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터미네이터' 조형물 앞에서 취재진에게 인사했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다시 돌아오겠다(I'll be back)."

2005년 미국영화협회의 영화 인용구 순위에서 37위를 할 정도로 '터미네이터' 뿐 아니라 모든 영화의 패러디 소재로도 사용되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명대사가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일 개봉하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2003년 3편 이후 12년 만에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주연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1984년부터 시작된 '터미네이터' 시리즈. 비록 세월의 힘은 '로봇'에게도 영향이 갔지만, 1947년생인 그의 근육질 액션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이어졌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2013년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작품인 '라스트 스탠드' 홍보 이후 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에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바람을 일으키려 한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여전사가 한국을 방문했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주인공 '대너리스'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에밀리아 클라크가 그 주인공이다. '터미네이터'와 '터미네이터 2'에서 린다 해밀턴이 맡은 '사라 코너'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1일 입국한 에밀리아 클라크는 다리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나타났다. 힘든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한국 팬을 만나기 위한 열정이 느껴졌다.

2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리츠칼튼호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두 명의 배우는 전날 한국에 입국했음에도 지친 기력 없이 취재진에게 인사를 전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다시 한 번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서 감사하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한국은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다. 영화 홍보, 휴가를 위해,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있을 때 100명 이상의 기업 대표들과 방문한 적이 있다. 또한,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 영화는 멋진 작업이었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에밀리아 클라크와 같이 방문했다. 시간이 된다면 이 아름다운 도시의 여러 풍경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들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본다.

   
▲ 아놀드 슈왈제네거(왼쪽)와 에밀리아 클라크(오른쪽)이 포토타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 출연한 소감을 듣고 싶다.
ㄴ 아놀드 슈왈제네거 (이하 아놀드) : 또 다른 '터미네이터' 영화에서 '터미네이터' 역할 제안을 받았을 때, 많은 기대감이 있었다. 동시에 영화 제의에 대해 좋았지만, 스크립트와 스토리가 훌륭한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처음 통화를 하고 2년 후 실질적인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 읽으면서 그 안에 들어있는 창의적인 플롯, 서스펜스, 놀라운 감정들이 움직이는 스토리, 반전, 액션 장면들을 보며 너무 기뻤다. 그래서 '터미네이터' 역할을 기꺼이 다시 맡게 됐다. 이번 영화엔 '사라 코너'가 '팝스'라고 불러주는 보호자 역할을 하는 터미네이터와 동시에 악역 터미네이터도 연기하게 된다. 두 터미네이터의 배틀에 많은 기대를 해 주실거라 본다.

지금까지 한 캐릭터들을 보면 어머니 역할이 많다.
ㄴ 에밀리아 클라크 (이하 에밀리아) : 지금까지 커리어 안에 여러 어머니를 맡게 됐다. 저희 어머니가 너무 훌륭한 롤 모델을 보여주셨다. 저에게 주어진 캐릭터들에 따뜻한 마음이 들어간 특징이 있는데, 다행히 이 작품을 하게 해준 모든 분이 뒷받침해주셔서 가능한 것이라 본다.

앞으로 '터미네이터' 시리즈 출연 계획을 알려달라.
ㄴ 아놀드 : 먼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초점을 맞추고 싶다. 차후 '터미네이터'에 대해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기대는 된다만, 이번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얼마나 많은 분이 좋아하는지에 대해 결정된다. 일방적인 제작을 하기보다는 팬들로부터의 수요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 영화에 대해 많은 애정을 품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적인 커리어 자체의 큰 전환점을 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코난' 영화를 한 이후 '터미네이터' 제안을 받게 됐다. 대체로 주인공 역할을 하려면 영웅을 해야 하는데,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멋진 캐릭터여서 꼭 하고 싶었다. 그 후 제 커리어의 발전에 중요한 기점을 주고 더 큰 액션 영화들을 하게 되어서 의미가 깊다. 그 후 모든 '터미네이터' 영화들과 캐릭터들을 좋아했다. 기계이면서도 인간적인 요소가 담긴 것이 좋았다.

   
▲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터미네이터'가 왜 이렇게 꾸준하게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하나?
ㄴ 아놀드 :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SF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시간을 여행할 수 있는 점이 그렇다. 미래에서 뭔가 행동을 취했을 때, 과거가 바뀌는 것이 매우 영리한 콘셉트다. 여기에 '터미네이터'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파괴력과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좋아하는 것 같다. 1편을 되돌아보면 많은 것을 파괴하는데, 사람들이 좋아한 이유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누구나 다 저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반응하고, 완벽한 전투 기술을 갖추고 있는 것 때문에 흥미로웠을 것 같다.

