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 이유에 자주 보이는 항목이 있었다.

플라스틱을 박람회 준비 과정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거나,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디자인을 했다는 표현들이 시상 이유 중에 하나로 언급되어 있었다. 

 

친환경적인 기획의 필요성.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에서 사흘 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이다. 나는 한국관광공사에 소속된 통역원으로 일했다. 한국관은 누가 보더라도 볼거리가 많았다. 한복 입기 행사, VR로 한국 관광지를 볼 수 있는 시설, 오징어 게임 콘셉트의 게임 등 다른 국가의 행사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한 눈에 봐도 한국의 행사장은 화려했다.

한복을 입은 안내로봇과 다양한 볼거리들이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한복을 입은 안내로봇과 다양한 볼거리들이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다.

나는 한국 전통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에서 일했다. 네 가지 종류의 차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 마셔볼 수 있는 장소였다. 한국관광공사는 전통차를 잘 모르는 방문객을 위해 키오스크를 준비했다. 스크린에서 건강과 관련된 질문에 답하면, 답변에 맞는 차를 추천해주는 장치였다. 방문객뿐만 아니라 일하는 스태프를 위해서도 좋은 장치였다. 방문객들은 흥미를 보였다.

한복 입기 체험 행사도 인기가 많았다. 방문객들은 화려한 한복에 관심을 보였다. 한복의 종류도 다양했다. 이런 종류의 체험 행사로 관심을 끈 뒤 이것을 한국 관광으로 연결하기에 좋았다. 물론 스태프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많은 방문객에게 한복 입는 것을 안내하는 것은 지치는 일처럼 보였다. 조금 입기 쉬운 한복을 배치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행사가 모두 끝나고 시상식장으로 향했다. 총 11개 카테고리에서 우수한 전시를 한 국가 또는 단체에 시상하는 행사가 있었다. 하나의 카테고리당 3위 단체까지 수상할 수 있었다. KOREA라는 이름이 불리기까지 순서상 많은 수상 단체를 봐야 했는데, 시상 이유에 자주 보이는 항목이 있었다. 바로 친환경이었다. 이번 박람회에서 중요한 시상 기준이 되는 듯했다.

 

플라스틱을 박람회 준비 과정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거나,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디자인을 했다는 표현들이 시상 이유 중에 하나로 언급되어 있었다. 인상적이었다. 한국관을 비롯한 다른 전시관을 생각해봤다. 한국관의 차 마시기 행사장소에는 한번 쓰고 버린 종이컵들이 쌓여있었고, 다른 전시관에는 제품을 포장하기 위해서 사용된 스티로폼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친환경적 기획을 한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걸 해낸 전시관도 많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요소가 시상 이유 중 하나로 자주 언급되는 걸 보면, 주최 측이 환경 문제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수많은 사람과 단체가 모이는 국제적인 행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어마어마할 거다. 행사 기획에서 환경 문제를 세심하게 챙겨야 하는 이유다.

 

문화뉴스 / 최경헌 기자 khchoi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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