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두의 창단공연 동이향 작 연출의 떠도는 땅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동이향은 서강대학교 출신으로 한겨레신문 기자로 활약하다가 2007년 국립극장 창작공모에 입선했고, 2008년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 연극부문에 선정된 작가 겸 연출가다.

<떠도는 땅, 2016> <엘렉트라 파티, 2014년> <어느날 문득, 네 개의 문, 2009년> <당신의 잠, 2010년> <내가 장롱메롱 문을 열었을 때, 2011년>을 쓰고 연출하고, <버그는 존재하지 않는 주스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숲을 이룬다> <기차길옆 오막살> <해님지고 달님안고> 등을 집필 공연했고, 2009년에는 최명희 작 <오해>를 연출한 앞날이 기대되는 미모의 여류 작가 겸 연출가다.

<떠도는 땅>은 2014년 창작산실 연극부문 대본공모 당선작으로 2015년 우수작품 제작지원 선정작이 되어 2016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초연작이다.

무대는 흔히 볼 수 있는 농촌마을이다.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시멘트 전봇대가 무대 하수 쪽과 객석에 세워지고, 객석 앞 무대 좌우 좌석에 백발의 남녀노인 인체조형물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무대 상수 쪽 한가운데에 내다버린 것 같은 냉장고가 보인다. 냉장고에는 비닐이 덮여 있다가 출연자들에 의해 벗겨진다. 보트형태의 조형물에 평상을 싣고 출연자가 들여오고 내 가기도 한다. 비닐하우스는 양계장 역할을 하는지, 마을 노인들이 통에 담아내온 닭을 칼로 절단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소품으로 이동 형 트렁크가 등장하고, 무대 맨 앞좌석 가까이에 깊이 파인 직사각의 공간이 보인다.

   
 

내용은 아버지 장례를 치르러 온 아들과 부인의 이야기다. 아들은 20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것으로 설정된다. 아버지 장례를 치른 후 아들은 아버지 소유의 땅을 팔아 빚을 청산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장례 날 아버지의 시신이 없어지고, 시신이 없어지건 말건 아들의 부인은 문상을 온 같은 회사의 젊은 직원과 몰래 정분을 나눈다. 그런데 남편은 부인을 믿고 부인의 동태에 무신경이다. 그리고 빚을 갚아주겠다는 이 고장 후배의 말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런데 이 고장에 웬 낯선 인물이 찾아온다. 아버지를 찾는다는데 그 아버지 성함이 죽은 주인공 부부의 아버지와 같은 이름인 것으로 소개가 된다. 낯선 방문객은 트렁크를 끌고 다니는데 트렁크의 무게가 몹시 무거운 것으로 보아 트렁크 안의 내용물이 심상치가 않은 것으로 짐작된다. 원래 이 땅에서는 양계를 했으나, 주인공 부친의 죽음으로 양계장이 부도가 난 것으로 설정이 되고, 여기서 일을 하던 촌로들은 임금을 받기 위해 닭을 도살해 팔기로 한다. 장례 날인데도 주인공부부의 여식은 친구를 만나러 나가 행방이 묘연하다. 주인공 부인은 같은 회사 직원과 야외 은밀한 장소에서 적나라하게 성행위를 펼친다. 시신이 없어졌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고, 주인공은 시신 없는 장례를 치르기로 한다. 그런데 낯선 방문객의 트렁크 안의 물건이 시신으로 추측되기 시작한다. 주인공의 처와 불륜행각을 벌이던 회사직원이 주인공에게 귀신의 전언이라며 한마디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주인공은 자신의 무능과 죄책감에서 아버지가 남긴 마약을 몽땅 입에 털어 넣는다. 닭을 도살하던 촌로들이 죽은 사람의 시신이 없어진 것과 이 마을에 연쇄살인범이 나타났다는 소문을 이야기한다. 마약으로 의식이 몽롱한 주인공에게 낯선 방문객이 트렁크를 넘겨주고 사라진다. 그리고 난 후 그 주변을 주인공의 딸과 친구들이 놀이를 하듯 배회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작가는 현대연극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세계명작희곡을 외면한 느낌이다. 창작산실 심사자는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을 해도 감동을 주는 작품을 선정하기보다는 희곡 작법만 보고 선정한 듯싶다.

   
 

선종남, 장성익, 김용준, 선노진, 이허원, 오대석, 정선철, 김현영, 박윤정, 전박찬, 이소희, 김석기, 임윤진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관객을 몰입시키지 못하고 허공에 흩어져 사라져 버린다.

드라마터지 김슬기, 무대디자인 손호성, 조명디자인 최보윤, 소품디자인 박현이, 의상디자인 김우성, 사운드디자인 윤민철, 움직임 이소영, 분장디자인 장경숙, 사진 장우제 그 외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이 합하여 극단 두의 동이향 작 연출의 <떠도는 땅>을 좋게 해석하면 현대 표현주의 연극의 한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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