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生] 피리연주자 이영, "윤이상은 서양악기로 우리의 뿌리를 표현한 사람이자 현대음악의 개척자"
[문화 生] 피리연주자 이영, "윤이상은 서양악기로 우리의 뿌리를 표현한 사람이자 현대음악의 개척자"
  • 권혜림
  • 승인 2018.02.1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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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공연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동·서양악단 최초로 교차 연주방식 진행

 

▲ (좌측부터)손혜리, 김희선,성시연,이영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공연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가 오는 2월 23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리는 공연에 앞서 13일(오늘)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날 기자간담회에는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손혜리 이사장, 국립국악원 김희선 실장, 이영 피리연주자, 성시연 지휘자가 참석했다. 

지휘자 성시연은 지난 해 12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떠난 뒤 두 달 만에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과 시기상 맞물려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된 것 같아 기쁘고 연주자로서 반갑다"고 운을 띄우며 윤이상 선생의 음악적 세계를 지휘자의 시각에서 평가했다. 

▲ 성시연(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

성시연은 "윤이상의 뿌리가 '무악'에 잘 나타나 있다. 오보에가 아시아의 전통이라면, 나머지 악기가 서양의 전통을 의미한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와 서양의 두 악기군으로 나뉘어서 조합과 평화, 화합을 이룬다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외국에서 오래 산 윤이상 선생의 기본적 가치관과 뿌리를 상세하게 엿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곡가 윤이상은 '동·서양 음악의 중개자'로 현대음악사에서 높이 평가 받고 있으며 그가 유럽에서 작곡한 100곡이 넘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은 동아시아의 사상과 문화적 전통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는 또 "종묘 제례악의 뿌리가 담긴 윤이상 선생의 곡을 지휘하게 돼 뜻깊다"며 "윤이상 선생 곡의 특징은 물 흐르듯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참 좋다"고 윤이상 선생의 곡을 평가했다. 더불어 그는 "연주자가 조명이 되는 공연이 아니라 작곡가, 한국의 음악과 정신이 조명이 받는 무대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애정과 앞으로의 소망을 밝혔다.

▲ 이영(피리 연주자, 국립국악원 지도위원)

국립국악 지도단원이자 종묘제례악 이수자로 국가무형문화재 제 1호인 이영 선생은 이번 공연에서 '오보에 독주를 위한 피리'에 피리 교차 연주자로 나섰다. 그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시작하기 전에 오보에가 튜닝음을 잡는다. 그만큼 음이 잘 변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런 악기가 어떻게 전통음악을 표현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고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 피리 연주자 이영 ⓒ권혜림 기자

"전통음에는 추성과 태성이라는 게 있는데 '추성'이라 하는 것은 손가락을 빼지 않고 음을 밀어내는 것이고 '태성'은 음을 흘려 내리는 것이다. 우리 전통악기는 이게 매우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걸 오보에로 표현했다는 점이 무척 놀랍고 대단하다"며 오보에가 전통음을 표현해내는 잠재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특히, 피리 독주곡인 '상령산'의 표현이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잘 표현했다"며 "'오보에 독주를 위한 피리'에서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가락 변주곡'과 함께 '상령산'이 연주되는데, 이 두 개의 음악이 서로 연주되면서 새로운 현대음악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든다"며 "관객들의 반응이 기대된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 손혜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손혜리 이사장은 "이 자리를 빌어 국립국악원과 어렵게 시간을 내어 독일에서 한걸음에 와준 성시연 지휘자에 감사하다. 이 공연이 가능했던 것은 윤이상 선생 작품에 대한 가치와 전통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이를 계승하는 것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기 때문에 모두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대한민국 음악을 알리고 전통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짧게 마무리 소감을 밝혔다. 

▲ 김희선(국립국악원 학예실장_국립국악원장 대행)

이번 공연은 윤이상의 작품 중 '예악'과 '무악' 그리고 이 작품들에 영감을 준 전통음악의 교차연주를 통해 윤이상 음악의 뿌리를 확인하는 자리다. '예악'은 1966년 독일 도나우에싱겐 현대음악제에서 성공적인 초연으로 윤이상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으로 전통음악 중 궁중음악의 분위기를 서양오케스트라를 위해 20세기말의 방식으로 다시 만든 곡이다. '무악'은 윤이상은 19세기 조선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가 그의 어머니 순원숙황후의 육십 세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무용전인 '춘앵전'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다.

윤이상의 '예악'과 '무악'은 성시연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데, 지난 해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윤이상의 작품으로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베를린 뮤직 페스티발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 작곡가 윤이상 ⓒ통영국제음악재단

한편, 윤이상은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곡가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윤이상의 삶과 음악세계를 미디어아트를 통해 새롭게 구성하였다. 관객들은 해외여행도 어려운 시대에 유럽에서 작곡을 배우고 세계적인 작곡가로 현대음악사에 영향을 준 윤이상의 굴곡진 삶의 여정과 그의 작품세계를 미디어아트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동·서양악단 최초로 교차 연주 방식으로 진행되며, '종묘제례악', '수제천', '춘앵전'은 조선시대 궁중음악기관 '장악원'의 맥을 잇는 전통음악의 종가 국립국악원의 연주와 춤으로 펼쳐진다. 

▲ 작곡가 윤이상 ⓒ윤이상평화재단

그 동안 윤이상의 작품은 다양하게 무대에 올랐지만 윤이상의 작품과 그 뿌리가 되는 전통음악의 대규모 교차연주는 시도된 바가 없었다.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의 100여명의 단원들과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100여명의 연주자가 한 무대에 오르는 역사적인 공연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주최하고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손혜리)이 주관하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공연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는 오는 2월 23일(금) 저녁 8시 국립국악원에서 열리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 '윤이상, 그 뿌리를 만나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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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혜림 | applejuice@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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