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남윤성 김진영 김성민, 포수 신진호 '2차 지명 회의 도전'

▲ 한때 두산 베어스의 1차 지명까지 받았던 신일고 출신 남윤성. 텍사스 레인저스 퇴단 이후 여러 곳을 전전한 끝에 이번 시즌 신인지명회의에 도전하게 됐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한때 케이블 TV를 중심으로 한 매체에서는 '슈퍼스타 K'와 같은, 숨은 인재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또한, JTBC에서는 '히든싱어'를 방영하면서 '가수를 진짜 가수로 만들어 주는' 좋은 기획 의도를 지니기도 했지만,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모창 가수들이 실제로 정식 가수가 되어 앨범을 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또 다른 신예들이 프로의 무대에 오르면서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큰 감동을 받고, 이들이 다시 팬들의 사랑을 먹고살면서 스타가 된다.

프로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각 년도마다 많은 고교/대학 야구 유망주들이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보이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이들을 지켜본 프로야구 스카우트 팀은 신인지명회의를 통하여 내일의 프로야구 선수를 선택한다. 그리고 오는 8월 22일에는 이러한 신인들의 데뷔전이라 할 수 있는 '2017 제2차 신인지명회의'가 열린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만나는 유일한 '공식적인 접점'인 셈이다. 케이블 TV에 '슈퍼스타 K'가 있다면, 프로/아마야구에는 '신인지명 회의'가 있는 것이다. 야구 읽어주는 남자/야구 보여주는 남자(이하 '야읽남 야보남') 열한 번째 이야기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해외에서 돌아온 F4, '누가 있을까?'

재미있는 것은 2차 신인지명 회의에 참가하는 대상자가 고교/대학 졸업 예정자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있다.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잠시 해외를 전전하다 돌아온 유망주들도 있다. 이들은 해외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은 이후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복귀 2년 유예 규정'의 적용을 받아 올해에야 신인지명 회의에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은 고교 졸업 이후 국외 유학을 다녀온 경우도 있다. 덕수고 에이스로 불렸던 우완 속구 투수 김진영, 상원고 졸업 후 후쿠오카 경제대학교로 야구 유학을 떠났던 좌완 특급 김성민, 신일고 졸업 후 두산 베어스의 1차 지명을 받기도 했던 좌완 남윤성, 화순고의 특급 포수 신진호가 그 주인공들이다.

좌완 남윤성(개명 전 이름은 남윤희)은 이들 중 가장 나이가 많다. 1987년생인 그는 올해 벌써 29세다. 신일고 3학년 재학 시절, 두산 베어스에 1차 지명을 받을 만큼 촉망받는 좌완으로 거듭났지만, 그의 선택은 해외였다. 그것도 텍사스 레인저스에 10만 달러도 되지 않는 계약금을 받으면서 '헐값'에 제 발로 고난의 길을 택했다. 물론 성과도 있었다. 한때 더블 A 승격까지 눈앞에 두면서 마이너리그에서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잡아갔다. 그러나 부상이 치명타였다. 요령 없이 무조건 열심히 한 것이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았다. 텍사스에서도 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술까지 시켜줬지만, 방출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이후 고양 원더스 1기 멤버로도 이름을 올렸던 남윤성은 공익 근무 요원으로 2년간 군 복무를 해결하고 나서야 신인지명 회의에 나설 수 있었다. 원래 지난해 나올 수도 있었지만, 더 완벽한 몸상태로 프로의 선택을 받기 원했던 남윤성은 1년을 다시 재활과 몸만들기에 열중했다는 후문이다.

▲ 상원고 졸업 이후 후쿠오카 경제대 진학을 선택했던 김성민도 이번 신인지명 회의에 나올 수 있게 됐다. 사진ⓒ김현희 기자

우완 속구 투수 김진영은 사실 모교 덕수고를 이끌던 대들보 중 하나였다. 시카고 컵스가 고교 2학년 때부터 모교를 이끌던 김진영의 모습을 지켜봤고, 바로 이듬해 가장 먼저 해외로 진출한 선수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빠른 볼 최고 구속이 시속 149km에 이를 만큼 빼어남을 자랑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직후였다. 졸업 이후 합류한 시카고 컵스에서도 소정의 성과를 내면서 빅리그 진입을 눈앞에 두었지만, 김진영은 부랴부랴 국내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어 미국에서 편히 야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곁에서 아버지를 지켜야 했던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다행히 아버지의 병세는 차츰 완쾌되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가 됐다. 이에 김진영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물론, 해외 진출을 비롯하여 국내로 돌아온 본인의 선택에 대해서는 조금도 후회는 없다고 한다. 부상으로 돌아온 것도 아니기에 몸 상태는 최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2차 신인지명 회의에서 가장 '핫'한 아이콘임이 틀림없다.

2011년 청룡기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서 모교 상원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고의 순간을 경험했던 좌완 특급 김성민은 사실 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유망주였다. 2학년이었던 2012년 2월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야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볼티모어 스카우트의 국내 야구장 출입까지 불허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볼티모어가 김성민과의 계약을 '없던 일'로 하면서 그는 한때 방황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다행히 일본 후쿠오카 경제대학교로 진학하면서 야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됐지만, 시련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후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이 해제되면서 그도 국내 복귀에 아무런 문제를 갖지 않게 됐다. 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에도 참가할 수 있었지만, 그는 주저 없이 국내 데뷔를 선택했다. 대학 2학년 때에는 시속 147km에 이르는 빠른 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 캔자스시티 로열스 퇴단 이후 만난 신진호. 서울 지방 법원 심리까지 받고 나서야 이번 신인 지명 회의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사진ⓒ김현희 기자

앞선 이들에 비해 화순고를 졸업한 포수 신진호는 정말로 큰 우여곡절을 경험했다. 2014년 4월, 구단에서 자진 사퇴한 그는 2년간 몸을 만들면서 올 시즌 신인지명회의 참가를 기다려왔다. 그러나 전 소속구단인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신진호를 방출(release) 처리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주 : 신진호의 최종 방출일은 2016년 4월로 확인. 방출 처리를 하지 않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신진호의 사정을 전해 들은 이후 바로 방출 처리함). KBO에서는 해외에서 활동했던 선수들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 '계약 기간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간'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없다는 규정의 적용 시점을 방출일로 일괄 해석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급료를 받지 않아 실질적으로 계약이 소멸된 날'로도 해석할 여지도 분명 있었다. 결국, 서울 지방 법원 심리까지 가는 끝에 '신진호의 신인지명 회의 참가 신청서는 받아들이되,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계약 종료일을 방출일이 아닌 실질적인 계약 실효일자로 볼 경우 최종적으로 지명 대상자가 된다.'라는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조만간 KBO에 회신을 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로서는 신진호가 최종적으로 신인지명회의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상당히 큰 편이다.

다양한 사연을 안고 2017 제2차 신인지명회의에 나서는 4명의 선수들. 이들도 물론 기존 고교 3학년, 대학 4학년 선수들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러한 어려운 사정 속에서 이들이 몇 라운드에 구단의 선택을 받을지 지켜볼 만하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