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대구문화창작소 김상우 / 사진=이재봉

지난 5월 7일, 재능 있는 젊음이 화려한 앙상블을 선보이는 제4회 한춤페스티벌이 대구 퍼팩토리소극장에서 열렸다. 

대구문화창작소와 아정무용단이 주최하는 한춤페스티벌은 우리 전통춤이 가진 고유의 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개최하는 행사로, 젊은 춤꾼들에게 자신의 역량을 뽐내며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제4회 한춤페스티벌 커튼콜 ⓒ이재봉
제4회 한춤페스티벌 커튼콜 ⓒ이재봉

 

아정무용단의 손혜영 대표는 참가하는 모든 이에게 더 큰 꿈을 선물하는 시간이길 바란다며 역병으로 인해 표출하지 못했던 이들의 열정은 응원했고, 퍼팩토리소극장 이재봉 대표는 춤을 향한 갈망을 춤이 허락할 때까지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춘앵전(출연 박선영, 임정은)이 고운 한삼으로 공중에 오색의 수를 놓으며 관객의 시선을 앗아갔다. 섬세한 몸짓으로 우아한 선율을 그려가는 무대였다.

 

제4회 한춤페스티벌 '춘앵전' 박선영, 임정은 ⓒ이재봉
제4회 한춤페스티벌 '춘앵전' 박선영, 임정은 ⓒ이재봉

 

이어지는 무대는 살풀이춤(출연 이명진). 긴 천으로 만들어내는 하얀 물결이 춤과 춤 사이를 이으며 품위 있는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무대 위 여백을 채우는 무용수와 천의 호흡이 인상적이었다.

이매방류 승무(출연 이소정)에서는 힘 있는 동작과 함께 북의 울림을 선보였다. 북과 함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다. 소극장을 울리는 북가락이 춤으로 쌓인 서사의 절정을 이루었다.

꽃부채를 든 화선무(출연 김도연)는 그저 즐겁게 춤을 추고 있는 무용수의 손에 우연히 부채가 쥐어져 있는 듯한 자연스러움으로 흥겨운 무대를 선사했다. 

 

제4회 한춤페스티벌 '살풀이춤' 이명진, '가인여옥' 강민지 ⓒ이재봉
제4회 한춤페스티벌 '살풀이춤' 이명진, '가인여옥' 강민지 ⓒ이재봉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는 왕비의 춤, 태평무(출연 이서현)는 다채로운 장단에 은은한 미소, 화려한 발놀림을 보태며 희망찬 춤사위를 무대 위에 새겨넣었다.

공연이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철그렁 소리를 내며 눈과 귀를 집중시키는 진주검무(출연 이선경, 장현진)가 펼쳐졌다. 양손에 칼을 쥔 두 무용수가 서로의 칼이 맞부딪히지 않게 정밀한 간격을 유지하며 자유롭게 춤추었다.

가인여옥(출연 강민지)의 섬세한 짓과 수수한 부채는 단아한 여인의 절제미를 돋우었다.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부채를 다양하게 놀리며 펴놓는 그림에 담담한 수묵화의 정취가 떠올랐다.

 

제4회 한춤페스티벌 '진주검무' 이선경, 장현진 ⓒ이재봉
제4회 한춤페스티벌 '진주검무' 이선경, 장현진 ⓒ이재봉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한영숙류 승무(출연 이유진). 장삼 소매를 유연하게 흩뿌리며 곡선미를 자랑했고, 역동적이고 빠른 리듬으로 무대 위에서 큰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싱그러운 기운으로 가득 찬 여덟 마당의 전통춤 무대가 저마다의 숨은 이야기를 선보이며 막을 내렸다. 젊은 춤꾼을 응원하는 온ㆍ오프라인의 관객과 오늘 자리를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려온 무용수들에게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우리 춤을 추는 젊은 무용수가 전통춤으로 홀로 무대에 설 수 있는 자리가 흔하지 않다. 내로라하는 선배님들의 빛에 가린 채, 묵묵히 연습실에서 자신을 담금질하는 이들에게 있어 한춤페스티벌의 역할이 작지 않다. 끊임없이 춤을 갈구하는 이들이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축제이자 꿈을 잇는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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