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감염자들인 좀비가 한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영화 '부산행'이 29일 오후 8시 30분 MBC에서 방영된다.

지난해 유일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부산행'의 아이콘은 바로 부산행 KTX 열차다. 이 부산행 열차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대한민국 최고 제작진들의 고심이 이뤄졌다. 실제 열차와 같아야 하며, 초스피드로 움직이는 열차의 모습을 안팎으로 완벽하게 구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부산행'의 제작진들은 의기투합해 '우리가 지내고 있는 공간의 현실감과 그 공간에서 오는 긴장감을 그대로 전하는 것'으로 목표를 세웠다. 이어 열차의 현실감 있는 미장센을 위한 고민 끝에 대한민국 최초로 LED 후면 영사 기술이라는 솔루션을 찾아냈다. 

먼저 열차의 밖은 대한민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영사 장치와 수십 개의 조명 채널로 가득 채웠다. 베테랑 이형덕 촬영감독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느낌을 현실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대한민국 최초로 LED 후면 영사 기술을 도입했다. 300여 개의 거대한 LED 패널을 이어 붙여 만든 영사 장치는 현실감 있는 화면을 구현해 낼 뿐만 아니라 그동안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했던 배우들마저 실제 열차를 탄 느낌을 받도록 생생한 현장감을 만들어 냈다.

이와 함께 시속 300km로 달리는 열차의 속도감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박정우 조명감독은 40여 개의 채널을 설치했다. 반사체가 많은 열차 내부라는 공간 특성에도 불구하고 조명팀원들이 직접 채널을 컨트롤해 실제 열차 안에 있는 듯한 빛의 움직임과 속도감을 구현, 열차 안에 탑승한 느낌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이에 이형덕 촬영감독은 "준비과정도 복잡하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 아니었기에 힘들었지만, 제한적인 공간, 배우들의 움직임 등을 고려했을 때 결과적으로 만족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열차의 안은 영화 '부산행'의 1/3 이상 분량을 차지하는 공간으로서, 실제 열차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세트로 완벽하게 제작했다. 실제 열차처럼 보이면서도 움직임의 제한이 없는 세트를 만들기 위해 이목원 미술감독과 미술팀원들은 KTX를 타고 서울과 부산을 수십 번 왕복했다. 그들은 직접 치수를 재고 디자인하며 열차의 공간, 색감, 소품 하나까지 사실 그대로 재현해냈고 배우들의 움직임, 카메라의 위치까지 고려해 실제 열차의 크기보다 크게 세트를 제작했다. 또한, 열차 칸마다 다른 특색을 나타내기 위해 탈착 형식으로 효율적인 세트를 완성했다.

한편, 연상호 감독은 "원래는 실사 영화를 찍을 생각이 없었다"라면서, "'돼지의 왕', '사이비'를 했을 때쯤 관계자, 배우, 관객 모두 실사 영화를 해보라고 얘기했다. 워낙 많이 얘기를 들었는데 난 안 할 거라 버티는 것도 우습게 느껴졌다. 어떤 작품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는 색깔이 아닌 다른 색깔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특수효과를 좋아한다. 그런 측면에서 '부산행'을 하게 됐다"라고 전한 바 있다.

mir@mhnew.com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