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MHN 정성열 아띠에터] 폭발적인 열정과 에너지로 관객의 마음을 울리며 인생 영화로 등극한 명작 '헤드윅'이 지난 6월 28일 개봉해 좋은 반응을 끌어냈습니다. 명장면과 명대사를 살펴봅니다.

전설적인 록 뮤지컬 '헤드윅'의 명장면 중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인상적인 오프닝입니다. 보는 이의 마음을 단숨에 훔쳐가는 'Tear Me Down'의 경쾌하면서도 거친 기타 사운드와 폭발적인 에너지, 그리고 도발적인 가사는 영화 속에서 '헤드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서문을 연다. 바로 "난 새 베를린 장벽! 부술 테면 부숴봐!"라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더해, 열정적으로 곡을 소화하는 '헤드윅'의 모습은 마치 진짜 베를린 장벽 같은 존재감으로 위용을 뽐내며 앞으로 그녀가 들려줄 노래에 귀를 기울이게 만듭니다.

'헤드윅'은 자신의 밴드 '앵그리 인치'와 함께 세계적인 록스타 '토미'의 공연을 쫓아 변두리 바를 전전하며 미행 투어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토미'는 '헤드윅'의 전 애인이자 운명 같았던 사랑입니다. 록을 잘 몰랐던 '토미'에게 음악을 가르쳐주고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었던 것은 '헤드윅'이었지만, 끝내 '헤드윅'의 특별함을 극복하지 못한 '토미'는 '헤드윅'을 버린 것은 물론이고 그녀의 전부와도 같았던 음악마저 훔쳐갑니다.

'헤드윅'은 도도하고 당당한 태도로 어디서든 군림하지만, 정작 '토미'의 음악과 소식에는 너무나도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그러므로 '헤드윅'과 '토미'의 행복했던 과거는 더욱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어느 날 나누었던 대화에서 "사랑이 영원할까?"라고 순진하게 물었던 것이 '토미'이고, "아니, 노래가 영원하지"라고 대답했던 것이 '헤드윅'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물론 곧, '헤드윅'이 영원한 사랑을 믿고 있다고 정정했지만 말입니다. "사랑이 영원할까?"와 "아니, 노래가 영원하지"라는 대사가 등장합니다.

15년 만에 다시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만나는 영화 '헤드윅'은 무명의 록가수 '헤드윅'이 운명이라고 믿었던 연인 '토미'에게 배신당한 후, 앵그리 인치 밴드와 함께 자신의 영혼을 담은 노래를 부르며, 진정한 반쪽을 찾아 미국 전역을 떠도는 여정을 담은 록 뮤지컬입니다.

 

수많은 명곡 중 '헤드윅'의 대표곡이자 주제를 가장 잘 담고 있다고 손꼽히는 곡은 바로 철학자 플라톤의 저서 '향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사랑의 기원에 대해 말하는 노래 'The Origin of Love'에 따르면 태초에 인간은 원래 두 쌍의 팔다리와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존재였으나 신의 노여움을 사 반으로 갈라지며 각자 완전한 하나가 되기 위해 잃어버린 반쪽을 애타게 찾아다니게 됐습니다. 

"우린 서로를 감싸주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 사랑을 나누고 또 나누네"라는 대사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사랑의 시작이라고 한다. 주인공 '헤드윅' 또한 자신을 거쳐 간 수많은 인연을 그리며 자신의 진정한 반쪽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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