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플레이타임'

[문화뉴스]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가 2017년 새해 첫 전시로 영국 출신의 작가 아이작 줄리언의 개인전 '아이작 줄리언 : 플레이타임'을 4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영국을 대표하는 설치 작가이자 영화 감독인 아이작 줄리언은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낭독 공연 '자본론 오라토리오 KAPITAL Oratorio'로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위기의 현실을 예고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04년 부산비엔날레와 2008년 광주비엔날레 그리고 2011년 아틀리에 에르메스 전시를 통해 멀티스크린 영상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등, 영화와 현대미술 사이를 오가며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해왔다.

아이작 줄리언은 미국의 더그 에이트킨, 중국의 양푸동과 더불어 가장 독특한 다채널 필름 설치 방식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몰입의 시학(immersive poetics)을 창출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선형적 내러티브 구조의 해체를 시도하는 복합적 스크린 배치 방식은 관객들에게 이미지를 지각하거나 그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과정에 있어서 영화 관람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탈식민주의, 글로벌 자본주의, 이산과 이주 그리고 인종 및 성적 소수자의 정체성 등을 소재로 삼았던 아이작 줄리언의 작업은 트럼프 집권 이후 도래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와 대비하여 그 시의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아이작 줄리언의 본격적인 국내 최초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전시 표제를 이루는 핵심 작품인 7채널 영상 설치 작업 '플레이타임 Playtime'(2014)을 위시하여, '자본론 KAPITAL'(2013) 그리고 '레오파드 The Leopard'(2007)의 세 작품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는 '2017-18 한-영 상호 교류의 해' 첫 번째 전시 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만큼 더욱 뜻깊다.

이후 아이작 줄리언이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더 자세히 알 기회가 됐다.

   
▲ 아이작 줄리언

7개 스크린을 사용했을 때 어디로 포인트를 두어야 할지? 핵심 주제, 작가의 의도에 접근하는 감상법은?

ㄴ 아이작 줄리언 : 플레이 타임은 매우 복잡한 작업이다. 작업이 자본주의에서 사는 복잡성, 체계를 나타내고 싶었는데, 이에 대한 두 가지 전략이 있다. 이전 작업 '캐피털'에서 3가지 주제가 있는데 자본이 이동하고, 영향을 끼치고, 비가시적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첫 번째는 은행가 모습인데, 자본을 묘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본이 우리를 지배하는 수학적 알고리즘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노동력이 만들어내는 자본은, 미술과 관련해서 만들어내는 자본도 있지만, 시몬드 퓨리는 언어학적으로 자본을 생성한다. 영화에서 매기청이 시몬드 퓨리를 옥션 하우스 관련해서 인터뷰하는데, 시몬드 퓨리는 남성성, 유럽인을 보여주고 이런 것들이 미술 세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주노동자 경우, 현재 원래 도시가 없어야 하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 메이드는 많은 미술작품에 둘러싸여 있고, 그래서 제임스 프랭코와 연결되기도 한다. 제임스 프랭코가 미술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미술을 어떻게 대하는지, 우리가 자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닿아 있다. 아이슬란드 경제 위기에서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자본은 계속 움직인다는 것이다. 자본이 경제위기를 만들고 그것이 우리를 덮치고 더욱 심해질 것인데, 이것이 자본이 하는 방식이다. 이는 플레이 타임을 보는 방식이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방식은 다음과 같다. 그림을 봐도 아이폰으로 정보를 보는데 집중하고 작품을 먼저 보지 않는다. 이처럼 시선이 분산되는 게 우리 보는 방식인데, 플레이타임에도 여러 스크린을 놓아서 그런 면을 보여주고 있다. '몽타주'는 두개의 이미지를 병렬시켜서 어떤 의미를 만들고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었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서로다은 이미지를 병치시켜서 새로운 관점에서 이 이미지들을 보게 하고 싶다. 나는 주체성이나 우리가 인식하는 바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보이지 않는 '자본'을 표현하려 하셨는데, 작가로서 잘 표현된 대목이 있다면?

ㄴ 아이작 줄리언 : 자본 표현의 어려움은 데이터로 코드화된 경우, 컴퓨터 알고리즘이 우리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 예로 플레이타임이 고해상도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픽셀로 이루어 진 것이다. 사실 이미지로 된 것이 아닌데 보이는 것은 이미지이고, 이것이 자본의 방식으로서 투영하고 싶었다. 또 다른 비유로는 수직적 건축이 있는데, 이것이 자본이 만든 것을 보여준다.

   
▲ 작품 '플레이타임'

그리고 필리핀 이주노동자가 등장하는데 보이지 않는 자본과 이주노동자와의 관련성은?

ㄴ 아이작 줄리언 : 필리핀 노동자는 보이지 않는 노동자이고, 그녀의 이주는 보이지 않는 자본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도 전쟁이나 가난 때문에 이주자들이 많은데 이것도 자본의 보이지 않은 손에 이끌려 가는 것이다. 두바이의 비가시적인 존재가 그것을 보여준다.

 

작품을 보았을 때, 주제와 기술 구현에서도 굉장히 통찰력이 있다. 혹시 작가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사건이나, 학교에서 공부했던 바가 있는가? 작가의 인생 이야기도 궁금하다.

ㄴ 아이작 줄리언 : 라이어 작가의 '폭동'이라는 책이 있는데, 일종의 자전적인 작가인데 로마에서 만든 작가이다. 어렸을 때 미술을 접하게 됬고, 14살 때 미술선생님으로부터 변증법적 유물론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15살 때 영화를 찍었고, 그 이후로 계속 영화를 만들었다. 20살 때, 실험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서 영화관이나 미술관을 다니며 경계를 넘고 싶다고 생각했다. 소외되고 고립되는 게 예술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작품 'CAPITAL'

본인이 가진 '자본'에 대한 비판적인 자세를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지? 그렇다면 자본의 문제점을 벗어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ㄴ 아이작 줄리언 : 학교에 있을때 전시 경쟁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때, 아이작의 그림이 선정돼서 가게 되었다. 첫 번째 전시를 보러 갔는데, 백인들 무리를 봤다. 회화는 정말 끔찍하다고 생각했는데, 관객들은 돈만 따지기 위해서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로 넘어오게 됐다. 그런데 영화계는 더 사악했는데, 그 이유는 자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술계로 돌아왔는데 그나마 더 자율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화를 만드는 나쁜 습관이 생겼다. 그걸 만들고 편집하려면 돈이 매우 많이 들기 때문이다.

 

차별이나 소수자에 관심이 많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작품을 만들 수 있었는가?

ㄴ 아이작 줄리언 : 영화에는 국수주의나 제국주의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술관에서는 그러한 관례를 깨부술 수 있어서 이러한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아시아계에서는 이러한 비슷한 접근법을 취한 사람이 많다.

   
▲ '아이작 줄리언 : 플레이타임' 개인展 기자간담회

[글]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사진]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문화뉴스 권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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