큼 17개의 안타를 기록한 안산공고 타자들은 고른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그 상대가 NC의 1차 지명을 받은 마산고 에이스 김시훈이었다. 만약에 8번 강민석, 9번 김동형-김진욱(대타)까지 안타를 기록했다면, 선발 타자 전원 안타 기록을 달성할 뻔했다. 5번 박영준과 8번 대타 전유선은 멀티 히트와 타점을 동시에 기록했고, 2학년 4번 타자 추진호는 무려 4안타를 몰아치며, 제 몫을 다했다. 2번 조상현과 3번 홍의성도 멀티 히트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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