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대부분의 대학로 뮤지컬은 2~30대 여성, 혹은 연인을 위한 공연이다. 그래서 공연의 소재나 스토리 상 세대를 불문하고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다. 그런데 특정 관객층에 치중되어있는 일반적 공연과 달리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이 있다. 바로 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는 80만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던 동명의 연극을 뮤지컬로 새롭게 제작한 작품이다. 연극에서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이어받아 원작의 가치를 살려냄과 동시에, 또 다른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때문에, 2001년 연극 초연 이래 14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대한민국 창작공연의 대표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9월 16일부터는 작품의 감동과 웃음을 한층 가까운 곳에서 전하기 위해 대학로 소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작품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원작동화에서는 아무도 관심 두지 않았던 막내 난장이 '반달이'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평면적이던 무대 장치와 소품들은 레벨을 이용해 역동적이고 화려하게 변화를 주며 이전 공연과 차별을 뒀다. 난장이들의 의상 역시 각 배역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도록 새로 제작되어 재관람하는 관객에게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수십만 송이의 안개꽃이 등장하는 장면을 포함하여 백설공주와 난장이들이 꾸미는 안무와 노래는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만의 감동을 변함없이 전해준다. 작품은 지치고 힘든 일상 속에서 세대를 뛰어넘어 관객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따뜻함과 순수한 감동을 선물한다.

공연 전 안내방송도 인상적이다. 박툴 연출가가 직접 공연 관람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어린이 관객 눈높이에 맞춰 녹음했다. 무조건 조용히 관람하라는 것이 아니라 옆 사람에게 물어도 모르니 공연이 다 끝난 후 물어봐 달라는 식이었다. 가족 모두가 즐기는 공연의 특색에 맞게 센스 있는 안내방송이었다.

지난 6개월간 서울뿐 아니라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매 공연 90% 이상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한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가 1월 11일,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백설공주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끝내 전달하지 못한 반달이 역의 박혜원 배우를 만났다.

   
▲ '반달이' 역의 박혜원

6개월의 긴 공연이 곧 끝난다. 소감과 이 공연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듣고 싶다. 
ㄴ 끝난다고 생각하면 너무 슬프다. 처음 연습할 때는 힘든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6개월을 굉장히 행복하게 보냈던 것 같다. 또 개인적으로 온몸과 마음을 다해야 하는 사랑을 잊고 지내다가 반달이를 통해 '나도 이랬던 때가 있었는데'하고 돌아볼 수 있었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가 어른을 울리는 어린이극이라는 평을 받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ㄴ 반달이는 조건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온전히 자기 마음을 한 사람에게만 쏟는다. 자신의 안전이나 감정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백설공주가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그런 모습이 특히 어른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요즘 시대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쉽지 않으니까. 그리고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한 번쯤은 짝사랑에 대한 기억이 있으니까 모든 분이 공감하기도 쉬웠던 것 같다.

반달이가 극 중에서 벙어리라 대사를 없어서 오히려 더 힘들었을 것 같다. 
ㄴ 계속 뮤지컬 공연만 했었기 때문에 대사가 없는 작품도 처음이었고. 춤과 몸짓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초반엔 아주 힘들었다. 하지만 대사가 없어서 오히려 최대한 진실 되게 보여드리려 했다. 여태까지 했던 작품 중 최고로 집중하면서 진심 되게 매 공연한 것 같다. (웃음)

팀으로 이루어져 배우 교체 없이 장기간 공연을 하다 보니 배우 간 합도 굉장히 좋을 것 같다. 

ㄴ 이 작품은 배우들끼리 리프팅처럼 같이 몸 쓰는 장면이 많아서 호흡이 특히 잘 맞아야 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팀으로 공연을 진행하게 된 것 같은데, 연습 때부터 가족보다 팀원들을 더 많이 본 것 같다. (웃음) 오랜 기간 함께 하다 보니 이제는 정말 가족 같다.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공연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듣고 싶다.
 
ㄴ 커튼콜 끝나고 관객분들에게 인사를 드릴 때 가끔 중년 남성분들이 엄청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봤다. 공연 끝나고 기다리셨다가 공연 잘 봤다고 말씀해주시는 어른들도 계셨다. 그럴 때마다 배우로서 너무 뿌듯했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공연이 볼 때는 인형도 나오고 해서 유치하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끝나고 나면 왜인지 모르게 가슴이 묘하게 벅차오른다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를 이번에는 못 보시더라도 다음에도 공연이 계속 올라오니까 꼭 한 번 보셨으면 좋겠다. (웃음)

  * 뮤지컬 정보
   - 제목 :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 공연날짜 : 2014. 9. 16. ~ 2015. 1. 11.
   - 공연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 음악감독 : 조선형 / 안무 : 조성주 / 작·연출 : 박툴
   - 출연 : 최미령, 박혜원, 김채원, 이수현, 윤호규 등

(편집자 주 : 오는 11월 23일부터 2016년 1월 3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재공연 예정이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