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고래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해성 각색 연출의 고래햄릿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이해성은 1969년 부산 출생. 부산 충렬고, 중앙대 국문과 졸업했다. 현재는 극단 고래 대표이자 배우 겸 극작가 연출가로 활동하며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에 출강하고 있는 훤칠한 미남에다 한국연극의 기대주이다.

주요수상경력으로는 2007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남편을 빌려드립니다>, 2007 제10회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고래>, 2008 밀양연극제 희곡상<고래>(작/연출), 2010 창작팩토리 대본공모 선정<살>, 2014 제7회 대한민국 연극대상에 <빨간 시>로 작품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하였고, 2015 서울연극제에 <불량청년>으로 무대예술상을 수상하였다.

극단 고래는 2011년에 창단되어 <고래> <살> <빨간시> <전하의 봄> <사라지다> <불량청년>외 다수 작품을 공연했다. 이해성은 <고래> <살> <빨간 시> <치유> <전하의 봄>그리고 <사라지다>에서 그 자신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펼쳐 보일 수 없는 세계를 무대 위에 그려내고 있다. 독창적일 뿐 아니라, 그의 작품은 현실적이지만 신화적 바탕에 큰 줄기를 세우기도 하고, 만만치 않은 철학적 사유가 내재해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에는 죽은 자와 산자가 함께 등장하고, 시적언어로 대사를 읊조리고, 노래도 부르며, 연극을 몽환처럼 이끌어 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동시대 작가들이 애써 외면하고, 거부하는 인물까지 작품 속에 주인공으로 설정을 해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그렇기에 관객은 그의 작품공연이 시작되면서 도입부부터 극 속에 빨려 들어가게 되어 대단원까지 주시를 하게 된다.

   
 

<고래햄릿>에서도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등장을 한다. 햄릿 부왕의 유령 뿐 아니라, 죽은 뒤 폴로니어스의 유령도 함께 등장한다. 400년 전의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이끌어 와 출연자들이 휴대폰으로 문자를 주고받는다. 열정적인 아르헨티나 탱고에 맞워 클로디어스와 거트루드가 열정적인 춤을 펼치고, 여색을 탐하는 것으로 설정된 클로디어스는 오필리어를 범하기까지 한다.

광대패가 아닌 극단고래 단원들이 농악을 연주하며 등장하고, 햄릿이 연출한 부왕살해 연극장면은 오페라의 유령의 명장면과 주제음악으로 연출된다. 30년 전 클로디어스는 왕이 된 형에게 사랑하던 여인 거트루드를 양보했고, 햄릿은 클로디어스와 거트루드의 사이에서 잉태된 씨였고, 태어나기는 햄릿부왕과 거트루드가 왕과 왕비로 맺어졌을 때 태어난 것으로 설정이 된다. 그 사실을 안 연후에는 햄릿은 숙부가 아닌 친부를 살해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햄릿의 친부로 설정된 클로디어스는 왕 자리를 빼앗으려고 형을 살해하고, 옛 애인 거트루드를 되차지한다. 또 여색을 탐하기에 오필리아까지 범한다. 그런 후 입에 붙은 거짓말로 폴로니어스의 아들 레어티즈에게 햄릿이 오필리어를 강간하고 버렸기에 오필리어가 자살을 했노라고 전한다.

대단원에서 햄릿과 레어티스의 결투장면에서 햄릿 모친 거트루드가 독배를 들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칼에 찔린 레어티스가 자신의 칼날에 독을 바른 것은 자신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를 죽이고 오필리어를 강간한 복수 때문이라고 하니, 햄릿은 레어티스의 부친을 살해한 것은 고의가 아니었고, 오필리어를 범한 적이 결코 없노라고 한다. 그제서야 레어티스는 클로디어스에게 속을 것을 알고 클로디어스의 흉계와 거짓을 햄릿에게 알리니, 분노한 햄릿은 클로디어스를 살해한다. 그 장면에 햄릿부왕의 망령과 폴로니어스의 망령이 등장해 시종일관 사태를 지켜보고 결말이 나자 두 망령은 퇴장을 한다. 첫 장면에서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등장한 햄릿 부왕의 망령은, 햄릿에게 복수하라고 말 대신 심판하라는 소리를 하고 대단원은 역사적 심판으로 결말이 난다.

무대는 두 개의 커다란 소대를 기둥처럼 세우고, 정면에 두 계단 높이의 대와 그 오른쪽에 욕조를 세운 것 같은 조형물이 있고, 그 앞에 평상처럼 생긴 긴 탁자를 놓아 장면변화에 따라 이동배치하기도 한다. 정면에 영상을 투사해 출연자의 심적변화를 나타내기도 하고, 영국군의 진출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하기도 한다. 잉글랜드의 장수 포틴브라스가 등장할 때에는 긴 보조다리를 착용해 엄청난 큰 키의 인물로 설정이 되고, 극중극에 등장하는 남녀 배우의 가창력은 실제 뮤지컬 배우인 듯싶은 기량을 드러낸다.

   
 

지춘성, 이영숙, 정원조, 김동완, 이대희, 홍철희, 이지혜, 최지숙, 유민경, 최준수, 허지행, 신장환, 이운호, 백유리, 안영주, 이명신, 오찬혁, 이사랑, 박윤, 김혜진, 이은주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은 물론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은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폴로니어스 지춘성, 클로디어스 김동완, 거트루드 이영숙의 연기는 살만하다.

무대 서지영, 조명 성미림, 음악 김동욱, 영상 윤형철, 분장 장경숙, 사진 이지락, 드라마투르그 이단비, 연희 제희찬, 의상 장원경, 탱고안무 양동탁, 안무 김유진, 조연출 최지숙 남기헌 임소은, 기획 이현정 변신영 이송이 양이배 한아름 주최 주관 광진문화재단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노력과 열정이 합하여, 극단 고래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이해성 각색 연출의 <고래햄릿>을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해도 좋을 걸작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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