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CG기술이 없던 시절 SF영화를 만들어 낸 영화 감독이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크리스토퍼 놀란과 같은 영화계의 거장들이 존경을 표하는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영화 감독 스탠리 큐브릭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금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큐브릭의 50년 영화 인생을 한 편의 영화처럼 만나 볼 수 있다.

'스탠리 큐브릭전'은 총 세 공간으로 이루어졌다. 사진기자였던 큐브릭이 영화감독이 되어 첫 영화를 만들기까지의 시작을 담고 있는 '감독의 탄생'과 주제와 장르를 불문하는 그의 작품을 총망라한 '큐브릭 오디세이', 마지막으로 큐브릭의 미완성 작품 3편과 작품 영감이 된 일상생활 모습, 음악등을 통해 인간으로서 스탠리 큐브릭을 이해 할 수 있는 '큐브릭의 네버 엔딩 스토리' 다.

   
 

우리에게는 흔히 SF의 거장이라 알려져 있지만 1953년 처음 연출한 장편영화부터 199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제작한 총 13편의 영화는 우주, 전쟁, 공포, 역사, 미래 사회, 인간심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크게 세 공간으로 나누어진 것과 더불어 작품별로도 구역을 나누어 전시하고 있기 때문에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작품에 사용된 소품, 대본 이외에도 실제 영화를 요약한 하이라이트 영상도 즐길 수 있다. 그 덕분에 전시장을 모두 보고 나서면 미술관이 아닌 영화관을 다녀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메시지를 담는 작품이다. 때문에 감독의 작품세계와 대중의 생각이 늘 일치하여 좋은 반응을 얻기란 어려운 일이다. 큐브릭 역시 늘 대중의 칭찬이 따랐던 것은 아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도 큰 논란을 불러온 '롤리타(1962)'와 '아이즈 와이드 셧(1999)'은 개봉 당시에도 윤리적, 선정성 문제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원작의 표현을 순화하고 은유적이고 유머러스한 연출 방식을 택하여 인물의 성격을 심도 있게 표현하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고집 있게 선보였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는 큐브릭의 철학과 도전정신이 집대성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인류의 시작부터 우주탐사가 가능한 미래세계까지 광범위한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난해하고 느린 전개로 인해 관객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우주공간의 무중력 상태 표현과 프론트 프로젝션(영사기 앞에 놓인 거울을 통과해 반사 물질로 구성된 스크린에 이미지를 투사시킨다. 배우들은 이미지를 배경으로 하여 연기를 진행한다)의 활용은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특수효과상을 탈 정도로 SF영화계에 창조적인 연출기법으로 남았다.

혹, 스탠리 큐브릭이 누구인지 모르는 독자라 할지라도 그의 영화음악을 듣는다면 단번에 '아! 그 노래, 그 영화!' 라며 무릎을 칠 것이다. 그의 영화음악은 단순한 청각적 효과 이상을 뛰어넘는다. 종교 음악과 팡파레 등을 적절히 사용하여 긴장감을 고조하거나 강조효과를 준다.

장면 하나, 의상 하나, 대사 하나까지 꼼꼼히 정리하고 구상한 그의 생전을 돌아보며 완벽주의자이자 창조자였던 스탠리 큐브릭의 50년 영화인생을 엿볼 수 있었다. '스탠리 큐브릭전'은 3월 1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만나 볼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화뉴스 엄희주 기자 higmlw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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