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29일(토)부터 3월 29일(일)까지 전시 '빈 산에 갓 비 내린 뒤'

출처: 보두앙르봉서울, 전시 '빈 산에 갓 비 내린 뒤' 포스터

[문화뉴스 MHN 오윤지 기자] 대만 출생 작가 우아선(A-Sun Wu)과 팔로마 장(Paloma Chang)이 전시 '빈 산에 갓 비 내린 뒤(In the Hollow of the Mountains After Rain)'를 개최한다.

전시명은 중국의 서정시 형식을 완성한 3대 고대 시인 가운데 한 명인 왕유(王維)의 중국 황산(黃山)에 대한 율시 '산거추명(山居秋暝)'의 첫째 구에서 비롯한다. 우아선의 수묵회화 시리즈의 단초가 되기도 한 황산은 아름답고 수려한 산세로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매혹시켰다.

우아선의 작품에서 단연히 돋보이는 주제는 원시적인 에너지이다. 그의 조각과 수묵회화에서는 형상을 경계하는 뚜렷한 선 대신 거친 스케치 선들이 긴장감을 구현하며 일종의 힘을 방출한다. 1971년부터 유럽, 북미, 아프리카, 남미, 폴리네시아 전 대륙을 여행한 그는 아마존, 마야 제국, 잉카 제국, 북극의 이누이트 부족, 파퓨아뉴기니의 배후지들에 깊숙이 들어가 생활하면서 인류의 선천적 직관과 자연의 황홀한 실경을 재발견했다. 드로잉, 수묵화, 유화, 목공예, 도자기, 조각, 조형 설치물 등 여러 매체를 넘나드는 그의 작품은 공통적으로 자연과 인류를 통틀어 생태에 대한 순수하면서도 강렬한 원초적 에너지를 발산한다.

팔로마 장은 도자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재해석하는 방식을 천착하여 자연에 대한 정중한 태도를 그 근원인 우주에 대한 거시적 관점과 결합했다. 미묘한 곡선, 톤, 빛, 그림자로 이루어진 빛과 활력은 자연의 현상을 그리기 하기보다는 한 획 한 획을 마음 가는대로 그어나가는 것 같다. 화이트와 블루 사이의 대화에서 작품이 그 의미를 전달한다고 덧붙인 작가의 말로부터 그가 감상을 담아내는 행위보다는 자연을 통해 작품 내면에 존재하게 된 정신적 흐름에 집중하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다. 

우아선의 원시적이고 세속적인 수묵화와 조각, 그리고 팔로마 장의 섬세하고 오묘한 도자는 시각적으로 분명히 대조적이지만 서로를 보완하며 어우러지는 색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선비들의 문기 짙은 감상과 격을 끌어안고 있지만 그들과는 다른 체험과 감상을 한 세대, 전통과 율조적인 교호를 지향하는 두 작가의 현대적인 작업을 조명하고자 한다.

전시 '빈 산에 갓 비 내린 뒤'는 오는 2월 29일(토)부터 3월 29일(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팔판길 42에 위치한 보두앙 르봉 서울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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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체득한 감각, 전시 '빈 산에 갓 비 내린 뒤'

오는 2월 29일(토)부터 3월 29일(일)까지 전시 '빈 산에 갓 비 내린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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