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국립발레단 ‘말괄량이 길들이기’
꾸준한 인기실감, 시대착오적 비난도···

6월 30일까지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열린다.
6월 30일까지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열린다.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6월 15일부터 시작된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예술의전당에서 알차고 의미 있는 공연들로 진행 중이다. 

국립발레단은 6월 15일부터 20일까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 ‘말괄량이 길들이기’로 관객들을 만났다. 공연 시작 전부터 장애인 희화화 논란, 여성 인권에 대한 편협한 해석 등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카타리나 / 사진 = 국립발레단 제공
'말괄량이 길들이기' 카타리나 / 사진 = 국립발레단 제공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아시아 최초로 라이선스를 획득해 2015년 초연했고, 지금까지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나고 있었다. 모든 무대가 그러지만, 공연을 찾는 관객이 없다면 작품은 연속될 수 없다. 국립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발레’가 가진 여러 딜레마를 깨고, 장벽을 허물고 관객에게 한발 한발 내딛다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예술의전당을 찾았을 때, ‘말괄량이 길들이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공연을 지켜보는 내내, 국립발레단의 무용수들은 작품에 대한 해석이 더욱 성숙하고 단단해졌음을 온몸으로 체감했고, 무용수들은 그들의 몸짓으로 작품과 관객에게 작은 후회도 남기지 않겠다는 열정을 발산했다.

희곡이라면 보통 언변을 통해 웃음을 유발한다.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장르는 ‘코미디 발레’였고, 말이 아닌 무용수들의 몸으로 설명해야 했다. 또한 풍부하되 재치 있는 라이브 오케스트라가 목소리의 높낮이와 톤을 설정해주었고 발레 안무와 몸짓들이 목소리가 되어 관객과 소통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페트루키오 / 사진 = 국립발레단 제공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페트루키오 / 사진 = 국립발레단 제공

 

무용수들은 말이 아닌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이다. 한편의 뮤지컬을 본 듯, 그들은 춤을 추지만 깊은 내면의 연기력까지 선보이고 있었다. 과연 어떤 플롯을 가지고 있을까? 공연 내내 궁금하게 했다. 어떤 동작을 선보일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기대됐고, 공연을 관람하며 이벤트처럼 쏟아지는 웃음 포인트는 뻔하거나 식상하지 않고 관객을 웃게 했다.

 

무용수들의 노력으로 관객들은 웃었고, 발레 축제는 아직 진행 중이다

 

페트루키오와 카타리나 / 사진 = 국립발레단 제공
페트루키오와 카타리나 / 사진 = 국립발레단 제공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 페트루키오는 박력 넘치는 두 개의 솔로 바리에이션으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잇따라 펼쳐지는 익살스럽고 감동적이며 인간적인 세 개의 파드되는 관객들로 하여금 막이 내릴 때까지 두 주인공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했다.

두 무용수의 지지고 볶는 케미가 발랄하고 흥미로웠다. 카타리나가 페트루키오의 사랑을 거절하는 다양한 방법은 다양한 안무로 소화했다. 유쾌한 움직임으로 쉴 틈 없이 볼거리를 선사하며 무대를 빼곡하게 채웠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속 한 장면 / 사진 = 국립발레단 제공
'말괄량이 길들이기' 속 한 장면 / 사진 = 국립발레단 제공

 

소문난 말괄량이 카타리나의 동생 비앙카에게 구애하는 세 남자 루첸시오와 그레미오, 호르텐시오는 같은 동작을 해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설명하듯 극명하게 다른 결을 보여주었다. 특히 풍부한 표정 속에는 텍스트가 담겨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말투와 목소리를 상상하게 하고 더 나아가 구상하게 했다.

주연들을 돋보이게 하는 협무들도 인상 깊었다. 발끝 한 번 더 보여주기 위해 퇴장할 때까지 점프했다. 정해진 틀 없이 뛰어다니는 자유로움. 이를 통해 관객들은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커튼콜, 쏟아지는 환호와 박수세례
'말괄량이 길들이기' 커튼콜, 쏟아지는 환호와 박수세례

 

관객에겐 보이지 않는 무대의 규칙, 약속과 흐름이 음악과 함께 배우들의 몸짓들을 타고 자연스럽게 도달하여 몰입하게 했다. 발레만이 줄 수 있는 여운, 무용수들의 손짓과 발끝, 동작의 성공과 마무리를 통해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가진 에너지를 관객에게 선물했다.

한편, 제11회 대한민국발레축제는 6월 30일까지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스페셜갈라’, 기획공연, 공모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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