   
▲ 에밀리아 클라크가 취재진 앞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라 코너'를 맡은 린다 해밀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ㄴ 에밀리아 : 그렇다. 정말 큰 부담감을 느꼈다. 그런데도 이 영화를 맡고 싶었던 이유는 1편과 2편에서 린다 해밀턴이 보여준 캐릭터와 연기가 저에게 많은 영감과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중요한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뛰어 잡으려고 했다. 물론 잘할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겠느냐는 두려움도 동시에 있었다. 이번 작품에 나오는 '사라 코너'는 이전 '사라 코너'와는 다른 인생을 겪게 된다. 어렸을 때 '사라 코너'의 부모를 죽이고자 하는 터미네이터의 시도가 있었기 때문에, 린다 해밀턴이 보여준 '사라 코너'와는 성격 등 여러 가지가 바뀌어 있다. 그런데도 본질적인 특징은 그대로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그 점에 유지했다. 또한, 스펙타클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팝스'와 함께 구축한 부녀관계와 같은 애틋한 관계였기 때문에 많은 것이 잘 해석됐다.

정치인 생활이 그립지 않은가? 정치인과 배우의 공통점이 있다면?
ㄴ 아놀드 : 가끔 정치에 참여한 때가 그립기도 하다. 하지만 다시 연기한 것에 대해 즐기고 있다. 이 두 가지가 완전히 다른 유형의 직업이다. 공직자로 국민을 위해, 저를 뽑아준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해야하는 역할이 있다. 배우는 '터미네이터'를 예로 들면, 수천 kg의 로봇들과 싸우고 이 벽에서 저 벽으로 던져지는 상황을 연기해야 한다. 공통점을 찾아보면 관객이 되었던, 국민이 되었던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즐길만한 좋아하는 영화, 사람들에게 혜택이 가는 정책을 만드는 것에 공통점이 있겠다. 두 가지 훌륭한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되어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제 인생을 보면 보디빌딩부터 시작해 연기, 정치, 다시 연기하고 있는데, 미국에서나 가능한 커리어라고 본다.

"나는 늙었지만, 쓸모없지는 않아"라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ㄴ 아놀드 : 이 대사의 내용은 누구에게나 다 해당하는 것이라고 본다. 늙었다고 다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장점이 많아지기도 하고 효과가 없는 것도 아니다. 배우, 와인, 시가, 차, 총 등 여러 경우가 있다. 좋은 대사로 보고, 나이 든 '터미네이터'에게 잘 맞아떨어지는 훌륭한 대사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많은 관객이 따라 하실 대사일 것 같다.

   
▲ 아놀드 슈왈제네거(오른쪽)와 에밀리아 클라크(왼쪽)가 기자회견 중 셀카를 찍고 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 이병헌과의 호흡은 어땠나?
ㄴ 에밀리아 : 저는 정말 행운아였다.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했기 때문이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제가 자라날 때부터 봐왔던 아이콘이기 때문에, 멋지면서도 부담감과 걱정도 있었다. 직접 만나 뵈면 사람을 편하게 해주시는 멋진 능력이 있다. 재미있고, 말도 잘 해주기 때문에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부녀간 관계 같은 스토리라인으로 인해 그전엔 보이지 않았던 '사라 코너'의 풍부한 감정을 다룰 수 있어서 기뻤다. 터프하고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한 가지 생각만 갖고 있던 '사라 코너'의 여러 감정을 다룰 수 있어서 좋았다. 이병헌은 멋지고 훌륭한 배우다. 현장에 있는 누구나 다 이야기를 했는데, 추가적 특수 효과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멋진 연기를 펼쳤다. 지금 이 작품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앞으로 같이 출연하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시리즈 촬영을 해야 할 텐데, 몸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ㄴ 아놀드 : 매일 운동을 한다. 어제 서울에 도착해서도 호텔에서 45분간 운동했고, 오늘 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서 한 시간 피트니스를 했다. 그러다 보면 액션 장면 스턴트를 하는데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무리나 부담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감독님께 특별히 부탁해서 추가로 노력했다. 1984년 '터미네이터'의 몸 사이즈와 같이 나와야 한다고 요청받아서 그것을 맞추기 위해 체중을 8~10파운드 정도 늘렸다. 그 때문에 촬영 준비하는 두 달 전부터 더 많은 운동을 해야 했다. 덕분에 쉽게 준비할 수 있었다.

사실 제가 스턴트를 하면서 떨어지고 날아다니는 것은 40년간 해온 일이기 때문에 인상 깊지 않으셨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밀리아가 힘들었을 것이다. 무기를 다루거나, 뛰고, 차량이 뒤집히고, 폭발 장면까지 다 해야 한다. 여배우로 열심히 작업하고 몸도 견뎌낼 수 있게끔 운동하고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때문에 '왕좌의 게임'에서 '터미네이터'로 오는 큰 변화를 잘 이겨낸 것 같다.

   
▲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포토타임 중 자신의 성조기 버클을 자랑하고 있다.

끝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아놀드 : 또다시 한 번 서울과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사에 말한 것처럼 "다시 돌아오겠다(I'll be back)".

에밀리아 :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을 만나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영화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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