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흡혈귀는 피만 있으면 불멸이지만, 그것은 의식주 중 '식'에 불과하다. 옷도 필요하고, 핸드폰 요금도 내야 하고, 집도 필요하다. 이런 점은 인간과 흡혈귀가 다르지 않다고 봤다." - 김나정 작가

이렇듯 창작뮤지컬 '상자 속 흡혈귀'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사회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무대 위에 유쾌하고 간결하게 보여준다. 극 중의 독특하면서 비현실적인 인물 설정 속에서 각박한 현시대를 살아내는 우리들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되는 가운데, 22일 오후 프레스콜이 열렸다. 프레스콜의 현장을 사진과 영상으로 확인해본다.

   
▲ 어느 한 커플이 으스스한 곳으로 접근한다. 이 곳은 유원지인 '드림월드'의 유령의 집.
   
▲ 이 곳에 살고 있는 이들은 다름아닌 흡혈귀들이다. (왼쪽부터) '쏘냐'(진아라), '바냐'(이지호), '아냐'(김도빈)이 살고 있는 장소다.
   
▲ 그러나 이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흡혈귀와 다르게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다니진 않는다. 유령의 집을 찾은 손님은 남자친구의 목덜미를 건드리려고 하자 화를 낸다.
   
▲ 그러던 어느 날, 연체 독촉에 시달린 사장(왼쪽, 박태성)은 흡혈귀들에게 '드림월드' 폐장을 통보한다. 이들은 '더는 안돼' 넘버를 부르며 처절한 절규를 외친다.
   
▲ 갈 곳 없는 흡혈귀 가족 중 엄마 '쏘냐'(왼쪽, 진아라)는 겉보기엔 50살이고 원래 나이는 350살로, 영화로운 과거를 잊지 못해 텔레비전에 빠져 사는 비현실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 그러다 '쏘냐'는 호화 아파트를 소개하며, 동시에 '캐슬'이라는 이름을 보고 새롭게 성에 들어갈 생각을 한다.
   
▲ 이들은 '밤의 유랑자' 노래를 부르며, 수백년을 떠돈 흡혈귀 가족이 그동안 방랑해온 세월을 떠올리며 함께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이별하며 숱한 죽음을 지켜봐온 이들의 삶을 알 수 있다.

   
▲ 한편, '아냐'(한수림)는 집을 알아보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부동산에 가게 된다. 그러나 부동산에서 '캐슬'의 가격을 듣고난 후, 기겁을 하게 된다.
   
▲ 자그마치 30년이 넘는 기간을 일해야 간신히 구할 수 있는 아파트라는 말에 '아냐'는 현실의 참담함을 '우리가 머물 곳'이라는 넘버와 함께 이야기한다.
   
▲ 한편, 겉보기엔 31살이나 원래 나이는 330살인 '바냐'(김도빈)는 우유부단한 몽상가이면서 대책 없는 낙관주이자로 '아냐'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 그는 인간 여자인 '미봉'(오른쪽, 박혜미)'을 사랑한다. '미봉'은 불의의 사고로 아이 '은수'를 잃고, 동시에 유원지마저 잃을 상황에 처한 '드림월드'의 안주인이다.

 

   
▲ '아냐'는 돈을 벌게 해준다는 '꽃사장'(오른쪽, 김대곤)을 찾아간다. 하지만 '아냐'에겐 위험한 비극이 시작된다. 그러나 '꽃다발' 넘버만큼은 경쾌하고 익살맞다.
   
▲ '쏘냐'(오른쪽, 문혜원)는 떠나온 고향과 지난날을 그리워하며 '미봉'에게 선물을 안겨준다. '미봉' 역시 호수에서 죽은 어린 아들을 그리워한다.
   
▲ 이에 각자의 현실과 소망을 노래하는 '어디에서 어디로' 넘버를 부른다. 김혜영 작곡이 작품 중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라고 소개한 부분이다.
   
▲ 과연,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건지 모르고 그저 시간을 버텨온 삶을 살아온 세 뱀파이어 '쏘냐', '아냐', '바냐'(김도빈)와 '드림월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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