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뮤지컬 '오디션'의 프레스콜이 지난 14일 오후 대학로 TOM 2관에서 열렸다.

이번 프레스콜은 배우 홍경민이 사회를 맡아서 1시간 가량의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포토타임, 간담회 순으로 진행했다.

지난 8일 개막해 10월 9일까지 공연할 뮤지컬 '오디션'은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각본상을 받았던 박용전 연출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인디밴드 '복스팝'을 배경으로 한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렸다.

하이라이트 시연은 '내일을 믿어요', '루닉 No.3', '헤어진 연인들을 위한 행동지침', '블루스 잼', '자기반성', '좋아서 한다', '회기동', '돌고래', '마지막 엔진' 까지 9장면의 시연으로 이뤄졌다. 시연은 실제 공연의 일부분을 보여주는 형식이 아니라 연기하는 부분이 거의 없이 연주와 노래를 주로 선보이는 일종의 쇼케이스 형태로 진행됐다. 무대 뒤에 들어간 배우의 마이크가 켜져있는 등 진행에 있어 일부 미숙한 점이 있었지만, '오디션'이 자랑하는 아름다운 음악은 분명 관객의 귀를 잡아당기는 힘이 있었다.

 

이번 10주년 공연에는 세컨드 기타 '병태' 역에 강찬, 우지원, 김태오, 퍼스트 기타 '찬희' 역에 김정모, 박웅, 문종민, 베이시스트 '준철' 역에 박용전, 유환웅, 최호승, 보컬 겸 키보드 '선아' 역에 손지애, 제현유, 허윤혜, 드러머 '다복' 역에 신지, 이민재, 최신권, 다복의 친동생이자 밴드 매니저 '초롱' 역에 김은비, 한송이가 출연한다. 

이외에도 10주년 기념 공연인 만큼 오는 28일에 초연 멤버인 이현승, 박호산 배우의 공연이 예정됐고 제작진 측에 의하면 다른 OB 배우들의 출연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도 홍경민 배우가 사회 외에도 직접 '루닉 No.3' 넘버를 시연했다.

한편, 뮤지컬 '오디션'은 TOM 2관을 꽉 채워 활용한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배우들의 위치가 다소 분산된 느낌도 있었지만, 사석이 발생하기 쉬운 극장 구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정 배우의 팬이라면 선호하는 위치가 생길 수도 있어 보였다.

하이라이트 시연과 포토타임이 끝난 후 유환웅, 최신권, 김은비, 박웅, 제현유, 허윤혜, 손지애, 강찬, 우지원, 김태오, 박용전 연출이 자리해 간담회를 이어갔다.

▲ 좌측부터 배우 유환웅, 최신권, 김은비, 박웅, 제현유, 허윤혜, 손지애, 강찬, 우지원, 김태오, 박용전 연출

오랜 시간 공연한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최근 시대 흐름을 좇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뮤지컬 오디션'은 그런 흐름에 맞춰 공연에 변화를 주거나 한 게 있는지.

ㄴ 박용전 연출: '뮤지컬 오디션'은 제가 안식년이었던 2016년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공연된 작품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것 외엔 변화점이 없다. 일부러 바꾸지 않았다. 처음 쓴 대본과 음악을 통해 이 공연의 끝을 보고 싶었다. 이 작품으로 어디까지 만들 수 있을지를 보고 싶었다. 지난 토요일(8일) 공연을 객석에서 보며 '여기까지 갈 수 있겠구나' 싶은 걸 느꼈다. 예술에서 완성이란 단어를 쉽게 쓸 순 없지만, 완성에 가까워졌다. 혹은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정도까지다 싶었다. 10주년 공연의 의미를 뭔가 새로운 걸 추가하기보다 있었던 것을 최고로 만들고 싶었다.

