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청룡영화상 키워드 : #진선규, #마마무, #나문희, #송강호, #택시운전사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문화리뷰] 제38회 청룡영화상 10가지로 되돌아보다: 보이콧부터 쿠니무라 준&스티븐 연까지 ①에서 이어집니다.

▲ ⓒ SBS '청룡영화상'

6번째 : '범죄도시' 흥행의 또다른 주역 진선규, 인상깊던 남우조연상

이날 청룡영화상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수상자를 꼽는다면, 하반기 박스오피스 돌풍을 일으켰던 '범죄도시'의 신스틸러 진선규의 남우조연상 수상이었다. 진선규는 극 중에서 '장첸(윤계상)'의 오른팔 '위성락' 역으로 출연했으며, 장첸 못지 않은 잔인무도함과 저돌적인 모습으로 '범죄도시'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가장 크게 기억남았던 이들 중 한 명이 되었다. 

그가 수상한 남우조연상은 배성우('더 킹'), 김희원('불한당'), 유해진('택시운전사'), 김대명('해빙') 등 사실 누가 받아도 손색없는 쟁쟁한 경쟁자들이었다. 진선규는 이 네 명의 배우들을 모두 물리치고 받은 첫 영화상이기에 그 어떤 때보다 값졌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영화상에 진선규는 놀람과 동시에 감격의 눈물을 터뜨려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그와중에도 진선규는 "여기 오는 것만으로도 떨려서 청심환 먹고 왔는데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을껄 그랬다"며 "진해에 있는 친구들이 나의 코 세워준다고 계까지 붓고 있다는데 고맙다"거나 객석에서 관객들의 소리에 꺠알같이 답하는 등 수상소감을 전하는 와중에도 웃음을 유발케 하며 진정한 신스틸러임을 입증했다.

▲ ⓒ SBS '청룡영화상'

7번째 : 2년 연속 축하공연 게스트로 등판한 마마무, 그녀들이 점찍은 사람들은?

이번 시상식에도 변함없이 축하공연무대는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데이 브레이크가 '단발머리'와 '꽃길만 걷게 해줄게'로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2부에서는 지난해 청룡영화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마마무가 다시 한 번 등장했다. 참고로 마마무는 지난해 시상식에서 자신의 곡 '데칼코마니'를 통해 가사에 하정우, 곽도원, 김혜수, 이병헌, 정우성을 언급하며 이슈가 되었다.

마마무는 이번 청룡영화상 축하공연에서 '나로 말할 것 같으면'을 열창했고, 관객들과 TV로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마마무가 지목할 배우가 누가 될 지 관심을 모았다. 마마무가 가장 먼저 지목한 배우는 설경구였다. 첫 번째에 언급했을 때 설경구는 무표정이었으나, 두 번째로 언급되자 설경구는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두 번째 타겟은 송강호였으나, 오히려 송강호는 알아듣지 못했다는 표정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혀 이 또한 웃음을 유발케 했다.

이후, 마마무는 조인성과 나문희를 차례로 가사에 집어넣어 노래를 불렀는데, 조인성은 이에 은은한 미소를 지었고 나문희는 손녀들의 재롱을 보는 듯한 훈훈한 미소를 보냈다. 

▲ ⓒ SBS '청룡영화상'

8번째 : 설경구 VS 송강호, 남우주연상은 송강호에게

이번 영화제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남우주연상 수상자였다. 그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불한당'의 설경구와 '택시운전사'의 송강호였고, 두 사람 모두 청룡영화상에서 2번의 남우주연상을 받았기에 둘 중 누가 세 번째 영광을 누릴까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대종상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은 새롭게 변신하여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설경구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청룡의 선택은 올해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택시운전사'의 주역 송강호였다. 송강호가 호명되자, 주위의 많은 이들이 축하인사를 보냈다.

송강호는 수상소감으로 "개봉 전에는 그동안 상처와 고통 속에 살아온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개봉 후에는 오히려 관객들이 많이 부족했지만 애썼다면 위로해주시는 것 같아 그 따뜻함에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로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택시운전사'라는 영화가 정치나 역사를 뒤로 하고 우리 가슴 속에 있는 이야기였고, 미안함을 담고 싶었다. 이 미안함을 택시운전사를 통해 되새겼다는게 가장 큰 영광이었고, 관객들이 상을 줬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마무리했다.

