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아침 7시 50분 KBS1 방송
[문화뉴스 이예찬 기자] KBS '인간극장'이 '그 바다에 94세 청년이 산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전한다.
70년 가까이 송도 앞바다에서 조개를 줍고 고기를 잡아온 올해 94세의 정덕성 옹은 여전히 송도 앞바다를 지키고 있다.
황해도 웅진에서 태어나 스물하나에 맨몸으로 피난 왔던 실향민 청년인 정덕성 옹은 전쟁이 끝난 후 일꾼으로 모내기하러 갔던 집에서 아내를 소개받았고 삼 남매를 낳아 오순도순 살아왔다.
그의 아내는 바다에서도 함께 손발을 맞추던 의좋은 짝꿍이었는데 지난해 5월, 아내는 10년 전에 앓았던 담도암이 재발해 손쓸 겨를도 없이 세상을 떠났다.
모친상을 치르러 온 딸 춘경(61) 씨는 맥없이 앉아 계신 아버지를 지켜보다 결국 한집살이를 결심했다. 이제는 그녀가 아버지를 바다까지 차로 모시고 함께 물에 들어가 그물을 걷는다.
고기를 잡는 사리 때가 끝나면 덕성 할아버지는 꼭 아내가 있는 인천의 공원묘지를 들른다. 생전에 그랬던 것처럼 아내와 살뜰히 인사를 나누고 나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다음에 가야 할 곳은 저 멀리 이북 땅이 보이는 임진각으로 그곳에 가 채울 길 없는 그리움을 달래본다. 고향 바로 아래 있는 송도에 터를 잡았는데 어느새 73년이 흘렀다.
바다는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의 길이자 아내와 함께 청춘을 바친 기억의 창고가 되었다. 그렇게 눈물과 웃음이 녹아있는 그 바다에는 94세의 청년이 산다.
1부에서는 바다에만 오면 힘이 솟는 인천 송도의 아흔넷 청년 정덕성 할아버지를 소개한다.
지난해부터 함께 사는 딸 춘경 씨는 환갑의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어부가 되었다.
어느 때보다 고기가 많이 든 날, 생선 바구니를 짊어지고 가파른 방파제를 오르던 덕성 할아버지가 그만 중심을 잃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