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 버틀러'의 주진모-김법래, '스칼렛 오하라'의 바다-서현 등 명품 캐스팅

   
▲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출연진과 박영석 프로듀서(가장 왼쪽), 유희성 연출(가장 오른쪽)이 제작발표회를 마치고 '포토 타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게 될 거야." 1939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 장면에서 비비안 리가 연기한 '스칼렛 오하라'의 명대사는 시간이 흐른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1936년 마거릿 미첼이 11년의 자료조사와 집필 기간 끝에 만든 소설은 6개월 만에 100만 부 발매를 돌파했고, 2년간 베스트셀러 1위를 석권했다. 1939년 당시 최고액 판권비와 제작비로 제작된 영화는 당시 미국 인구의 절반인 6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2014년에 인플레이션 반영한 '미국 영화 사상 최고 박스오피스 수익'기록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소설과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2003년 프랑스 대작 뮤지컬인 '십계', '로미오 앤 줄리엣'의 제작진이 만든 '뮤지컬' 초연에서 9개월 만에 90만 명이 관람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프랑스 뮤지컬 제작자와 미국 원작자 저작권 관리 협회 협의를 거쳐 소설 출판 80주년인 내년 1월 9일부터 2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아시아 초연을 하게 된다.

아시아 초연을 앞두고 10일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박영석 프로듀서, 유희성 연출, 변희석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 '레트 버틀러' 역을 맡은 주진모, 김법래, '스칼렛 오하라'를 맡은 바다, 서현, '애슐리' 역의 마이클리, 정상윤, '멜라니' 역을 맡은 김보경, 유리아, '마마' 역의 정영주, 박준면, '노예장' 역에 한동근이 참석했다.

박영석 프로듀서는 "이 뮤지컬을 접한 것이 4~5년 전이었다. 영상으로 먼저 접했는데, '미국에서 하는 것이 맞는데 왜 원래 프랑스에서 했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생각 끝에 원작자 마가렛 미첼의 순수성과 프랑스의 감수성이 합쳐진 좋은 작품인 것 같다"며 이 작품의 한국 추진 의의를 말했다.

박영석 프로듀서는 이번 작품의 캐스팅에 대한 비화도 소개했다. "프랑스에서 캐스팅에 상당한 제한을 뒀다. 프랑스의 자유, 평등, 박애 정신에 부합되기 위해 '흑인 배역' 캐스팅이 상당히 중요했는데, 프랑스에서 라이센싱을 받을 때 '흑인은 흑인이 해야 한다'라는 조건을 뒀다. 그래서 국내에 거주 중인 흑인 오디션을 따로 보려고 했고, 해외 배우 에이전시를 둘러봤지만 역량 있는 배우를 찾기 힘들었다. 그 대신 '태닝'을 하는 것으로 협상했다. '스칼렛 오하라' 같은 경우는 처음엔 이미지에 대한 제한 요소를 뒀다. 바다는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좋은 연기를 했기 때문에 프랑스에서도 인정했다. 서현은 '스칼렛 오하라'의 극 중 나이와 비교도 했고, 뮤지컬 '해를 품은 달' 연기 자료와 음악 파일들을 프랑스와 공유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레트 버틀러'같은 경우는 동명의 영화가 유명했기 때문에, 영화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생각을 했다. '레트 버틀러' 다운 남성미, 디테일, 뮤지컬이다 보니 노래도 잘해야 하므로 여러 오디션을 봐서 최종적으로 영화배우 주진모가 선정됐고, 김법래는 역시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프랑스에서도 좋은 관심을 보였었고 선정을 하게 됐다"고 캐스팅 선정 이유를 밝혔다. '레트 버틀러' 역으로 한 명이 더 캐스팅됐지만, 이번 제작 발표회에선 공개하지 않았다.
 

   
▲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주진모, 서현, 바다, 김법래(왼쪽부터)가 '레트 버틀러'와 '스칼렛 오하라' 역할을 맡았다.

