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파일]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 성매매 보도와 관련한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의 앵커브리핑이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 21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이하 뉴스타파)는 단독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성매매 의혹을 보도했다. 이후 JTBC는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와 함께 25일에는 손석희는 '앵커브리핑/루쉰이 그렇게 말했으니까…'를 통해 언론의 자유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손석희는 삼성그룹 이건희와 관련된 이슈라고 해서 그것이 보도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못 박아 눈길을 끌었다.
 
손석희 앵커의 발언이 화제가 된 이유는 JTBC가 삼성그룹과 특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JTBC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중앙일보'의 홍석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처남이다. 이러한 관계에 대해 손석희는 "힘 있는 대기업이 그 힘을 가지고 언론사들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면 그것은 정당하지 않다. 사실 삼성이 받는 의심은 바로 그런 것이다. 힘 있는 대기업 회장의 문제냐, 아니냐를 떠나 무엇이 저널리즘의 본령에 맞느냐를 놓고 고민할 수 있는 자유도 있어야 한다"라고 간접적인 언급을 남겼다.
 
앞서 손석희 앵커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뉴스 보도와 관련한 경영진의 편집권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당시 손석희는 JTBC로 올 당시에 경영진의 개입이 없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왔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흔들릴 수 없다고 확실히 못 박은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손석희는 대기업과 관련한 문제는 사실이 있다면 반드시 다루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손석희가 진행하는 앵커브리핑은 시청자들에게 인기 있는 채널로 손꼽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25일 손석희가 선보인 앵커브리핑 페이스북 영상은 조회 수 23만 건을 넘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만큼 손석희 앵커의 브리핑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이후 언론사들은 이를 보도하는 언론사와 그렇지 않은 언론사 두 가지로 나뉘었다. 특히 공영방송으로 알려진 KBS는 25일 '심층리포트'라는 채널을 통해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보도했지만, 성매매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협박과 공갈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JTBC의 행보는 달랐다. 특수관계에 있는 삼성과의 관계에 제한을 받기보다는 언론 매체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자 했다. 언론사는 기사나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이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 손석희. 그가 신뢰받는 앵커가 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손석희의 활약이 돋보였던 것은 2014년 4월 16일. 전 국민에게 충격을 안겨줬던 세월호 사고였다. 세월호 사고 당시 JTBC 손석희 앵커는 다른 언론사들과 비교해 가장 심도 있게 세월호 사고를 다뤘다. 오죽하면 시청자들 사이에서 세월호 관련 보도는 JTBC를 봐야 한다는 말까지 돌았을까. 세월호 유가족을 인터뷰하며 눈물을 보인 손석희 앵커의 10초간의 침묵은 세월호 사고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대변한 것이었다.
 
물론 손석희 앵커의 브리핑이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다. 손석희 앵커 브리핑은 사드 관련 보도와 관련해 오역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오역과 관련해 '뉴스룸'을 향한 비난이 속출하자 손석희 앵커는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에 나섰다. 이에 대해 손석희 앵커는"시청자 여러분께 일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을 사과드리고 향후 보도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사과 발언을 했다.
 
지난 2014년 뉴욕타임스는 무려 161년 전에 보도됐던 1853년 1월 20일 자 기사에 등장하는 이름의 철자가 잘못 쓰여있자 이를 교정한 바 있다. 그 누구도 161년 전 기사에 등장하는 사람의 이름이 틀린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를 비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무려 161전에 있었던 일이니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이미 잊혔고, 당사자 역시 더는 살아 있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를 공식적으로 정정했다. 잘못된 철자는 사실과 다르기에 언론사로써 책임지고 수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힘없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힘 있는 사람이 두려워하는 뉴스. 그렇게 가겠다"고 밝힌 손석희의 말처럼. 방송사와 언론사들이 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전유물이 되질 않길. 소비자가 있어야 기업이 있다는 것과 국민이 있어야 나라도 있을 수 있다는 간단한 공식이 지켜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문화뉴스 임수연 기자 jy1219@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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