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드디어 나왔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끝나면 바로 데뷔할 것만 같았던 그들은 서바이벌이 시작 된지 1년이 지나서야 대중들 앞에 정식으로 설 수 있게 되었다. YG의 오랜 노력 끝에 빅뱅 이후 9.년.만.에 새로운 YG표 Boy Group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1년 동안 기대하며 기다렸던 WINNER(이하 위너)가 드디어 우리 앞에 정식으로 나타났다. 

▶ 빅뱅과는 다른 YG의 2014 BOY GROUP 

댄스곡이 아닌 트랙을 타이틀 곡으로 내세운 것을 살펴보면 데뷔 초 빅뱅과 닮아있는 것 같지만, 타이틀 곡을 들어보면 빅뱅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YG에서 이런 그룹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최근 YG의 행보를 보면, YG의 음악스타일을 뮤지션들에게 강요하여 고수하는 전략이 아니라 뮤지션의 특성과 능력을 존중하는 또 다른 YG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위너의 데뷔앨범 [2014 S/S]는 힙합적인 느낌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모든 트랙에 멤버들이 참여했고, 대부분의 트랙을 멤버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냈다. 까다로운 양현석 사장의 Taste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아마도 위너 멤버들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시기 이상으로 많은 좌절을 맛보았을 것이고, 아마도 덕분에 완성도 있는 앨범이 만들어졌을 것이며, 그래서 데뷔 시기가 늦어졌을 것이다.

▶ 매력적인 멤버들, 그리고 약간의 아쉬움

개인적으로 YG의 Boy Group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색깔이 뚜렷한 앨범이어서 기뻤고, 오랜 기다림에 보상이라도 하듯 타이틀 곡이 귀에 쏙 박혀서 좋았다. 다만, 데뷔 이전부터 멤버들이 너무 많이 노출이 되어서였을까?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다.

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팀에서 조금 튀는 것 같았던 진우의 보컬이 오히려 강렬한 강승윤과 남태현의 보컬을 뒷받침하기도 하고 중화시켜주기도 한다. [2014 S/S] 에서 진우의 보컬은 랩과 보컬 사이에서 그리고 보컬과 보컬의 사이에서 조화를 이끌어내는 느낌이다. YG스럽지 않게 너무도 곱상한 외모가 준비기간 동안 충분히 다듬어져서 YG의 꽃미남 계보를 이어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민호의 랩 톤이야 워낙 YG에 어울리는 느낌이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지만 승훈의 랩 톤은 기대 이상이었다. YG에 어울리기에, 그리고 위너의 보이스 컬러와 어울리기에는 너무 얇은 목소리가 아닐까.. 했지만, 오히려 그 얇은 랩톤이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민호의 굵은 랩톤과 대조를 이루면서 랩에서 명확한 색깔대비를 통해 음악을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공허해'에서 초반에 나오는 민호의 노래 같은 랩이 '공허해'라는 음악에 완전하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요소라면 후반부에 나오는 승훈의 노래 같은 랩은 공허해가 지루해질 때쯤 주의를 환기시켜 '공허해'에 끝까지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요소처럼 느껴진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은 강승윤의 보컬이다. 보컬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강승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처음 모습을 나타냈을 때에 비해 강승윤의 보컬은 한결 안정되고, 듣기도 편하다. 다만 강승윤의 목소리에 이미 익숙해져서일까…강승윤의 보컬이 다른 멤버들의 보컬이나 랩에 비해서 굉장히 강렬하다. 노래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은데, 조금 튄다고 할까?

강승윤의 보컬에 기본적으로 베어있는 락적인 요소가 여전히 두드러진다. YG가 꼭 힙합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끼부리지마', 그리고 '컬러링'에서는 강승윤의 보컬이 조금 더 힘을 뺀 상태였으면…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이런 느낌은 강승윤이 가장 오래 대중에게 노출되었었고, 또 솔로 앨범을 냈던 경험이 있어서 필자가 지닌 편견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강승윤이 본인의 보컬이 지닌 락적인 요소를 장점으로 잘 살려서 가지고 가는 동시에 여러 장르의 곡에 어울리게 자신의 보컬을 조절하는 것도 강승윤에게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주목할만한 트랙

'공허해'

바비와 B.I.가 작업에 참여한 트랙이다. 듣다 보면 랩에서 약간 바비와 B.I.가 느껴지는 것도 같다. 무엇보다도 도입부분의 송민호의 목소리가 매우 매력적이다. 연기를 잘하는 건지, 아니면 목소리가 원래 매력적인 건지, 송민호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음악에 집중하게 된다. 강승윤, 김진우, 남태현의 목소리의 조화로 듣기 편안한 곡이며, 후반부에 뚜렷하게 들리는 이승훈의 노래 같은 랩에서 이번에는 이승훈의 목소리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음악에 다시 한 번 집중하게 되고, 트랙은 어느새 끝나있다. 개인적으로는 더블 타이틀 곡인 '컬러링'보다 '공허해'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걔 세'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트랙이다. 송민호의 센스가 돋보이고, YG스러운 힙합느낌이 물씬 느껴저서 '아, 이 그룹이 YG의 Boy Group이었지!' 를 환기시켜주는 트랙이라는 생각이 든다. 데뷔 전 WIN을 찍고 있을 때 송민호가 발표했던 '얼레리 꼴레리'와 분위기는 확실히 다르지만 랩 메이킹에서 보이는 송민호의 센스와 장난끼가 돋보이는 곡이다.

   
 

'고백하는거야' & '이 밤'

이 두 곡은 위너의 팬이라면 조금은 익숙할 듯싶다. 데뷔 전 방송 된 위너 TV에서 트랙들의 일부가 아주 살짝 공개된 바 있다. 양현석 사장님이 나름 마음에 들어 했던 남태현의 자작곡이다. 연습하느라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했을 것 같은 훈훈한 남태현이 어떻게 이런 음악을 만들어냈을까.. 가 궁금할 정도로 남태현의 매력이 두드러지는 트랙이다.

'끼부리지마'

강승윤의 보컬이 강하게 다가오는 트랙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그런 강승윤의 보컬이 조금 더 약했으면…하지만. 그만큼 강승윤이 지닌 보컬의 매력이 두드러지는 트랙이기도 하다. [2014 S/S]는 전반적으로 나쁜 남자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이 곡은 정 반대의 곡이다. 가사가 귀엽기도 하고, 분위기도 밝아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트랙이다.

앨범 전반적으로 기존 YG의 느낌을 벗어나 멤버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음악을 한 느낌이라 매우 신선하고 즐거운 앨범이다. 많은 대중들의 기대를 한껏 안고 데뷔한 위너인 만큼, 진심을 담아 노래하고 무대를 즐기는 위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아띠에떠 해랑 artietor@mhns.co.kr

팝 칼럼 팀블로그 [제로]의 필자. 서울대에서 소비자정보유통을 연구하고 현재 '운동을 좋아하는 연기자 지망생의 여의도 입성기'를 새로이 쓰고 있다. 언제 또 다른 종목으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될는지. 여전히 나의 미래가 궁금한 인간. 나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여자, 말 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여자'.
*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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