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다이아몬드처럼 나이도 캐럿이 높을수록 값이 나가는 거야."

연극 'Forty Carats-연상의 여자(이하 40캐럿)'는 40세의 이혼녀 앤에게 25세의 연하남 피터가 청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앤과 피터는 그리스 여행에서 만나 서로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앤은 하룻밤의 로맨스를 뒤로하고 말없이 뉴욕의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우연히 피터와 다시 만나게 된다. 피터는 나이를 이유로 자신을 거부하는 앤에게 열정과 도전과 모험을 다 해 사랑하자고 한다.

작품은 급격히 변화되어 온 요즘의 시대상을 반영하여 등장인물의 심리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남녀관계에 대한 변화된 사회상을 표현했다. 상당한 나이차에도 이 둘의 사랑이 보통의 일반적인 남녀관계와 내면적으로는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앤과 피터의 사랑 외에도 10대인 트리나와 40대 후반의 에디 간의 로맨스가 곁들어진다. 트리나는 남편과 아빠 같은 느낌을 동시에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에디는 17살의 아가씨와 45세의 남자는 아주 이상적인 결합이라는 이유로 서로를 선택한다. 이는 남녀 간의, 나아가서 모든 인간관계의 애증의 양태를 보편적 차원에서 바라보게 하는 극적 장치로 기능한다.

연출진은 공연을 위하여 무엇보다 연기자들이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도록 캐스팅에 신경을 썼다. 연기와 함께 진행되는 조명, 음향도 장면 전환과 극의 분위기와 조화롭다. 배우들의 의상 변화, 특히 빌리와 에디의 화려한 의상을 비교하며 공연을 감상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다만 극의 설득력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 앤은 나이를 이유로 피터의 사랑을 거절하지만, 본인은 "다이아몬드로 치면 40캐럿이라고!"라며 나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나이로 인한 갈등도 극 후반부에 잠시 두드러질 뿐이다. 결국, 이 둘의 사랑은 큰 위기 없이 결말을 맞는다. 서브플롯인 트리나와 에디의 이야기도 싱겁다.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10대와 40대 간의 사랑을 다루지만 그를 뒷받침하는 이유가 부족해 공감하기 어려웠다. 한정된 공연 시간에 서브플롯까지 자세히 담아낼 수는 없었겠지만, 보충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제이알렌 원작인 연극 40캐럿은 1968년 '아가씨와 건달들'의 작가 에이브 버러우스 연출로 초연되어 브로드웨이에서 히트되어진 코미디작품으로, 그 해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고 주연여배우 줄리 해리스는 토니 연기상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브로드웨이 히트 코미디에 이어 1973년 영화화됐다.

본 공연에는 앤 역으로 섹시한 매력과 보이스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장설하 배우가, 연하남 피터 래썸은 원조 꽃미남 배우 김승현이 맡아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을 선보인다. 이외 한국연극배우협회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한 김용선 배우를 필두로 연극파 배우 장두이, 조현건, 조문경, 박인서와 신예 성용원, 김가연, 이민영이 출연한다. 고품격 로맨틱 코미디 '40캐럿'은 2월 8일까지 예그린 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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