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학작품 속의 원숭이들이 펼치는 풍자국

   
▲ 고릴라 이스마엘 역의 천효범, 침팬지 이수르 역의 김계남, 원숭이 버질 역의 황위재의 모습이다. ⓒ 제5스튜디오
 
[문화뉴스] 오랜 공백을 깨고 한국 연극무대에 나타난 나상만의 연출로 화제를 모았던 연극 '멍키열전'이 개막 첫 날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3일 첫 무대에 오른 연극 '멍키열전'은 입추의 여지없이 3시 공연과 8시 공연 모두 객석을 가득 채웠다. 특히 소문을 듣고 극장을 찾은 24일 공연에는 관객 30여명이 자리가 없어 돌아가기도 했다.
 
이 연극이 공연되고 있는 미마지 아트센터 눈빛극장 고기문 극장장은 "첫날부터 관객들이 몰려오는 연극은 처음이다. 극장 개관 4년 만의 경사"라며 기대 이상의 흥행몰이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연극 '멍키열전'은 20-30대가 주류를 이루는 대학로 연극과는 달리 관객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7세 어린이부터 70대의 어르신 관객까지 극장을 찾았다. 특히 24일 3시 공연은 부모들의 손을 잡고 찾아온 어린이 관객 20여명이 극장을 찾아 작품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원숭이들의 동물연기와 손오공의 무술연기에 환호성을 질렸다. 
 
이 작품에서 침팬지 '피터' 역(役)을 맡고 있는 최용진은 "연기 인생 26년 만에 첫날부터 객석을 채운 연극은 처음이다. 관객이 많으니까 연기도 쉽다. 그래서 관객을 연극의 4대 요소로 부르나보다"라며 즐거워했다. 
 
연극 '멍키열전'을 단지 관객몰이에만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이 작품은 예술성이라는 연극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연극을 관람한 연출가 정호붕 교수(중앙대 음악극과)는 "일단 재미있다. 끝까지 관객들을 끌고 가는 힘이 넘친다"고 평가했다. 지난 24일 연극을 관람한 한덕치(전 계원예고 연극과 교사) 씨는 "역시 나상만이다. 작품이 깔끔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며 앙코르 공연의 제작비를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연극인 최병규 씨도 "대학로 연극에서 볼 수 없는 수작이다. 연극의 시각성과 청각성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고 오락성이 돋보여 롱런이 예상된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 연극은 31일(일요일)까지 혜화동 미마지 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되며, 오는 10월 연극의 본고장 모스크바에 진출한다. 이 작품은 희곡 단계에서 러시아 국립 슈우킨 연극대학 창설 100주년 기념공연으로 초청을 받았다. 작품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나상만의 역량을 러시아 연극계가 인정했기 때문이다.
 
문화뉴스 이밀란 기자 pd@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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