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간지 및 각종 유력지 통하여 계약금 규모 공개

▲ 청소년 대표팀 시절, 연습에 임하는 배지환. 최근 그는 피츠버그와 정식 계약을 맺고 팀에 합류햇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난 10일, 피츠버그의 유력 일간지 '파이어리츠 프로스펙트(Pirates prospects)'로부터 배지환(19)의 계약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현지시각으로 20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소식이 전달됐다. 해당 내용을 작성한 '팀 윌리엄스' 기자는 계약금 규모가 125만 달러라는 점, 그리고 이는 2017-18년 국제 계약금 예산 범위 내에서 측정되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그리고 '파이어리츠 프로스펙트'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는 이미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방망이를 쥔 배지환의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이로써 배지환은 길고 긴 여정 끝에 피츠버그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배지환은 지난해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 결승전 이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금 30만 달러에 사인하며 미국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배지환에 앞서 계약한 국제 유망주(케빈 마이탄 등) 계약에 위법 요소가 있다고 판단, 이를 전부 무효화시키고 배지환과의 계약 역시 승인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당 계약을 주도한 존 코포렐라 단장에게는 영구 제명이라는, 초강도 중징계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 결과와 달리, 배지환에게는 그 어떠한 이면 계약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계약서에 명기된 계약금 30만 달러조차 받지 못했으며, 그 동안 숱하게 거론된 '이면 계약서에 명시됐다'는 60만 달러의 내용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계약이 무효화된 상황에서 국내 복귀를 추진했으나, KBO가 계약 무효 사실보다 계약을 했다는 펙트에 근거하여 배지환에게 '해외파 복귀 2년 유예' 규정을 적용시켰다. 이에 대해 배지환 측에서도 '계약 무효 사실'에 대한 반소를 제기한 상황이었으나, 조기에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던 것이 치명타였다. 법적으로는 '계약 무효 사실'은 당초 행위에 대한 원인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기에 배지환의 승소 가능성은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승소를 하더라도 KBO에서 또 다시 반소를 제기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간 공백을 감안,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 외에도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꾸준히 배지환에 '러브콜'을 보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츠버그 외에도 2~3개 구단이 배지환에 관심을 보였고, 특히 이만수 전 SK 감독(현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몸을 담았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지역 일간지 '삭스 머신(Sox machine)'에서는 구단이 배지환 영입에 적극적이어야 한다(The Sox Should Move on Ji-Hwan Bae)는 제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그 중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피츠버그와 계약에 이르게 된 것이다.

▲ 지역 일간지, 파이어리츠 프로스펙트에서는 이미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배지환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파이어리츠 프로스펙트 홈페이지 캡쳐

비슷한 시간에 배지환의 피츠버그행을 보도한 '벅스 더그아웃(Bucs Dugout)'에서는 조금 더 흥미로운 사실을 공개했다. 파이어리츠가 2011년 해롤드 라미레즈에게 계약금 105만 달러를 안긴 이래로 단 한 번도 70만 달러 이상의 국제 유망주 계약을 맺지 않았다는 점이다(They haven’t exceeded $700,000 since they went a little over a million for Harold Ramirez back in 2011). 그런데, 배지환의 계약으로 인하여 파이어리츠가 국제 스카우트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으며, 이 또한 꽤 유의미한 변화라는 것이다. 강정호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인 유격수를 맞이하는 파이어리츠가 얼마나 배지환에 거는 기대가 큰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전통적으로 피츠버그는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124번째 승리를 거둔 곳도 피츠버그이며, 김병현 역시 피츠버그와 인연을 맺는 등 메이저리그 1세대들이 다녀간 바 있다. 특히 강정호가 포스팅 시스템으로 넥센에서 피츠버그로 이적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현재 피츠버그는 '해적선장' 앤드류 맥커친을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한 데 이어 에이스 게릿 콜도 휴스턴으로 보내는 등 대대적인 선수단 리빌딩 작업에 한창이다. 조만간 배지환이 노릴 빅리그 내야 자원 중에서는 한국팬들에게도 친숙한 조디 머서(32)가 버티고 있다.

한편, 배지환과 함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자유계약 선수로 풀린 유망주 가운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내야수 케빈 마이탄(18)은 이미 지난해 계약금 220만 달러에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 유니어 세베리노(19) 역시 계약금 250만 달러에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하는 등 '애틀랜타발(發) 외국인 유망주'들이 이제는 서로 라이벌이 되어 그라운드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또한, 청소년 대표팀 시절 이탈리아 국적으로 팔에 깁스한 채 홈런을 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레오나르도 세미나티도 신시네티와 계약, 같은 리그의 동일 지구(중부)로 묶여 있어 향후 빅리그에서 조우할 수 있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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