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정은, 김여진, 이건명, 엄기준, 다나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우리는 나라를 흔들고 권력을 쥐고 싶은 게 아니야. 우리가 원하는 건 사람처럼 살 수 있다는 희망!"

'로빈훗'은 본래 잉글랜드 민담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로, 60여 명의 호걸과 함께 불의한 권력에 맞서고 부자들을 약탈하여 가난한 이를 돕는 의적으로 그려진다. 영화, 만화 등의 소재로 등장하면서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로빈훗의 이야기가 불의에 맞서 적통 왕위 계승자를 돕는 영웅담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리고 지난 23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 무대를 활짝 열었다.

30일 오후 뮤지컬 '로빈훗' 프레스콜이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 왕용범 연출

왕용범 연출은 "작품이 천년 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닮아있어 깜짝 놀랍다"며, "의도치는 않았지만, 작품에 시대의 상황이 반영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공연을 통해 시대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나 예술이 관객과 나라를 대변하는 또 하나의 화자로서 울컥하는 가사들이 있다. 그래서 관객의 마음이 담기지 않았나 느껴지고, 그래서 '로빈훗'을 '민심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극의 장점을 꼽았다.

또, 왕 연출은 아이돌인 규현과 양요섭에 대해 "무대 밖에선 아이돌이라 통칭하는 가수이지만 여기서는 한 번도 아이돌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라고 말하며, "흥행을 위한 아이돌 캐스팅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작품을 직접 보고 평가하셨으면 좋겠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이라이트 무대가 끝나고 스케줄 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유준상 배우의 영상이 깜짝 공개됐다. 유준상은 "영상으로 기자분들의 질문을 받아 대답하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국회 청문회 온 느낌이고, 설정처럼 보이는 것 같아 양해를 구한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유준상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 스케줄 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유준상 배우의 대신 판넬이 세워졌다.

뮤지컬 '로빈훗'에 대해 짧게 설명해달라.
ㄴ '로빈훗'이 23일 개막해서 3월 29일까지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데, 지금 현실과 잘 매치되어 힘든 상황에 있는 국민들을 위로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것 같다. '로빈훗'은 끝나는 이야기가 아닌 새로운 시작, 혁명에 관한 이야기다. 공연 내내 뭉클함으로 다가가는 커다란 힘을 느끼실 수 있다.

이번 작품만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ㄴ 일단 '로빈훗'이란 이름이 주는 힘이 재밌겠다는 느낌을 받았고, 어린 시절에 재밌게 봤던 이 이야기를 내가 직접 전하면 어떨까 해서 신났다. 연습 내내 나이 맞지 않게 액션 장면이 많아서 힘들었지만 경쾌했고,  어른들을 위한 한 편의 동화 같고 신선한 요소가 있어 좋은 작품으로 나가는 과정 보여주려 한다.

또, MBC '라디오스타'에 나가서 여야국회의원들이 같이 봤으면 한다고 했는데, 빈말이 아니다. 작품이 현재 상황과 비슷해서 우리가 원하는 건 무엇인가에 관한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 같다. 정말 재밌기도 하지만 뭉클뭉클하게 다가가는 무언가가 있다. 제가 로빈훗 공연을 하며 울 줄 몰랐다. 매번 공연할 때마다 만은 눈물을 흘렸지만, 특히 이번 공연엔 어린이에겐 꿈과 희망, 어른들에겐 또 다른 희망을 줄 수 있어 더 눈물이 나는 것 같다. 공연 올리기 마지막 연습 때 너무나 많은 벅참에 눈물을 많이 흘렸고 배우들도 진심의 눈물을 흘리면서 우리 작품이 보여줄 방향이 이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생각하는 '필립' 역의 박성환, 규현, 양요섭 배우의 매력이 무엇인지 듣고 싶다.
ㄴ 공연 임박하면서 세 친구가 변하는 것이 보였다. 정말 왕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에게 이런 왕이 있다면 하는 생각으로 연습에 임했다. 양요섭 배우는 귀엽고 정말 열심히 한다. 규현 배우는 매 작품 헌신적으로 공연해서 아이돌 넘어 뮤지컬배우라도 손색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박성환 배우는 귀여운척하다가 연출님께 원래 모습대로 하라며 혼났다. 그런데 원래 모습대로 연습하니 정말 귀여웠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며 정말 멋있게 연기하는구나 싶었다. 예쁘고 착한 친구들이다

▲ '로빈훗' 역의 이건명 배우

같은 역할을 맡은 엄기준, 이건명 배우의 '로빈훗'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ㄴ 이번 공연을 할 때 가장 좋았던 점은 연습실에 항상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서로의 연기를 보면서 무술 합도 맞춰 보고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야기를 끊임없이 나눴다. 두 친구는 예전부터 자신의 색깔을 잘 이끌어온 후배들이라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이 친구들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고, 관객분들도 각 배우의 느낌이 달라서 또 다른 배우들을 만났을 때의 재미가 더 커지는 것 같다. 참고로 저희 평균연령은 43세입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ㄴ 제가 '로빈훗' 마지막 장면에서 "나라를 만들어 좋은 왕이 되고 싶거든 정치를 잘하는 놈에게 정치를 맡기고, 세상 이치를 잘 아는 놈들에게 법을 만들게 하고, 정직한 놈들에게 권력을 줘. 우리는 나라를 흔들고 권력을 쥐고 싶은 게 아니야. 우리가 원하는 건 사람처럼 살 수 있다는 희망"이라는 대사를 한다. '로빈훗' 공연이 계속되는 한, 관객분들이 희망과 용기를 받았으면 좋겠다. 함께하는 이 순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뮤지컬 '로빈훗'이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첫 공연을 올리는 순간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로빈훗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진심을 다해 열심히 만들었다. 이런 공연도 있구나, 웃으면서 즐길 수 있으면서도 어떤 메시지를 담은 작품도 있구나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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