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건명, 규현, 박성환, 양요섭, 엄기준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관객분들은 '로빈훗'이 현실을 반영했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여쭤보고 싶다."

30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로빈훗'의 하이라이트 공연을 마치고 이건명, 엄기준, 박성환, 규현, 양요섭, 서지영, 김아선 등의 배우가 참석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왕용범 연출의 말대로 의도치는 않았겠지만, 뮤지컬 '로빈훗'에는 현재 시대를 반영한듯한 장면이 많았다. 취재진의 첫 질문도 "공연은 공연일 뿐이라고 하지만 '로빈훗'이 지금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이건명은 "타이밍이라는 것이 재밌는 것 같다"며, "지금 세금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데 실제로 저희 대사에 세금과 관련된 대사가 나온다"고 신기해했다. 하지만 "'로빈훗'은 오랜 시간 전부터 작업 되어 대본도 훨씬 이전에 나온 것이라 그에 대한 생각은 받아들이는 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 '마리안' 역의 서지영

사랑보다 권력을 택하는 '마리안'의 캐릭터에 대한 질문에 서지영은 "로빈훗의 사랑을 버리고 현실을 쫓아 떠나는 여자지만, 늘 마음속엔 로빈훗을 잊지 못하고 길버트의 사랑에 목말라 있는 복잡미묘한 심정을 가지고 있다"며, "여자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30대 이상의 관객분들이라면 마리안을 이해하실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지영과 함께 마리안으로 캐스팅된 김아선은 "보통 작품들에서 여자 캐릭터들은 사랑에 목숨을 걸거나 사랑에 울고 웃고 하지만 마리안은 그렇지않다"고 입을 뗀 후 "개인적으로 마리안은 시대적 배경과 가난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외로움을 느낀다고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또 "마리안이 그렇게 현실을 직시하고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면서 마리안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며 역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왼쪽부터) '필립' 역의 박성환, 양요섭

이번 '로빈훗' 뮤지컬에서 필립 역으로 뮤지컬 배우 박성환과 함께 규현, 양요섭이 캐스팅됐다. 박성환은 "세 배우 각자만의 색깔이 다 다르다"라고 입을 뗀 후 "처음 연습을 하면서 약간의 함정에 빠졌었다. 두 친구가 현역으로 활동 중인 아이돌이다 보니 나도 그런 느낌을 가져야하나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며 본인이 느꼈던 부담감을 털어놨다. 하지만 곧바로 "'나는 어린 역을 하고 있는 박성환을 캐스팅한 것이 아니다'라는 연출님의 말씀을 듣고 철저하게 34살 박성환의 필립을 연기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같은 필립 역을 맡은 두 배우에 대해서도 "이전에도 작품을 같이 했었는데 정말 프로페셔널 하고 배울 점이 많았다"며 칭찬했다.

규현도 "회식자리에서 두 필립 배우님께 취한 상태로 많이 배우고 있다고 고백했는데 여전히 많이 배우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현역 아이돌이기도 하지만 저희 나이가 그렇게 어리진 않다."라며, "세상 물정 모르고 성안에 갇혀 왕세자 대접만 받는 10대 아이가 얼마나 한심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서 실없어 보이고 한심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고 본인이 느끼는 캐릭터를 설명했다.

양요섭은 "보시기와 다르게 제가 그렇게 철없는 녀석이 아니라서 철없는 연기를 하는 것이 어색했고 힘들었다"며, "두 필립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해 박성환, 규현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양요섭은 "앞으로 더 철없는 모습 보여드리려고 하니 많은 분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로빈훗' 역의 이건명, 엄기준

'로빈훗'은 2005년 독일에서 초연되었으며, 국내에서 공연되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초연인 뮤지컬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연습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을 듣고 싶어하는 취재진이 많았다. 이건명은 먼저 "작품을 선택할 때 항상 그 작품이 끝날 때까지 행복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한다"며 작품 선택 기준을 말하며 "1초의 망설임 없이 '로빈훗'을 선택한 이유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고 밝혔다. "칼싸움에 쓰이는 칼 자체가 많이 위험하고 무겁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 이건명은 그러나 "요즘 시대에 어디서든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신도림에선 가능한 것 같다"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로빈훗 역을 맡은 엄기준은 "여태까지 작품을 하면서 저랑 같은 역할을 하는 배우들이 20대이셨다. 그런데 이번 로빈훗 역할은 제가 막내여서 하게 됐다"라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 "보람은 공연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4번밖에 하지 않아 아직 잘 모르겠다"고 재치있는 대답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유준상, 엄기준과 함께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건명은 "방송이 나간 후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가 미국 LA에서 페이스북으로 잘 봤다고 연락을 해왔다"며, "그래서 방송 나갈 때 조금 더 입조심 해야겠다는 것도 느꼈다"고 첫 예능 소감을 밝혔다.

'라디오스타' 패널로서 유준상, 엄기준, 이건명에게 거침없는 입담을 발휘한 규현은 "녹화 이후에 형들이 제 앞에서 비밀이야기를 잘 안 하신다. 방송에서 제가 다 폭로할 줄 아시고 이제 중요한 이야기는 말 안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뮤지컬 '로빈훗'은 지난 23일 개막해 3월 29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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