유희성 연출은 "노래와 기본적인 사항은 프랑스 원작과 상당히 같다"며 "그러나 미장센, 무대 안무, 연출은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독창성을 보여주고자 연구했다. 프랑스 원작처럼 연기 따로 노래 따로가 아니라,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다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모두 어우러진 멋진 작품이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배우들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하다 생각하다. 굉장히 프로패셔널 하지만 시간을 최대한 많이 할애해서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협조해달라는 부탁을 한다"며 자리에 있는 배우들에게 이번 작품에 대한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레트 버틀러'로 낙점된 주진모는 "뮤지컬 신인배우 주진모입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떨리고 부담스럽다"며 "제가 뮤지컬에 대한 동경은 항상 하고 있었지만, 워낙 영화나 드라마에 캐스팅되다 보니 이럴 기회가 딱히 없었다. 전작인 장편 드라마 '기황후' 이후 체력적으로 소진된 상태에서, 이 뮤지컬 소식을 들었다. 다른 드라마 대본들 사이에 기획서를 본 순간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깊은 여운을 느꼈고, 누구나 남자 배우라면 '레트 버틀러' 역할이 탐이 나기 때문에 주저 없이 이 작품을 택했다. 원작 배우 클라크 케이블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스칼렛 오하라' 캐스팅을 듣고 나서 어떤 기분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이런 진중한 분위기에 제가 웃기려 하니까 이상한데, 바다 씨가 '스칼렛 오하라'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예전에 바다 씨가 제가 출연한 '미녀는 괴로워'에 뮤지컬을 하는 것을 두 번 본적이 있는데, '내가 출연한 영화인데 이렇게 새롭게 재해석이 되었구나'에 안심과 기대가 됐다. 서현 씨가 한다는 이야기에 저도 뮤지컬을 하는 것에 놀랄 노자였지만, 서현 씨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한다. 지인들과 있을 때 캐스팅을 들었는데 다들 '신난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소녀시대'였기 때문이었고, 속으로 감사한다고 생각했다"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법래는 "'레트 버틀러'를 맡아서 영광"이라며 중후한 바리톤 보이스로 인사를 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초연 당시 종지기 '콰지모도' 역을 맡아 한 여자를 사랑하는 역할을 했었다는 그는 "이 작품과 내용은 비슷하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달랐던 것 같다. 항상 나쁜 남자, 악역만 맡다가 이런 작품을 하게 되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서현은 "여배우라면 누구나 꿈꾸고 욕심낼만한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가 '스칼렛 오하라'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한 여자의 삶을 거침없이 보내줄 수 있는 캐릭터일 것 같다. 어리고 천진난만한 소녀의 모습부터 강인한 숙녀의 모습까지 모든 것을 보여주는 만큼 욕심이 나는 캐릭터였다. 아직 배우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 이번 '스칼렛 오하라' 역할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훌륭한 선배님들과 이 작품을 하게 되어서 영광스럽다"고 작품 참여의 의의를 설명했다.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스칼렛 오하라'를 가장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원작 소설과 영화도 수도 없이 많이 보며 연구했다"는 그녀는 "'소녀시대' 멤버들이 제가 뮤지컬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는 "이번 '스칼렛 오하라' 역할을 맡게 되면서, 여배우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린 시절 연극이든 어떤 장르든 간에 '스칼렛 오하라' 역할을 하고 싶었다. 외모는 아니었으리라 생각은 되지만, 왠지 '스칼렛 오하라'와는 잘 어울릴 것이라고 SES 시절에 사람들이 저를 뽑아준 적이 있다. 강인한 여성상 때문에 그럴 것으로 생각된다. 이 캐릭터를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 다부지게 해보려 한다. 주진모 씨나 (김)법래 선배님이나 모두 같이 해보고 싶었던 선배님들이었다. 마이클 리 오빠와도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도 친했었는데, 팀워크가 상당히 좋을 것 같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레트 버틀러'를 맡은 두 배우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묻자 "김법래 선배님과는 호흡을 상당히 많이 해서 선배님한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주진모 씨는 처음 뮤지컬 도전이라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동료로 상당히 기대되고, 은막의 스크린 스타에서 보여준 섬세한 내면 연기를 많이 배워서 무대에서는 좋은 파트너로 연기하길 기대된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힌 책이자, 전 세계 12억 명이 관람한 작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과연 국내에서 '뮤지컬'로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초연을 약 두 달 남은 현재 관심이 집중된다. 그리고 이 배우들이 당시의 아이콘이었던 클라크 케이블과 비비안 리의 '레트 버틀러'와 '스칼렛 오하라'를 어떻게 표현할지 역시 주목된다. 13일부터 첫 티켓 예매를 오픈하며, 조기 예매 20%, 3~4인 패키지 최대 2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R석 14만 원, OP & S 석 12만 원, A석 8만 원, B석 5만 원에 예매할 수 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 문화뉴스 장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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