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로리' 고데기 열 체크 장면 실화, 청주 여중생 고데기 사건
가해자, 전과 없는 보호처분
유튜버 곽튜브, 파이터 손근호 학교폭력 피해 고백
박하선, 강다니엘, 서신애 학폭 피해 고백 재조명돼

사진 = 넷플릭스 TOP 10 캡처

[문화뉴스 최도일 기자] 지난 12월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흥행과 더불어 드라마의 소재가 된 학교 폭력 문제가 다시금 화두가 되고 있다.

송혜교 주연의 '더 글로리'는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파괴된 문동은(송혜교)이 가해자들을 향해 수십 년간 준비해온 처절한 복수를 그린 드라마다. 주제가 주제다 보니 학교 폭력 장면을 연출할 수밖에 없었는데, 뭇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그중 고데기 열 체크라 불리는 학교 폭력이 드라마가 아닌 실제로 자행됐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충격에 빠졌다.

2006년 '청주 여중생 고데기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드라마의 장면과 유사하게 중학교 3학년 학생 3명이 동급생인 피해자 A씨에게 고데기로 팔에 화상을 입힌 사건이다. 학교 폭력 가해자 3인은 20일간 A씨를 폭행했으며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드라마와 달리 고데기로 화상을 입힌 장소는 체육관이 아니라 교실이라고 밝혀졌다.

사진 = 넷플릭스 '더 글로리' 스틸
사진 = 넷플릭스 '더 글로리' 스틸

'더 글로리'의 흥행과 더불어 이 사건이 재조명되자 가해자의 처분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에 지난 25일 JTBC는 "이 사건의 가해자는 가정법원의 보호처분만을 받아 전과조차 남지 않았다"고 보도해 국민적인 공분이 폭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법원은 소년원 송치 등 강한 처분 대신 부모님, 법무부 보호 감찰관의 주기적 보호관찰을 받는 수준의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으며 이는 소년법 제32조(보호처분의 결정)에 명시된 소년원 송치 등보다 수위가 낮다.

한편 '더 글로리'의 막대한 파급력에 힘입어 학교 폭력에 대한 폭로가 시작됐다. 태국의 경우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태국 리메이크 '함께 가'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옴파왓(23)이 중학생 시절 친구들과 함께 자폐증을 앓는 학생을 향해 학교폭력을 했음이 드러났다.

사진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캡처
사진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캡처

국내의 경우 지난 2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 여행 유튜버 곽준빈이 출연해 과거 학창 겪었던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 다 학교폭력을 당했다. 항상 맞고 다녀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덩치가 되게 작고 키로 꼴찌였다"며 학폭 가해자들이 "매점에서 빵 사 오라든지, 이동 수업 때 책 옮기라든지, 체육복·교과서 빌리고 안 돌려준다든지 혹은 컴퍼스로 제 등을 찌르고 제가 아파하는 걸 보고 웃었다"고 전했다.

또한 TV를 시청하는 학교 폭력 피해자들에겐 "피해자들은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 찾곤 한다. 하지만 절대 본인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진신 어린 말을 건넸다.

사진 = SBS '순정 파이터' 캡처
사진 = SBS '순정 파이터' 캡처

SBS 격투 예능 '순정 파이터'에도 비슷한 학교 폭력 피해자가 출연했다.  파이터명 샌드백으로 출연한 손근호는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에게 샌드백처럼 맞았으며 돈을 빼앗기거나, 여자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바지가 벗겨지는 등의 학교 폭력 피해를 당했다. 

어느 날 본 TV에서 나온 격투기를 보며 변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운동을 시작했고, 파이터의 길을 걸으며 트라우마 극복하는 중이다. 코치와의 실력검증 스파링이 끝나고 프로그램 출연자 추성훈이 전한 "이제 샌드백이 아니에요, 너는 주먹이야"라는 말을 듣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고, 누리꾼은 "힘내자. 응원합니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 = 왼쪽부터 박하선, 강다니엘, 서신애/키이스트, 커넥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신애 개인 SNS 캡처
사진 = 왼쪽부터 박하선, 강다니엘, 서신애/키이스트, 커넥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신애 개인 SNS 캡처

이 같은 흐름에 이어 유명 연예인이 고백한 학교 폭력 피해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배우 박하선은 지난해 SBS 라디오 '박하선의 씨네타운'서 학교 폭력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제 교과서를 창밖으로 버리거나, 교실에 오면 책상을 없애기도 했다"며 "분필로도 저를 괴롭혔다. 제가 반응하지 않아서 괴롭힘이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그 기억이 오래가더라"라며 피해를 당했던 과거를 밝혔다.

가수 강다니엘은 2021년 출연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서 “초등학교 4~5학년 때 형들한테 돈을 뺏기고 형들 눈에 띄면 맞고 그랬다"며 피해 사례를 전했다.

또한 2021년 배우 서신애는 걸그룹 '(여자)아이들' 전 멤버 수진으로부터 중학교 시절 2년간 학교 폭력을 당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더 글로리'의 흥행과 더불어 연일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고백이 올라오는 만큼, 가해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은 물론이고 본질적으로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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