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냉전의 공포가 최고조에 이른 1957년. 적국 스파이의 변호를 맡아 일촉즉발의 비밀협상에 나선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의 실화를 그린 영화 '스파이 브릿지'가 28일 오후 11시 40분 OCN에서 방영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아버지를 통해 냉전 시대의 상황을 잘 알고 있던 나에게 제임스 도노반의 이야기는 정말 한 편의 영화 같았다"라면서, "이 영화에서 스파이는 흔히 생각하는 빛과 그림자 같은 모습이 아니다. 사람들은 무조건 선악을 구분하여 영웅과 악당을 찾으려 하는데, 평범한 인물도 악당으로 결론이 나면 관용과 배려마저 중단해버린다. 우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나쁜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말하고 싶었다"라는 의도를 밝혔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톰 행크스의 4번째 만남이라는 점이 가장 큰 관람 포인트로 지목됐다. 그러나 '스파이 브릿지'는 2016년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을 맡은 마크 라이런스에 대한 조명으로 빛난 작품이다.

 

마크 라이런스는 '십이야', '예루살렘', '보잉보잉' 등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연극, 뮤지컬 분야의 아카데미 상이라 불리는 토니상을 3번이나 수상한 배우다. 특유의 묵직하고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강렬한 연기를 선사한다. 브루클린의 맨션에서 화가로 위장해 살아가는 예술가적 모습과 소련의 스파이지만 자신만의 신념을 지켜내는 강단 있는 모습을 그려냈다. 그중 영화에 종종 나오는 "걱정한다고 달라질 게 있소"는 '아벨'에게 가장 중요한 대사로 복잡한 그의 감정을 잘 표현해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톰 행크스는 "마크 라리언스는 '아벨'의 캐릭터에 확신을 더했다. 작은 움직임을 통해 서서히 쌓아가며 캐릭터를 구성했다"라면서, "내로라하는 베테랑 연극배우가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라고 극찬했다. 

한편, 톰 행크스도 '제임스 도노반'의 굽히지 않는 신념과 정의를 위한 용기를 묵직한 카리스마와 한층 깊어진 연기로 열연해냈다. 적국의 소련 스파이 변호부터 스파이 맞교환 협상까지 내면 연기는 물론 유창한 대사까지 전달해야 하는 톰 행크스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논리정연한 주장을 펼치는 협상가의 모습을 만들어나갔다. 그는 "제임스 도노반이 가진 법의 본질에 대한 믿음, 관심과 열정이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의 복합적인 측면을 표현하기 쉽지 않았지만, 그의 신념이 좋았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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