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Joris Laarman) ⓒ 국제갤러리

참고기사: [문화 生] 혁신적 디자인을 꿈꾸는 요리스 라만, 3D 프린팅 기술로 '디지털 시대의 디자인'을 제시하다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지난 10일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최 중인 '요리스 라만 랩: Gradients' 전시에 참여하기 위해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이 한국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요리스 라만 랩의 두 번째로 전시로 이번 전시는 새로운 기술과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접목시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디자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날로그 시대의 디자인과는 구별되는 '디지털 시대'의 디자인과 이를 접목시킨 3D 프린팅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현재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올해 완공을 목표로 암스테르담에 길이 12.5m, 폭 6.3m의 가교를 제작 중인 요리스 라만은 디자인의 실용성과 미학적 실험으로써의 디자인 사이에서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 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할 3D 프린팅 기술에 대해서도 더 발전시켜나가고 싶은 마음이라 했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디자인과 3D 프린팅 기술의 잠재성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디자이너 요리스 라만(Joris Laarman)

3D 프린팅은 언제 시작했는가?

ㄴ졸업 직후부터 이 쪽 분야에 몸을 담갔으니 2003년 정도부터다. 거의 20년 전이라고 보면된다. 당신이 웃는 걸 보니 많이 놀란 눈치같은데..(웃음)

당신이 워낙 동안이기도 하고 3D 프린팅 기술이 최근에야 각광받는 기술로 알고 있었는데 벌써 15년이 됐다고 해서 놀랐을 뿐이다.

ㄴ그런가. (웃음)

▲ 'Dragon Bench', Joris Laarman

메탈 소재를 이용한 'MX3D' 기술에 대해서 좀 더 묻고싶다.

ㄴ심플하다. 웰딩머신(주조기계)과 로봇팔을 결합했다. 로봇팔의 장점은 반복된 행동이 수만번 가능하다는 것이다. 로봇 자체가 만들어내는 움직임은 매우 단순하고 반복적이다. 다만 움직임을 복잡하게 실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했다. 기계가 금속와이어를 들어올려 옮겨가면서 형태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흥미롭다.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는지?

ㄴ기술 자체는 '용접'(welding)이라는 옛날 기술이다. 전기기류를 써서 와이어를 들어올리고 고무가스를 배출하는 형태의 원시적인 기술을 쓴다. 쉽게말해 금속을 녹여서 용접을 하는 것이다. 파우더를 주입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다.

▲ 작품에 대해 설명 중인 요리스 라만(Joris Laarman)

우리가 흔히 3D 프린터 기술을 생각할 때는 파우더를 주입하는 방식의 80년대의 특허기술을 생각하는데  당신이 가구를 제작할 때 사용하는 방식도 3D 프린팅 기술이라 할 수 있는건지?

ㄴ그렇다. 3D 프린팅 라는 것은 하나의 기술이고 그 안에 여러가지 방식이 존재할 뿐이다. 당신이 예시로 든 것은 기법 중의 하나를 얘기한다. 무엇을 재료로 쓰던 그것은 3D 프린트 범주에 들어간다.

랩실의 규모가 어느정도 되는지?

ㄴ22명에서 60명 정도 된다.

▲ 작품에 대해 설명 중인 요리스 라만(Joris Laarman)

랩실에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아이디어를 내는 단계부터 협업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

ㄴ주조기술자, 코딩기술자 등이 있는데 처음에 내가 아이디어를 내면 프로그래머에게 그 아이디어를 가져간다. 프로그래머에게 구동이 가능한지 물어봐서 돌려보고 파라메트릭 패턴이 안나오면 다시 가져가서 고치고 가능할 때까지 반복한다. 만약에 프로그래머가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는데 괜찮다고 하면 그것을 구현하는 현장기술자에게 가져간다. 그런데 그렇게 가져가도 막상 현장에서 구현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이 모든 단계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렇다보니 아이디어가 마치 테니스공 같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첫 아이디어를 누군가에게 넘기면 끊임없이 주고받는 과정이 시작된다. 

다른사람이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는지?

ㄴ아이디어는 내가 낸다. 내가 보스이기 때문이다. (웃음) 다른 사람도 물론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겠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사실 우리 랩실에서 누가 아이디어를 제시하냐 하는 부분은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부분이다. (웃음)

▲ 네덜란드 키네틱 아티스트 테오얀센(Theo Jansen)과 그의 작품 ⓒ 테오얀센 공식 홈페에지

아까 테오얀센 작가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하기도 했었지만 테오얀센이 하는 작업같은 키네틱 작업은 할 생각이 없는가? 당신이 주로 하고 있는 유기적인 파라메트릭(parametric) 디자인은 키네틱으로 구현했을 때 좀 더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쪽으로 발전시킬 계획은 없나?

ㄴ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당신 얘기를 듣고보니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랩실에 테오얀센 밑에서 일하다 온 사람이 있는데 3D 프린터로 그의 작품을 축소해서 만든 적이 있다. 그의 작품을 청사진으로 만들어서 올렸는데 테오얀센이 웹에서 우연히 우리 작품을 발견하고 긍정적인 코멘트를 달아줬다. 직접적인 협업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간접적인 협업이라고 할까. 일종의 콜라보레이션이다.

[문화 人] 요리스 라만, "효율적인 삶은 곧 일상의 파괴…기술이 우리의 삶을 낫게 하지 않는다"(인터뷰)② 에서 계속됩니다. 

applejuice@mhnew.com 사진ⓒ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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