ㄴ 홍경민: 생각해보니 초반에 병태가 멤버들에게 전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땐 폴더폰이었던 것 같다. 이젠 스마트폰으로 바뀌었는데 그럼 메신저도 쓰는지. (박용전 연출: 쓰지 않는다(웃음)) 한 가지 덧붙이자면 10년이 지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지하실에서 많은 뮤지션들이 꿈을 키워가는 상황은 비슷한 것 같다.

ㄴ 박용전 연출: 청년 실업에 관한 노래 같은 게 작품을 쓴지 오래됐는데도 어떻게 이렇게 잘 맞아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대학은 나왔는데 뭐해서 먹고 사나' 그때는 최저시급이 5,000원대였는데 지금은 6,000원대로 금액만 바뀌었다. 지금도 그런 부문이 여전히 가장 이슈가 아닌가 싶다.

 

박용전 연출이 출연부터 전 부문에 관여하고 있는데 함께하며 어려운 점은 없는지(웃음).

ㄴ 강찬: 어려운 점이라면 연출로서 저희를 보시면서 무대에서 합도 맞추셔야 하는데 전체적인 지휘를 하시니까 저희와 합을 많이 못 맞춘 게 걱정이었다(웃음). 그런데 10년을 해오신 게 있으셔서 금방 저희와 맞추시더라. 다행히 공연이 재밌게 잘 나온 것 같다.

 

420: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허윤혜 배우를 비롯해 선아 역의 세 배우들이 이 작품에 참여한 계기와 소감을 들려달라.

ㄴ 손지애: 저는 '곤, 더 버스커'를 했었고 연출님과 두 번째 만남이다.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제가 음악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갔다. 그런데 유학 중 쉬는 기간이 이 작품 기간과 딱 맞아서 연출님과 상의 후 한국에 들어왔다. 너무 좋은 음악과 배우, 스태프 분들과 만나 너무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 이 공연이 마무리되면 다시 독일로 갈 예정이다.

ㄴ 허윤혜: 저는 420:1의 경쟁에서 제가 뽑혔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첫공 때 잠이 안 왔다. 내가 이 역을 해도 되는 건지 눈물도 나고 했는데 막상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되니 눈물이 나진 않는다(웃음). 저는 예전에 '뮤지컬 오디션'을 몇 년 전에도 보고 2015년에도 봤다. '선아' 역에 대한 동질감이 있었고 이 역을 하고 싶단 생각에 숟가락만 들고 왔는데 뮤지컬 '오디션'이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을 수 있게 됐다. 제가 이런 감동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감사하고 행복하다.

ㄴ 제현유: 저는 이 작품이 데뷔 작품이다. 오디션을 보고 3주 정도 연락이 없어서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따로 연락을 받고 우여곡절 끝에 합류하게 됐다. 매일이 너무 벅차고 무대에 서있는 것조차 두렵지만, 그보다 행복함이 더 커서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 같다. 아까 언니(손지애)가 말씀하셨듯이 너무 좋은 작품, 너무 좋은 음악,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해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고 공연이 올라왔는데도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이승현, 오종혁, 박용전 등 많은 선배들이 맡았던 캐릭터인데 부담은 없는지.

ㄴ 우지원: 앞에 워낙 잘하시는 분들이 많이 하셨지만, 2017년 시즌은 저희의 몫이니 부담보단 새롭게 잘 만들어보고 싶다.

ㄴ 김태오: 저희 셋이 10주년 기념 공연을 잘 준비했고 좋은 작품이 나왔기 때문에 많이 보러 와주시면 좋겠다.

ㄴ 박용전 연출: 첨언하자면 셋의 색이 모두 다르다. (홍경민: 신호등 같다(웃음)) 노래 스타일이나 소리를 쓰는 방법, 연기를 접근하는 방법, 덩치도 셋이 다르니 골라보시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뮤지컬에 출연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뮤지컬이 처음인지?

