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복제·인공지능 소재로 인간성에 대한 질문 던지는 작품
22세기 미래 구현 비주얼, 짧지만 강렬한 액션 돋보여
故 강수연 유작...김현주·류경수 등과 열연 주목
오는 1월 20일 넷플릭스 공개

사진=영화 '정이' 스틸 / 넷플릭스 제공
사진=영화 '정이' 스틸 / 넷플릭스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좀비, 저주, 지옥의 사자까지 독특한 소재로 이야기를 선보여온 연상호 감독. 이번엔 AI(인공지능)와 뇌 복제를 재료로 '정이'를 탄생시켰다. SF적 상상력에 감성을 듬뿍 얹은 작품이다. 때문에 예고편만 보고 화려한 액션 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겠다.

넷플릭스 영화 '정이'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이를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사진=영화 '정이' 스틸 / 넷플릭스 제공
사진=영화 '정이' 스틸 / 넷플릭스 제공

줄거리만 보면 스펙터클한 액션과 모험이 펼쳐질 것 같지만 '정이'는 그와 거리가 멀다. 윤정이(김현주)의 딸이자 전투로봇 '정이'를 개발하는 크로노이드 연구소 팀장 서현(강수연)의 감정을 따라가는 감성 SF다. 모녀간의 사랑을 축으로, 여러 인물들을 통해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 '부산행', 드라마 '방법', '지옥' 등을 통해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를 선보여왔던 연상호 감독의 작품이다. 항상 새로운 시도를 펼치는 연 감독에게는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이' 역시 도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지만,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영화 '정이' 스틸 / 넷플릭스 제공
사진=영화 '정이' 스틸 / 넷플릭스 제공

'전설적인 용병', '미래 전쟁', '뇌 복제' 등의 키워드가 나오는 초반부는 정이를 통해 전쟁을 종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갈수록 서현과 정이의 관계가 중점이 된다. 관객 입장에서는 초반 기대와 상반되니 보면서 의아함이 따를 수밖에 없다. 물론 뻔한 SF액션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어떻든 간에 노선이 초반부터 확실히 정리됐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배경이나 상황에 대해 설명조로 풀어낸다는 점, 위기에 대한 긴장감이 약하다는 점은 지루함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또한 정이와 서현 사이 감정들이 크게 와닿지가 않는다. 머리로는 '정이'에 담긴 의미와 감정들을 이해하지만 마음에 이는 울림은 약한 편.

사진=영화 '정이' 스틸 / 넷플릭스 제공
사진=영화 '정이' 스틸 / 넷플릭스 제공

SF 장르에 기대하는 비주얼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22세기 미래를 구현한 그래픽 디자인, 짧지만 강렬한 액션 등 시각적 완성도가 뛰어나다. 여기에 SF 명작 영화 속 장면들을 오마주해 반가운 재미도 더했다.

고(故) 강수연의 유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 작품이다. 강수연은 엄마인 정이에 대한 그리움부터 로봇 복제와 관련한 죄책감, 혼란 등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해낸다. 정이 역을 맡은 김현주의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 연기는 짧지만 강렬하다. 여기에 연구소장 상훈 역의 류경수가 독특하고 기괴한 인물을 유머러스하게 연기하며 활력을 더한다.

한편 '정이'는 오는 1월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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