▲ ⓒ SBS '청룡영화상'

9번째 : '청정원 인기스타상 징크스', 8년만에 깨뜨린 나문희

청룡영화상에는 영화팬들 사이에 암암리에 전해지는 징크스가 하나 있는데, 바로 '청정원 인기스타상 징크스'다. '남녀주연상 후보 중에 이 상을 받는 배우는 주연상을 받지 못한다'는 속설인데 실제로 지난해 정우성과 손예진이 이 상을 받으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며 뼈 있는 소감을 전해 이 징크스가 신빙성 있다는 걸 증명했다.

올해 청정원 인기스타상은 '군함도'의 김수안,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 '더 킹'의 조인성, '불한당'의 설경구가 받았는데, 김수안을 제외한 세 명의 배우가 남녀주연상 후보에 올라가 있기에 이들의 수상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게다가 남우주연상은 송강호에게 돌아가며 이 징크스가 이어가는가 싶었다. 하지만 여우주연상은 역대 최고령 수상자 나문희에게 돌아가며 징크스는 깨졌다. 2009년 인기스타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받은 하지원 이후 무려 8년만이었다.

나문희는 "'마음 비우고 와야지' 했는데, 막상 후보에 선정되니까 욕심이 생겼다. 이렇게 늙은 나에게 큰 상을 준 청룡영화상에 감사하다"며 '아이 캔 스피크'를 함께 만들었던 김현석 감독과 배우 이제훈을 비롯한 배우·제작진들에게 공을 돌렸다. 끝으로 동년배 연기자들을 향해 "나의 친구 할머니들 나 상받았다. 여러분도 열심히 해서 상받길 바란다"며 극 중 명대사인 "아이 파인 땡큐, 앤 유?"로 마무리해 격려와 웃음을 전했다.  

 

10번째 : 올해의 영화 '택시운전사', 청룡영화상에서 마침내 웃다

2017년 처음이자 마지막 천 만 영화인 '택시운전사'가 청룡영화상에선 최종승자가 되었다. 총 8개 부문에 후보에 올라 '불한당', '더 킹', '남한산성', '박열' 등과 경합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으나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비롯하여 4관왕을 차지하는 등 판정승을 거두었다.

'택시운전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부문을 차지하긴 했지만, 이번 시상식은 전반적으로 모든 영화에 골고루 분포되는 현상이었다. '더 킹'이 3개 부문(여우조연상, 인기스타상, 편집상), '불한당'이 2개 부문(인기스타상과 촬영상)을 가져갔다.

의외의 결과라고 한다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아이 캔 스피크'가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받는가 하면, 여러 분야에 이름을 올렸던 '박열'과 '남한산성'이 1개 부문('박열'은 여우신인상, '남한산성'은 각본상)에 그치는 이변 아닌 이변을 연출했다.

■ 제38회 청룡영화상 수상작·수상자 리스트

▶ 최우수작품상 : '택시운전사'

▶ 감독상 : 김현석 '아이 캔 스피크'

▶ 남우주연상 : 송강호 '택시운전사'

▶ 여우주연상 : 나문희 '아이 캔 스피크'

▶ 남우조연상 : 진선규 '범죄도시'

▶ 여우조연상 : 김소진 '더 킹'

▶ 남우신인상 : 도경수 '형'

▶ 여우신인상 : 최희서 '박열'

▶ 신인감독상 : 이현주 '연애담'

▶ 각본상 : 황동혁 '남한산성'

▶ 촬영상 : 조형우·박정례 '불한당'

▶ 청정원 인기스타상 : 김수안('군함도'), 나문희('아이 캔 스피크'), 조인성('더 킹'), 설경구('불한당')

▶ 음악상 : 조영욱 '택시운전사'

▶ 미술상 : 이후경 '군함도'

▶ 편집상 : 신민경 '더 킹'

▶ 기술상 : 권귀덕 '악녀'

▶ 최대관객상 : '택시운전사'

▶ 청정원 단편영화상 : 곽은미 '대자보'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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