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이 창단 30주년을 맞이해 11월 25일부터 28일까지 프랑스 오페라 '파우스트'를 세종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문학작품에 프랑스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 구노의 음악이 가미된 대작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 존 듀와 무대디자이너 디르크 호프아커가 제작에 참여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는 괴테 인생 말기의 역작으로, 1775년 초고를 작성한 이후 수정을 거쳐 1832년에 완성됐다. 이성적인 주체인 '파우스트'와 허무주의자이자 냉소적인 '메피스토 텔레스'의 이야기로, 인간이 가진 지식에 대한 끝없는 갈망, 욕망과 탐욕, 자본과 권력이 주는 철학적 의미를 전한다. 인생에 대한 회의와 성찰의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많은 음악가에 의해 작곡됐는데, 오페라뿐 아니라 관현악곡과 성악, 기악곡 등 다양한 형태로 재탄생했다. 오페라 작품들로는 루이 슈포어의 '파우스트(1816)',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천벌(1846)', 프로코피에프의 '불의 천사(1927)', 아담의 '닥터 아토믹(2005)' 등 총 16편이다.

그중 구노의 '파우스트'가 가장 유명하다. 작곡가 샤를 구노는 19세기 후반 프랑스 낭만주의 작곡가로, 프랑스 오페라만이 가질 수 있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과 실제로 작곡가 구노는 작품 속 주인공과 모습처럼 평생을 신성과 세속, 성스러운 세계와 관능적인 세계 두 세상을 오가며 갈등하는 삶을 살았다. 신학에 의지해 신부가 되기를 갈망한 그의 종교 관념이 곡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당시 유럽을 휩쓸던 바그너의 독일 낭만 오페라와 베르디의 이탈리아 오페라와 함께 프랑스 오페라 영역을 구축하기도 했으며, 비제, 생상, 마스네 등의 오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구노의 '파우스트'는 쥘 바비에르, 미쉘 카레의 대본으로 1859년에 초연됐는데, 1869년 발레 장면이 포함된 현재의 버전으로 다시 발표됐다. 이 작품은 당시 파리의 오페라하우스에서 1,000여 회 이상 공연이 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으며, 2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현재까지도 공연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세계적인 오페라 제작진과 국내 정상의 연주단체와 출연진의 합작품으로, 기존과는 차별화된 현대적 무대장치를 선보인다. 존 듀는 전 세계 각지에서 170여 개 작품을 200회 무대에 올린 바 있는 연출가로, 도이치 오퍼 베를린, 함부르크 국립오페라, 로얄오페라 코벤트가든, 프라하 국립오페라 등에서 연출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 활동으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무대디자이너 호프아커와 함께 색다른 콘셉트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 디자이너 디르크 호프아커는 마이클 스캇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독일 바이에른 극장,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극장 등에서 수십 회 공동 작업을 한 바 있다. 러시아 상페테르부르크 키로브오페라, 뉴 이스라엘, 이탈리아 산 카를로, 미국 로스앤젤러스 오페라, 스톡홀름 로열 오페라를 비롯해 유럽 각지에서 60여 편이 넘는 오페라와 수많은 발레, 뮤지컬 작업의 무대디자인을 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LED 전식을 이용한 무대를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음악을 이끌 윤호근 지휘자는 서울시오페라단 '마탄의 사수', '달이 물로 걸어오듯' 작품을 함께 했다. 오페라극장에서 지휘자와 전속 음악코치로 8년간 재직하며 수많은 오페라 작품을 지휘했고, 2009년에는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발탁돼 동양인 최초로 '베를린 슈타츠 오퍼'에서 부지휘자로 활동했다. 80여 명의 장중한 음색을 선보일 서울시합창단과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최고의 음악과 극적인 표현을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 오페라 '파우스트' 중 'Oui, c'est toi que j'aime'

특히 이번 공연은 캐릭터에 적합한 신진 성악가를 발굴하고자 했다. 젊음을 다시 얻기 위해 악마와 영혼을 거래하는 파우스트 역할을 잘 소화해낼 '젊은' 파우스트와 마르그리트를 찾는 데 중점을 두었다. 파우스트 박사 역에는 테너 이원종, 김승직, 인간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악마 메피스토 펠레스 역에는 베이스 박기현, 전태현이 출연한다. 또,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시골 처녀 마르그리트 역에는 소프라노 정주희, 장혜지, 마르그리트의 오빠 발랑탱 역에는 바리톤 염경묵, 김인휘, 마르그리트를 사랑하는 학생 시에벨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정수연, 양계화, 마르그리트의 이웃 마르트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최혜영, 황혜재, 발랑탱의 친구 바그너 역에는 베이스 이두영이 호흡을 맞춘다.

인간의 끝없는 갈망과 욕망을 담은 오페라 '파우스트'는 11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과 관련한 문의는 세종문화티켓(02-399-1000)으로 하면 된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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