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심봉사가 처자 말을 듣더니 만은 먼눈에서 눈물이 뚝뚝뚝 떨어지는디! 얼쑤!"

객석에서는 추임새가 절로 나오고 무대 위 소리꾼은 흥이나 노래를 이어간다. 200여 명에 달하는 관객들이 무대를 향해 집중하고 있는 사이 10여 명의 악사들이 악기를 들쳐 메고 한바탕 신명 나는 놀이판도 열었다.

'크라운·해태와 함께하는 달콤한 국악(이하 달콤한 국악)'의 공연이 지난 6일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초등학교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메세나협회(회장 박삼구)와 크라운·해태제과(회장 윤영달)가 함께 문화소외지역 어린이를 위한 찾아가는 국악공연으로, '달콤한 국악'은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음악인 국악 공연을 익숙한 공간에서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국악에 대한 거리감 줄이는 역할을 하고자 기획됐다.

 

문화예술을 접하기 쉽지 않은 학교를 직접 찾아가 공연을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공연단체에 있다. 크라운·해태제과 주최하는 어린이 국악경연대회 '모여라! 국악영재들'의 수상자들이 또래 친구들을 위해 찾아가는 공연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리랑, 동요, 애니메이션 주제가 등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음악을 국악기 연주로 전달하며, 락음국악단과 동락연희단이 악기 설명과 곡해설을 함께해 국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삼산초등학교에서의 공연은 여타의 학교 방문공연과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삼산초등학교가 있는 석모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다녀야만 했는데, 지난 6월 28일 석모대교가 개통되면서 육지와의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낮 시간, 어린이들을 위한 갈라 콘서트 형식이 아닌, 저녁 시간 인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음악극 '효녀 심청'을 공연이 열리게 됐다.

 

 
액운을 물리치고, 순조로운 앞날을 기원하는 '비나리'로 화려하게 시작한 음악극 '효녀 심청'은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심청가'와 '심청가'에서 파생된 다양한 민요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친숙한 스토리에 소리꾼들의 뛰어난 노래와 연기가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흥겨운 공연이 1시간가량 이어졌다.

관객들은 출연진들의 연기에 추임새를 넣으며 무대에 흠뻑 빠진 모습이었고, 특히 '어린 청이' 역을 맡은 황시원 양이 아버지를 위해 밥을 빌러 가며 부르는 노래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저 나왔다.
 
한국메세나협회 관계자는 "강화군 삼산초등학교 외에도 서산 운신초등학교 등 전국 4개 지역 초등학교에 방문해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라면서, "예술을 경영에 접목한 CEO로 잘 알려진 크라운·해태제과의 윤영달 회장은 국악 대중화와 국악인 육성을 위해 앞장서 왔으며,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2016년 제17회 메세나대상의 '메세나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라고 전했다.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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