ㄴ 박웅: 처음은 2005년에 '헤드윅'이었고 이후로도 '그리스'나 몇 작품을 했다. 사실 이번 '오디션'은 대사도 거의 없고 배우라기보단 기타 연주에 신경 써서 극의 흐름에 방해되지 않고 관객들이 음악답게 들을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다.

배우로서의 욕심이 날 법도 한데 '찬희' 역의 연기 비중이 적은 아쉬움은 없는지.

ㄴ 박웅: '찬희' 역은 좀 적으나 아실 분들은 아실 텐데 술집 지배인 역을 할 때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연기를 더 하고 싶긴 하지만, 극에선 과묵한 이미지의 찬희를 더 보여주며 기타 소리에 더 열정을 담고 싶다.

 

극 중 막내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데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ㄴ 김은비: 원래는 '초롱' 역이 피아노를 안 치는데 이번에는 피아노도 친다. 그게 가장 힘들었다.

'그 여름, 동물원' 이후 두 번째 뮤지컬이다. 본인 연기를 평하자면.

ㄴ 최신권: '병태' 역 세 분이 너무 어설픈 PR을 하신 것 같다. 지금까지의 '다복'은 잊어달라. '홍다복' 하면 최신권을 떠올릴 수 있게 해드리겠다. 여러분들은 그냥 객석에서 보시면 된다.

박호산, 박용전, 홍경민, 문희준 등 선배 '준철' 배우가 쟁쟁하다. 경쟁 상대가 있다면.

ㄴ 유환웅: 저도 처음은 아니고 2015년에 '준철'을 했었다. 그 이후 여러 가지를 병행하는 중 박용전 연출과 의기투합해 이번 '오디션'을 다시 같이 만들고 있다. '준철'이 원래는 엄청 밝고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인데 보시다시피 어둡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웃음). 경쟁 상대라 할만한 분들은 없다. OB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있다. 중간 중간 OB 멤버의 특공도 있을 예정이므로 기대해주셔도 좋다. 경쟁보다는 그렇게 많이들 도와주시면 좋겠고 사회를 맡은 홍경민 배우도 꼭 출연해주시면 좋겠다(웃음).

 

실제 밴드 활동도 하고 있고, 액터 뮤지션 뮤지컬, 콘서트형 뮤지컬을 하기도 하는데 양 측의 차이가 있는지.

ㄴ 유환웅: 제가 밴드를 좋아하고 하다 보니까 콘서트형 뮤지컬을 좀 많이 하게 됐다. '오디션'도 그렇고 다른 작품들도 그렇고 제겐 비슷하다. 말도 안 되는 것들로 다투거나 상처받는 게 밴드 내에서 실제 생활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다. 뮤지컬 '오디션'이 10년이 된 작품이지만, 지금도 지하실에서 돈 걷어가며 합주하는 분들의 삶이 그대로 담긴 작품이다. 제겐 편한 편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ㄴ 박용전 연출: 제가 뮤지컬 '오디션'만 하진 않았다. 여러 작품들, 대극장, 중극장 작품도 있었다. 그러나 제가 가장 아끼는 작품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뮤지컬 '오디션'이다. 전 이 작품을 정말 사랑한다. 제 20대를 이 작품에 담아서 제 30대를 쏟은 작품이다. 이번 10주년 공연의 멤버에겐 조금 미안하기도 하다. 기존 '오디션'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고 왔다. 더 높은 수준의 무언가를 끌어내려 했다. 그렇지만,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전 이제 20대, 30대를 거쳐 40대가 됐다. 이번 10주년 시즌 정말 자신 있다. 극장 찾아와주시면 좋겠다. 또 TOM 극장이 아주 에어컨 시설이 좋다(웃음). 시원한 극장에서 정말 끝내주는 공연, 한 회차도 놓치지 않고 감동주는 공연을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 많이 와달라.

ㄴ 홍경민: 저도 이 작품 초연을 보고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작품이다. 제가 객석에서 느낀 감동을 관객들도 다시 한 번, 혹은 처음 느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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