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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시작을 알려줬던 11월 1일은 유재하의 기일이기도 했다. 유재하는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앨범 한 장만으로 대중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아티스트다. 그는 작사, 작곡부터 편곡, 마스터링까지 앨범 제작의 전 과정을 혼자서 해내며 최초로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보여줬다.

유재하의 음악을 기억하고 실력 있는 신예를 발굴하기 위해 1989년부터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개최됐다. 이는 꾸준히 이어져 지난 7일에는 26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며, 수십 년간 배출된 유재하 출신 아티스트들은 대중음악계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남성 동문회 특집으로 다섯 팀의 아티스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차분하지만 힘 있는 발걸음, '흔적 - 하루의 끝'

흔적은 제22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입상한 아티스트다. 이 곡에는 힘들고 지치는 순간을 담담하게 이겨내고 싶고, 그런 메시지가 담긴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흔적의 음악철학이 잘 드러난다. 건반으로 시작해서 현악, 드럼, 기타 사운드가 차곡차곡 올라가는 것이 마치 인생을 차근차근 살아나가는 모습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음악먹는 홍대 김준섭 대표는 "'흔적'이라는 이름을 별 이유 없이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이들의 음악적 결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기타와 보컬의 온전한 하모니, '홍이삭 - 봄아'

'봄아'는 기타와 홍이삭의 보컬만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곡에서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타의 서정성과 감수성이 잘 드러나는 곡이다. 약간은 가스펠적인 요소가 느껴지기도 한다. 홍이삭은 제24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과 특별상(유재하 동문회상)을 수상했다. 아직 한 장의 앨범밖에 발매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아티스트다.

10년의 음악활동을 한 곡으로 표현하자면, '스윗소로우 - Sweet Sorrow'

스윗소로우 하면 '간지럽게', '사랑해' 등의 곡을 떠올렸던 사람은 이 곡을 들었을 때 약간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팀 이름과 동명인 'Sweet Sorrow'는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스윗소로우라는 팀의 정체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곡이다. 스윗소로우는 이 곡으로 제16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준섭 대표는 "아카펠라는 멤버들의 호흡, 특히 베이스가 중요하다. 한국인들은 보통 저음이 약한 편인데, 스윗소로우는 훌륭한 베이스를 바탕으로 균형 잡힌 음악을 선보인다."며 이 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매력, '김선욱 - 핸드폰'

김선욱은 제21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작곡상을 수상했다. 작곡상은 작사상, 가창상 등과 함께 제20회부터 22회까지 잠깐 존재했던 상이라 더욱 의미 있다. 그의 보컬에서는 팝적인 요소가 짙게 느껴진다.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다. 마포FM '오색오감'의 이우람 피디는 "감정을 아낌없이 표현하며 노래 부르는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유재하의 시간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김정균 - 태엽시계'

 

김정균은 제22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 수상곡인 '독백'을 비롯한 김거지의 노래를 들으면 인생에 대한 처절한 고민과 절절한 감성이 오롯이 전해진다. 마치 그와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다. 김정균이 초기의 활동명 '김거지' 대신 본명인 '김정균'을 택한 것도 비슷한 맥락의 고민의 결과일 것이다. 이 곡에서도 김정균 특유의 서정성과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문화뉴스 김소이 기자 lemipasolla@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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