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언제부턴가 남녀를 사귀기 전 단계를 의미하는 신조어 '썸'이 등장했다. '썸'이라는 말의 단계를 공식 규정하면서, 오늘날 젊은 남녀 관계는 가벼워지고 만남의 책임은 없어지니 그 사랑은 더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 등장한 영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5년 첫 로맨틱 코미디로 찾아올 '오늘의 연애'가 그 주인공이다.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된 영화 '오늘의 연애' 제작보고회가 16일 CGV 압구정에서 열렸다. 이번 제작보고회엔 박진표 감독과 이승기, 문채원이 참석했다.

박진표 감독은 "'오늘의 연애'는 우리 카피에도 있지만 '썸'타느라고 속 타지 말고 좀 부딪치고 깨지면서 깊은 연애도 해보고 사랑을 해보자는 의미로 제작된 영화인 것 같다"고 제작 의도를 말했다. "배우들이 정말 이 나이 때 맞는 보석 같은 연기를 했다"며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연애만 하면 매번 100일도 못 가서 여자들에게 차이는 순수한 초등학교 선생님 '준수' 역을 맡은 이승기는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이라 너무 긴장된다"며 "영화를 하게 될 날이 올 거라는 꿈만 꿨는데 현실로 다가와서 영광스럽다"고 배우 데뷔 10년 차에 첫 영화 제작 발표회 인사를 마쳤다.

이에 박진표 감독은 "이승기는 10여 년 동안 연기로 내공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에 영화로 처음을 같이 하고 싶었으면 좋았을 배우라 생각했다. 그 처음을 저한테 덥석 줘서 고마웠다"며 재치로 이승기를 캐스팅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기는 '너희들은 포위됐다', '구가의 서', '더킹 투하츠' 등 브라운관에서 수많은 드라마로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확실히 전해지는 매체가 달라서 그런지, 미처 브라운관에선 생각하지 못한 세세한 면이 영화 스크린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자연스러운 게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 드라마는 만들어나가는 컷도 있고 친절한 앵글로 설명해준다. 이에 반해 영화는 관객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장면은 보여주고 관객들의 판단에 맡긴다"며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폼 안 잡고 연기한 것 같다"고 TV와 영화의 차이점을 말했다.
 

   
 

미모의 기상 캐스터로 18년 죽마고우 '준수'와는 '썸'만 타는 '현우' 역을 맡은 문채원은 "2년 전 '최종병기 활' 이후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했는데 첫 주연 작품"을 하게 됐다며 "감독님과 승기 씨와 함께 해서 매우 즐겁고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승기와 문채원은 지난 2009년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 이후 5년 만에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문채원은 "드라마에선 제가 짝사랑 하는 관계였고, 한효주 씨랑 잘 되는 내용이었다"며 "이번에는 18년 동안 '썸'타는 관계여서 기분도 좋고 호흡도 아주 잘 맞았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문채원은 이어 "나중에 기회가 되어서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경림이 드라마와 영화 중 어떤 분야가 더 좋냐는 질문을 하자 "개인적으로는 또 영화였으면 좋겠다"며 "영화 작업이 드라마 작업보단 대화도 많이 할 수 있어서 더 많이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고, 그땐 조금은 더 쎈 이미지로 만나도 될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이승기는 "한국의 로자먼드 파이크는 문채원"이라며, "생각하니 '나를 찾아줘'같은 스릴러도 한 편 같이 찍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해 참석한 취재진들을 폭소하게 했다.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 역을 맡은 '로자먼드 파이크'는 소름 끼치는 연기로 내년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한편, 박경림이 "그럼 승기 씨가 밴 에플렉 역할을 하는 건가요?"라고 묻자 이승기는 "벤 애플렉 체격에 맞게 살을 좀 찌워야겠다"고 대답했다.

사회를 맡은 박경림은 두 배우에게 여자 문채원과 남자 이승기는 어떤지 서로에게 물어봤다. 이승기는 "문채원 씨는 상반된 두 가지 매력이 있다"며 "그전 작품을 보면 진지하고 어두운 캐릭터들을 연기했었는데, 이번 작품을 보면 본인은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웃음) 애교도 많고 숨겨놨던 밝음과 귀여움이 있어서 좋다"고 답했다.

문채원은 "유머러스한 것이 매력인 것 같다"며 "그게 과하지 않으면서도 몸에 밴 듯 같은 말을 해도 재미있게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이 사람으로, 배우로도 매력적인 것 같다"며 화답했다.

한편, 박진표 감독은 제작발표회에 상영된 제작 후기 영상에서 '10원어치'라는 표현을 배우의 연기 지시 때 보여줬다. 이에 대해 박진표 감독은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지시할 때 10%나 20% 좀 더 살려봐라, 줄여봐라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10원'이라 말하면 귀여워 보이기 때문"이라며 이유를 밝혔다.

박진표 감독이 "승기나 채원이 저랑 나이 차이도 있으니 좀 더 쉽게 다가가고자 한 시도"였다고 말하자 이승기는 "'10원어치'만 더 해달라는 것은 '네가 한 연기가 좋았는데, 조금만 더 해 보자'는 긍정적인 의미인 것 같아서 더 좋은 것 같다"며 "저는 '30원'까지 들어봤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느낀 '30원'이 '다시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100원'은 '연기 그만해라'. 그리고 '1,000원'은 '계약 취소해라'이지 않나 싶다"며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박진표 감독은 "'50원'이 다시 연기하라는 수위인 것 같다"고 답했고, 문채원은 "저는 한 '30원'까지 들은 것 같다"며 "'50원'은 '효봉'역을 맡은 정준영인 거 같다"며 없는 사람을 이야기해 현장의 분위기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마지막 인사로 문채원은 "요새 영화 '나를 찾아줘'처럼 옆 사람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수많은 썸을 꼬집는 것도 있지만, 옆 사람이 더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느끼게 되는 작품이다. 연애는 더 기분 좋으려고 하는 것이니, 이 작품도 기분 좋은 영화로 기대했으면 좋겠다"고 영화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이승기는 "엊그제 영화관에 가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고 왔다"며 "정보가 없이 혼자 봐서 민망할 정도로 펑펑 울었다"고 밝혔다. "노부부의 사랑을 보고 20대가 감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며 '다들 진정한 사랑을 바라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오늘의 연애'로 청춘들이 '우리의 사랑은 몇 점인가 체크하는 것' 보다 '진짜 사랑이 저런 거였지'라는 마음으로 훈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음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죽어도 좋아'부터 '너는 내 운명', '내 사랑 내 곁에' 등 다양한 사랑 이야기로 많은 관객을 웃고 울렸던 박진표 감독의 신작 '오늘의 연애'는 내년 1월 15일 극장에 개봉된다. 과연 이 작품이 진짜 사랑에 대한 깊이 있는 감정을 표현했을지 기대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 문화뉴스 장용훈 기자]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