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와 극단 이와삼 제작 장우재 작 연출 햇빛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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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이와삼의 공동제작, 장우재 작·연출의 <햇빛샤워>를 관람했다.

장우재(1971~)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 극단 이와삼 대표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대진대학교·수원여자대학·용인송담대학 강사다. 2003 문예진흥원 연극부문 신진예술가 지원에 선정되고 2009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시나리오공모전에 <과녁>으로 최우수상을 받고, 2011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 희곡작가부문 선정되었다. 희곡으로는 <자스민 광주> <악당의 조건> <마당극-병신난장> <흰색극> <머리통상해사건> <열애기> <목포의 눈물> <지상으로부터 20미터> <여기가 집이다> <미국 아버지> <환도열차> 그 외 다수이고, 작·연출로는 <이 형사님 수사법> <7인의 기적> <그때각각> <차력사와 아코디언> <악당의 조건> <여기가 집이다> <미국 아버지> <햇빛샤워> 등 다수다. 연출작으로는 <덫> <영종도 36km> 각색 <시집가는 날> 각색·연출 <모퉁이 가게> <굿닥터> 그 외 다수 작을 연출했다.

무대는 중앙에 직사각의 싱크 홀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싱크 홀로 설정된 부분이 하강하면 싱크 홀이 되고, 상승하면 여주인공의 거처나 침실로 사용된다. 배경 쪽에 기어오를 수 있도록 사각의 조형물을 쌓아놓고, 그리로 해서 2층의 무대통로로 기어오를 수 있도록 연출된다. 백화점의 옷 매장 장면에는 커다란 체경 여러 개와 인간 마네킹을 늘어놓고, 옷맵시를 비춰보도록 설정했다. 극장 좌우로 오르는 계단 위 공간에 조명을 투사해 장면변화에 대처하고 연기공간이 된다. 객석 바로 앞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도 출연자들의 등퇴장 로가 된다. 음악이 극적흐름에 썩 어울리고, 특히 글루크 작곡의 오페라 <올페와 에우리디체> 중 “정령들의 댄스”의 멜로디는 극의 백미로 칭할 만하다.

연극은 도입에 무대 중앙에 생긴 싱크 홀과 경고 표지판을 보고, 지나가던 출연자들이 멈칫하며 놀라는 모습에서 시작이 된다. 남녀 출연자와 자전거를 탄 남자도 등장하고, 해설자 겸 여자 노인 한 명이 객석에 대고 해설을 하면, 연극은 본격 시작된다.

달동네에 가까운 마을인 듯 연탄배달 이야기가 소개되고, 사춘기 연령을 겨우 벗어난 듯한, 청년이 아버지와 어머니 앞에서 연탄배달을 잘 한 수고한 대가로 용돈을 받는다. 그런데 청년은 고아출신으로 현재 부모에게 입양되었고, 자신의 용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연탄을 제공하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장면이 바뀌면 여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남성을 붙잡으며, 돈을 빌려달라고 사정한다. “이 광자”라는 이름이 언짢다며 작명소에서 다른 이름으로 바꾸려 하는데 값이 무척 비싸다며 애원한다. 광자라는 이름을 바꾸면 여주인공은 백화점 매장에서 매니저로 승진을 하게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직 형사인 이 남성은 돈이 없다고 계속 거절하다가 나중에 여주인공이 몸을 제공하겠다는 소리에 솔깃해 하는 표정을 짓는다. 여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전과자라는 이름 때문에 개명을 하려는 것이라고 소개가 된다.

동회에서 연탄을 어려운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청년에게 동회차원에서 연탄 제공 사업을 펼칠 계획이니, 그 추진위원회 책임자가 되어달라고 동직 원들이 나온다. 그러나 청년은 자신은 그럴만한 능력과 인물이 못된다고 사양을 한다. 청년은 여주인공을 누나 누나하며 따른다. 여주인공도 청년을 반긴다. 그렇지만 청년을 정상인 취급하기보다는 바보로 대하는 편이다.

여주인공은 승진을 위해 이름도 바꾸려 하고, 매장에서 물건을 몰래 빼돌려 돈을 착복하기도 하며, 과장에게 미인계를 써가며 승진에 적극성을 드러낸다. 과장과 여주인공이 몸을 밀착하는 광경과 음향효과가 자못 관객의 본능을 부축이기도 한다.

