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종의 전쟁' 웨타 디지털 제작진 내한 기자간담회 개최

▲ 임창의 라이트닝 기술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문화 生] '혹성탈출' 제작진 "'시저' 앤디 서키스에게 아카데미상을" ① 에서 이어집니다.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ㄴ 임창의 : 여기 있는 앤더스 감독님 같은 경우는 이미 영국과 유럽 스튜디오 쪽에서 유명한 분이었다. 그전부터 많이 알고 있었고, 나도 영국에서 일한 적이 있어서 같은 영화에 참여한 적도 있었다. 능력 있는 감독님들이 웨타 디지털에 합류하면서, 웨타 디지털이 더욱더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디지털 작업의 예산이 올라가면서, 블록버스터의 빈부 격차가 드러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ㄴ 임창의 : 이 문제는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2시간 동안 토론을 해야 한다. 내가 12년 전 외국에서 일하기 전, 한국에서 영화 7편 정도를 작업한 적이 있었다. 영화의 자본 규모에 따라 독립영화, 소형영화, 단편영화, 한국영화, 일본영화 등 그 지역의 로컬 마케팅을 담당하는 영화가 있다.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 같은 경우는 전 세계 관객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해서 예산 자체가 크다. 그 예산에 따라 다른 방식의 작업 방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많은 자본이 투자된다면, 그만큼 기술도 나오지만, 항상 비례한다고 볼 수 없다. 작은 인력 규모로 굉장히 뛰어난 기술을 만드는 회사도 존재한다. 이것은 기술과 자본의 문제라는, 그 예산에 대한 작업의 방법적 문제 같다.

앤더스 랭글랜즈 :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말한다면, 저예산이라고 한다면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웨타 같은 스튜디오는 모든 개발 곡선에서 선두주자로 앞서 있는 것은 맞다. 이미지 캐릭터를 만드는 데에서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비용 투자 작업을 하고 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예산이 아닌 그 작업에 참여하는 아티스트의 재능과 기술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웨타는 오래전부터 이 분야에서 꾸준히 개발해와서 현재 위치에 도달했다. 그래도 소형 스튜디오나 회사 역시 시간은 걸리겠지만 충분한 재능을 가지면, 그 기술력에 도달하리라 본다.

▲ 임창의 라이트닝 기술 감독(왼쪽)과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오른쪽)이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다른 CG 작업 영화와 '혹성탈출: 종의 전쟁'의 차이가 있다면?
ㄴ 앤더스 랭글랜즈 : '혹성탈출: 종의 전쟁'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한다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가장 인상 깊었다. 특히 맷 리브스 감독님은 작가 출신이기 때문에,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장 중시한다. 그러므로, 캐릭터를 만드는 데 있어서 저희도 마찬가지의 열정을 갖도록 유도하셨다. 저희의 기술과 툴로 캐릭터를 살릴 수 있고, 결과물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뉴질랜드에서 개봉일 영화를 봤는데, 옆에 여성 관람객이 감정이 고조된 장면에서 많이 우셨다. 그걸 보면서, 배우의 연기를 잘 유인원 캐릭터에 옮겨 잘 살렸구나 싶었다. 관객의 반응을 보기는 그렇게 쉽지 않고, 나한테는 드물고 값진 경험이었다.

▲ 임창의 라이트닝 기술 감독(왼쪽)과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오른쪽)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영화 후반 작업과 전체 작업 기간은 어떻게 되나?
ㄴ 임창의 :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이 끝나고 나서 바로 다시 다음 편을 준비하기 위해, R&D(연구·개발) 작업에 들어갔다. 그렇게 생각하면 후반 작업이 길게 4년이 걸린다. R&D 이후, 실제 인원이 투여되어 작업하는 시간은 1년이라고 보면 된다.

촬영 기간은 확실치 않지만 1년에서 1년 반 정도 된다. 영화 촬영은 굉장히 긴데, 그렇게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매우 많은 환경에서 사건이 일어난다. 맑은 날, 비 오는 날이 다양하게 나오고, 환경 자체도 해변, 마을, 산속 깊은 곳 등이 나온다. 날씨에 맑게 촬영하기 위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안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의 4D 상영이 되지 않는 이유는?
ㄴ 임창의 : 4DX는 한국 기술이다. 한국 기술이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4DX를 모르는 분이 많다. 당연히 뉴질랜드에서는 4DX 자체가 없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은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아쉬움이 없는가?
ㄴ 임창의 : 이번이 어떻게 보면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어떻게 되다 보니 3부작에 전부 다 작업에 참여했다. 감개무량하다. '혹성탈출' 시리즈를 하면서 즐거웠던 부분은 작업마다 항상 다른 기술과 다른 방법이 시도되어, 그 당시 최상의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즐거웠다.

첫 편을 만든 지 6년 전이다. 물론, 6년 동안 이 작업만 한 것은 아니다. 띄엄띄엄 다른 작업도 했다. 어떻게 보면, 애증 관계다. 너무나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나 싫다. 일이라는 게 항상 보면 그렇다. 일이라는 것은 그 행복한 순간은 아주 짧고, 고통스러운 순간은 항상 길다. 고통스러운 순간이 길수록, 행복한 순간이 훨씬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이 작품에서 모든 유인원 캐릭터를 떠나보내는 것은 너무나 홀가분하면서도, 그리움도 있고, 같이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사람을 떠나 보내는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다.

▲ 앤더스 랭글랜즈 시각효과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작업하면서 생각하는 명장면이 있다면?
ㄴ 앤더스 랭글랜즈 : 모든 장면이 다 좋다. 유인원 캐릭터를 발전시키는 데 참여했기 때문에 다 좋다. 그중에서도 좋아하는 장면은 '배드 에이프'(스티브 잔)가 나오는 장면이다. 눈이 오는 날, 산장 안에서 말을 하는 장면이다. 스티브 잔이라는 배우 자체가 굉장히 재밌고, 흥이 많다. '배드 에이프'의 따뜻하고 웃긴 캐릭터를 굉장히 잘 살렸고, 그 장면이 감동적이라고 생각해 제일 좋아한다.

임창의 : 내가 작업자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시저'(앤디 서키스)와 고릴라 '루카'(마이클 애덤스웨이트)와 병사가 폭설이 내리는 환경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다. 그 장면을 처음 작업했을 때,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실제로 캐나다에서 폭설이 내린 날씨에 촬영했다. 배우들이 퍼포먼스 복장을 하고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을 찍었다. 그런데 요즘 최신 영화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눈이 내린 후반 작업을 통해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맑은 날 찍거나, 스튜디오에서 찍은 후 CG로 처리한다.

캐나다 날씨에 맞춰 찍었다는 것은 라이트닝 아티스트로 축복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로 눈이 올 때, 라이트닝 조건이 어떻게 변화하고 작용하는가를 분석하고 배울 수 있었다. 솔직히 그 장면에서 저희가 의문이었던 것이, 똑같은 날씨에서 눈이 내릴 때와 눈이 내리지 않을 때 어떤 환경이 더 밝게 보일까 하는 논쟁을 벌였다.

어떤 사람은 당연히 눈이 하늘을 가리니 어두울 것이라고 말했고, 어떤 사람은 눈이 빛의 산란을 일으켜서 더 많은 빛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저희가 분석하고 알아낸 결과,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가 맑을 때보다 더 어둡게 나왔다. 그런 점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그 시퀀스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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