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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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희생당한 병사들의 이야기. 우리는 '적벽가'를 이렇게 기억할 수 있다. 국립국악원이 우리 기억에 담긴 '적벽가'를 판소리로 재탄생시킨다.

오는 11일, 풍류사랑방 "금요공감" 무대에 적벽가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창작 판소리 '산자의 영웅담...죽은 자의 넋두리...' 공연으로 올리는 것이다.

공연에는 전통 국악뿐만 아니라, 창작 국악, 연극, 무용 등 여러 장르를 두루 섭렵한 젊은 만능 소리꾼 '안이호'를 중심으로, 우리 음악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거문고 연주자 '허익수',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젊은 타악 연주자 '김인수', 세 남자가 의기투합해 망자들의 죽음을 위로한다.

   
허익수

판소리 '적벽가'는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가운데 적벽대전(赤壁大戰) 장면을 차용해, 유비·관우·장비가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한 후 제갈공명을 모셔 와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군사를 크게 이기고 관우가 조조를 사로잡았다 다시 놓아주는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판소리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소리꾼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작품으로 꼽힌다고 전한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공연은 조조, 손권, 유비 세 영웅들의 지축을 흔드는 영웅전 '적벽가'가 아닌 그 뒤에 설움과 한이 가득한 힘없는 병사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재구성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을 이끌어갈 '세 남자'의 매력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김인수

우선, 소리꾼 안이호는 음악동인 고물, 정가악회,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극단 서울공장, 안은미컴퍼니, 비빙, 바닥소리 등 한국 공연계에서 독특한 행보를 걷고 있는 단체들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경험을 쌓아오고 있는 독보적인 아티스트다.

안이호는 2012년 판소리 '수궁가' 완창과 2014년 '별주부전 이야기 아니오'와 같은 창작판소리 작업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 또한 확고히 다져가고 왔으며, 지난해에는 국립국악원이 제작한 음악극 '공무도하'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그는 "올해 9~10월에 이어지는 '2015 북촌뮤직페스티벌'과 '전주세계소리축제'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거문고 연주자 허익수는 경기도립국악단 수석 단원으로, 한국 전통음악의 가치를 새롭게 전달하기 위해 창의적인 기획으로 매해 특정 작곡가의 거문고 연주 작품시리즈를 이어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안이호의 대학 후배이자 정가악회의 동인으로서 함께 오랜 시간 동고동락했던 타악 연주자 김인수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로서 이번 공연에서는 북채를 잡아 환상의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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