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캐나다 출신의 천재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가 8년 만에 자신의 대표작 '바늘과 아편'으로 다시 한 번 한국 관객을 찾는다.

1991년 초연된 '바늘과 아편(Needles and Opium)'은 발표 당시 연극계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사랑을 잃은 세 남자(프랑스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인 장 콕토, 미국의 유명한 재즈 트럼피터 마일즈 데이비스, 캐나다 출신의 배우 로베르)가 중독된 사랑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고 중독돼 가는 아이러니를 그리고 있다. '상실, 불안, 고독'을 다룬 이 작품은 르빠주 미장센의 무기라 할 수 있는 영상과 기술을 유려하게 사용하면서 다시 한 번 거대한 감동을 몰고 올 예정이다.

르빠주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초연 당시 르빠주가 직접 희곡, 연기, 연출을 맡았으며, 이 작품으로 캐나다 공연예술계의 최고 영예인 샤머스상을 받았다.

   
 

르빠주 스타일의 절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바늘과 아편'이 20여 년 만에 리바이벌된 것은 배우 마크 라브래쉬의 권유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연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림자 등으로 처리됐던 마일즈 데이비스가 이번엔 직접 출연한다는 점이고, 기존의 영상 이미지는 그대로 사용하지만 '큐빅' 등 무대 세트가 기술적으로 더욱 업그레이드돼 새롭게 제작된 점이다. 르빠주는 연출 노트에서 "사랑은 지나간 후에 깨닫게 되는 것이 많은 이유로 이번 버전이 초연보다 훨씬 성숙하고 깊어졌다"고 말한 바 있다.

로베르 르빠주 작품의 백미는 이야기를 놀라운 비주얼 시퀀스로 풀어놓는 데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공중에 매달린 거대한 큐빅이 회전하며 뉴욕의 거리, 파리의 재즈 클럽,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로 눈 깜짝할 사이에 변신을 거듭하며 펼쳐진다. 꿈 같은 이미지들을 눈앞에 펼쳐 보이는 르빠주의 마법은 다시 한 번 관객들을 황홀경에 빠지게 할 것이다. 르빠주 마법에 더욱더 깊이 빠져들게 할 마일즈 데이비스의 트럼펫 연주도 주목해보자.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