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01 '아수라'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석재현 syrano63@mhns.co.kr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배워갑니다.
[문화뉴스] 주말 100만 관객을 동원해 '뜨거운 감자'였던 영화 '아수라'에 대해서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와 비교 분석해보았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려고 했는가?
ㄴ 아띠에터 석재현(이하 석) : 요즘 흉흉한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접할 때마다 우리는 순자의 말처럼 인간은 본디 악한 존재가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고, 그 때문에 나에게 손을 내미는 상대방이 동지인지, 적인지조차 헷갈려한다. 그래서 불분명한 이들이 넘쳐나는 이 사회를 끊임없는 혼란의 세계인 "아수라장(阿修羅場)"이라고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양미르 기자(이하 양) : 신체적 폭력보다 보이지 않는 폭력이 더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겉으로 확실하게 보이는 폭력을 사용하며 좀 더 경각심을 보여주려 한다. 그래서 안남시라는 한국의 '씬 시티'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아수라'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ㄴ 석 : 먼저, 재개발 설명회 장면이 인상깊었다. 박성배의 연극을 완성시키기 위해 한도경이 뛰어들어 태평조를 공격함으로써 하나의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현실에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니 '내부자들'처럼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게 할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친구따라 강남 간 케이스인 문선모가 박성배를 위해 태평조를 차를 들이받은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이를 기점으로 그나마 착해보였던(?) 문선모 또한 아수라장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양 :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별미인 카체이싱 장면이 단연코 주목받지 않을까 싶다. 좀처럼 한국영화에선 찾아볼 수 없는 편집 기법과 카메라 앵글을 사용했다. 그것만으로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 그리고 김차인과 한도경의 첫 만남이 아직도 생생하다. 김차인이 한도경에게 봉투로 그의 얼굴을 툭툭 치면서 굴욕을 주는 장면은 보는 이들도 약이 바짝 오르게 한다.
 
   
 
 
'아수라'의 후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당신들이 보기에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나?
ㄴ 석 : 김성수 감독이 공들였다던 오히려 카체이싱 장면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그 장면을 끌어내기 위해 쓰인 소재부터 영화 전체 흐름이 방향을 잃은 네비게이션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례식장 씬은 1990년대~2000년대 폭력영화를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하는 바람에 다른 의미의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양 : 여론에서는 개봉 전부터 '남자 영화'라는 말은 줄곧 있어왔고, 이와 관련된 논란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배우 윤지혜가 연기한 '차승미'의 비중이나 역할이 살짝 아쉽다. 초반부 등장 장면의 패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약해진다. 너무나 수컷 냄새를 강조한 듯 하다.
 
   
 
 
그래서 당신들이 생각하는 '아수라'의 평점과 평가는?
ㄴ 석 : ★★★ / 강력한 악끼리의 충돌, 하지만 시종일관 강한 자극은 도리어 거부반응을 불러온다.
 
양 : ★★★☆ / 배역 자기복제'라는 우려를 이겨내는 배우들이 '아수라장'에서 건져낸 지옥 같은 결말. 1.85:1의 화면비의 강점인 두 사람이 등장하는 구도 등이 강렬하게 포착된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카체이싱 장면 구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