옷 매장 장면에서 여주인공은 자신만의 특기로 다른 여직원의 손님을 빼앗아 자신의 판매성적을 올리기도 하고, 그 일로 해서 다른 여직원과의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펼쳐진다.

연탄배달 청년은 동회에서 자신을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하겠다는 통보가 오기 전에 모습을 감추려고, 여주인공의 방으로 피신을 해 온다. 그리고 여주인공에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는다. 여주인공은 아무런 대가도 원하지 않고 선행을 베풀어 온 청년을 바보처럼 취급한다. 그러면서 술 담배를 전혀 못 하는 청년에게 소주를 권하고 함께 마신다. 여주인공은 취해 침대에 널브러져 잠이 든다. 청년은 여주인공의 벗은 몸을 황홀한 듯 들여다본다. 그리고 하체와 가슴께를 만져보려고 손을 내민다. 그러자 여중인공이 몸을 뒤척이니 손길을 멈춘다. 장면이 바뀌면 이른 아침이다. 눈을 뜬 여주인공에게 청년은 브래지어와 팬티를 달라고 청한다. 간절하게 바라는 모습에 여주인공은 청년에게 브래지어와 팬티를 봉투에 담아준다. 청년은 고마움을 표시하고 밖으로 나간다.

출근길 자전거를 탄 전직형사가 여주인공에게 돈을 마련해다 준다. 매장으로 간 여주인공은 매니저로 승진발령이 나고, 전에 티격태격하던 여직원도 눈에 띄게 고분고분한 모습으로 여주인공을 대한다. 여주인공의 앞길이 환하게 펼쳐진 듯싶은 느낌이다.

여주인공과는 달리 청년은 배경 쪽에 쌓아둔 사각의 조형물을 타고 기어올라 상층부에 이른다. 그리고 거기서 까마득한 아래를 한동안 내려다본다.

퇴근길 여주인공은 소년의 죽음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소년이 가져다 놓은 브래지어와 팬티에 관해 여형사가 여주인공에게 그물건의 원소유자가 아니냐고 묻는다. 여주인공은 아니라고 답변을 한다. 형사가 사라지자, 청년의 양 어머니가 다가온다. 그리고 팬티와 브라지어가 여주인공의 것이 틀림없다는 말을 질책하듯 한다. 여주인공은 방으로 뛰어 들어간다.

잠시 후 여주인공은 식칼을 두루마리 속에 감춰들고 나온다. 그리고 빈정대는 청년의 양 어머니를 칼로 찌르고 행방을 감춘다. 양 아버지가 등장하고, 쓰러진 부인을 보고 119를 부른다.

잠시 후 여주인공이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중앙터널에서 등장해 자신의 침대로 가 자리에 누워 숨을 거둔다. 고공에 머물던 청년의 영혼이 내려와 여주인공의 침대에 가 나란히 눕는다. 그러자 침대가 있는 장소는 하강해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싱크 홀이 되고 경고 표지판이 세워진다.

출연자들이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차례로 등장해 싱크 홀을 보고 놀라 멈칫거리고, 자전거를 탄 남성도 지나가다 멈칫한다. 마지막으로 여자 노인이 등장해 마무리 해설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여주인공을 <불멸의 여자>로 표현한 작가가 있는가 하면, 여주인공을 <이 광자는 쌍O이다>라고 정반대로 표현을 한 <햇빛샤워>를 관람하면서, 작가마다 여주인공을 누이처럼 감싸고 이해하려는 따사로움이 연극에서 감지되기에, 귀가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지기는 필자만의 느낌일까?

김정민, 이기현, 정은경, 김동곤, 박무영, 강진휘, 김선혜, 김동규, 이동혁, 강선애, 심원석, 정영서, 허 균 등 출연자 모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 박상봉, 조명 김창기, 의상 오수현, 음악 조선형, 암무 금배섭, 분장 장경숙, 소품 강병구·이은정·소성섭, 기획 김동규·정종택, 조연출 최윤희, 무대감독 강병구, 무대감독보 라소영, 무대기기전환 송정환, 무대제작 스테이지, 무대제작어시스트 샤인 오드, 조명어시스트 이명진, 조명오퍼 고광준, 음향오퍼 김인우 사진·그래픽 김솔 등 스태프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남산예술센터·극단 이와삼 공동제작, 장우재 작·연출의 <햇빛샤워>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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