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 대관 탈락 항의, '연극인 궐기대회'로 이어져

   
 

[문화뉴스] 한국공연예술센터가 2015년 대관 심의에서 '제36회 서울연극제'를 탈락한 데 항의를 시작해온 연극계가 궐기대회를 열어 그 대응 수위를 높였다.

'서울연극제지키기 시민운동본부(이하 시민운동본부)'가 4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연극인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1977년부터 시작돼 내년 36회를 맞이하는 '서울연극제'는 아르코예술극장을 중심으로 열리는 한국 연극을 대표하는 공연예술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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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날씨에 열린 이 날 행사는 서울연극협회와 대학로 상인회 등으로 구성된 '서울연극제지키기 시민운동본부' 구성원, 연극연출가 김의경, 극작가 노경식 등 연극계 원로와 서울에 있는 극단 관계자 약 200여 명이 모여 진행됐다.

박장렬 서울연극협회장 겸 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오늘 이 시간까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공연예술센터 이 세 단체에선 어떠한 공식적인 접촉이 없는 상태"라고 최근 진행된 경과를 설명했다. "이 단체들이 가만히 시간이 흐르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사태가 2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어 '서울연극제' 집행부로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동시에 분노가 느껴진다"며 "시민운동본부는 끝까지 할 수 있는 행동과 목소리를 포기하지 않고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수 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원로 연극인들의 견해를 밝힌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를 보면 원로 연극인들은 "한국공연예술센터는 대관을 거부할 권리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35년이나 계속되어 온 한국연극의 대표적 연례행사가 아무런 사전협의나 조처 없이 대관이 거부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일개 대관기관이 '서울연극제'의 개최를 무산시킬 권리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 박장렬(왼쪽), 김태수(오른쪽) '서울연극제지키기 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가 '연극인 궐기대회'에서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날 행사는 중간마다 문화행사가 열렸다. 혜인 스님이 참석해 넋전춤 퍼포먼스를, 박창근이 '일어나'를 불렀다. 그 후 박장렬, 김태수 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가 결의문을 낭독했으며, 이어 진행된 아리랑 퍼포먼스로 '궐기 대회'는 마무리됐다.

같은날 오후, 이번 대관 탈락 결정에 관해 한국연극배우협회도 성명을 발표해 목소리를 함께 냈다. 최성웅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사태를 벌인 책임자를 조사하여 문책하고, 심의과정과 위원을 공개한 후 재심의를 해야 할 것이며, 유인화 한국공연예술센터 센터장을 비롯한 책임자들은 진심 어린 사과 후 스스로 물러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연극협회도 성명서를 공개했다. 윤봉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을 비롯한 각 지역 연극협회 지회장들은 "연극인들은 어떤 특별한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연극의 고향인 대학로에서 마음껏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며 "시민과 함께 예술의 아름다움을 누리고자 이번 '서울연극제' 탈락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시민운동본부는 온라인에서 '서울연극제 지키기 운동'을 페이스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아고라를 통해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다. 또한, 매일 오후 아르코예술극장 앞에서 연극인들이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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